아산 강당골로 광덕산을 등산하면서...
숲속 풀내음. 솔향기에 유월이다.
유월이 오면..
깊은 산속 세상속에서는 생명의 울음소리, 하늘을 찌르듯
솟아오르는 나무들의 잔치가 벌어진다.
아무도 찾아 오지 않는곳에 산새들이
둥지를 틀고..새끼를 키운다.
일요일 아침... 아산 강당골로 향하는데....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산을 좋아하는 우리가 분명 어디엔가 떠날 것 같은
예감에 전화를 했단다.
시동을 걸고 떠나는 순간에 전화를 한 기중이의
예감... 참으로 기가막힌 순간의 포착이다.
천안시내를 가로질러 친구네 집앞에 가니 바나나 한송이를
들고 서있다.
요즘 집앞에 큰마트가 하나 들어서더니 편리하긴 편리하다.
동행을 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서로 주고 받으며
아산 외암마을 쪽으로 향하였다.
들녘에는 보리가 익어 가고..
저멀리에 보이는
밭뚜렁이의 한복판에서는 보랏빛 감자의 꽃들이
무성이 피어 나고있다.
그러고보니... 감자를 캐는 계절이다.
산주위의 하얗게 피오른 밤꽃의 향연....
그윽한 밤꽃향기가 차창안으로 스며든다.
논에 심은 애기모들이 자리를 잡고 뿌리를 내린다.
벌써 새파란 빛이 나오기 시작한다.
기름진 땅속에 심어놓으면 자신들이 알아서
뿌리를 잡고 계절에 따라 크는 식물들....
참으로 신기롭다.
아산 외암마을을 지나 강당골로 들어섰다.
새로만든 포장도로가 우리를 맞는다.
작년 늦가을에 갔을때 한참 공사를 하더니 완공되어
등산객을 기분좋게 만든다.
강당골의 풀과 나무는 숨가쁘게
자라나고 ...무성해 지고....
자신들의 세상인양 뽐내는 것 같다.
초여름의 숲속 교향곡은 세상의 가장 아름다운 선율처럼
들린다.
하루도 빠지지않고 그들은 음악회를 열고 꽃잔치를 연다.
사람드은 그들의 야생화의 잔치 속으로 들어가
아름다운 향기와 풍경을 선물로 받는다.
작년 어느 늦은 가을 낙엽을 밟으며 올랐던 강당골...
천안 광덕에서 오르는 광덕산보다 이곳에서 오르는 색다른 맛이
어떨지 호기심에 찾아왔던 곳이다.
그때는 동네의 시골집에 익은 홍시가 인상적이었는데....
지금은 온통 푸른빛이라 감나무가 어디에 있는지 찾을 수가 없다.
강당골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이 9시40분...
초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느껴질정도로 무더운 여름날이다.
푸른빛의 강당골로 광덕산을 올르기 시작했다.
숲속은 산밖의 세상과는 다르게 초봄의 서늘함이 느껴진다.
처음부터 오르막길이 시작되는 산행은 녹음이 우겨져 햇살을
볼수 없을 정도로 그늘이 져있다.
여름으로 치닫는 나뭇잎의 빛은 초록의 신록을 자랑한다.
친구의 거침없는 입담, 산속에서 들리는 새소리에 오르막도 힘든
줄도 모르겠고 발걸음까지 가볍고 아주 상쾌하다.
우리가 택한 강당골에서 광덕산 정상으로 가는 등산길은
절골-광덕산 정상- 장군바위- 장군바위약수터-강당골로 정했다.
이곳의 등산로는 쾌적하고 풀 내음 가득한 산길로 잘 만들어져있다.
천안 광덕에서 오르는 길보다 녹음이 더 우거져있다는 생각이고
소나무 숲 속엔 새소리가 청명하다.
쉬임없는 새소리가 들려오고 산속에 도취하다 보면 세상 번뇌에서
벗어나 포근한 자연을 한껏 품어본다.
역시 입담좋은 기중이의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고 웃어가며 산행하니
힘들은줄 모르게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오르면 항상 막걸리 파는 곳이 있는데...
산행을 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런지 두군데서 막걸리를 팔고있다.
정상에서 하산길은 장군바위쪽으로 하기로 하고 내려왔다.
산바람이 얼마나 시원한지 한기를 느낄정도로 차갑다.
장군바위를 지나 강당골쪽으로 조금 내려오다보면
장군바위 약수터가 있다.
바위틈에 조금씩 나오는 약수....
약수터앞에서 중년부부가 도시락을 먹고있다.
푸짐하게 싸온 도시락을 보고 친구가 인사대신하여 한마디한다.
‘먹음직 스럽게 싸오셨네유~~“
사실은 그부부가 고향해미 동암리 이웃친구동생이었는데...
그때는 그저 산을 좋아하는 부부가 산속에서 다정하게
맛있는 도시락을 먹고있다는 모습만이 보였을 따름이다.
하산을 하면서 고급 원목나무로 만든 계단길을 내려왔다.
굵은 H빔으로 기초를 하고 고급주택에서 쓰는 원목으로
계단을 만든 아산시의 행정이 놀라울 뿐이다.
많은 산행을 했지만 이렇게 고급계단을 산속에서 만나기는 처음이다.
하산길에 임도를 만나면서 길을 잃었다.
임도를 따라 한참을 가다보니 산악자전거 일행을 만났다.
강당골을 가는길이냐 물으니 반대편으로 산행길을 오르고 있단다.
다시 오던길을 되돌아 가다가 도시락을 먹던 부부를 다시 만나
그들과 강당골로 내려가는 길을 제대로 찾았다.
같이 하행길을 하다가 사라진 부부....
한참을 내려와 산속의 벤취에서 다시 만났다.
우연히 고향이야기가 나오다보니.... 해미중학교 3년후배이고
동창 정태성동생이다.
홍성에서 사업을 하면서 일요일이면 특별한 일이 없는한
산속에서 지낸다는 얘기를 한다.
비가오는날은 청양 칠갑산으로 우산쓰고 가기도 한댄다.
칠갑산은 등산로가 산책로처럼 잘되어있어 가능하다 생각했다.
충남의 모든산, 충북,전북의 산을 모두 정복하였고 이곳
광덕산을 자주 �아온다는 후배부부...
정말 우연한 기회에 산속에서 만났다.
건강과 활기가 넘치는 생활을 산속에서 얻는 것 같다.
이렇게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종교가 따로없다.
산에 와서 숲속에서 명상하고 기도하고 자연과 대화하며
자신을 다스리는 것 같다.
자연이 영원한 스승이요, 신이라 믿는 것이다.
산에서 내려와 외암마을 정문앞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수수부꾸미와 옥수수막걸리, 파전을 시켜 먹으며
시원한 콩국수로 늦은 점심식사를 했다.
옥수수 막걸리 맛이 고소한게 기가막히다.
산에서 땀을 많이 흘려서 그런지... 한사발이 바로 목으로 넘어간다.
정상에서 막걸리 한잔, 산계곡에서 집에서 가지고 간 포도주와 떡,
외암마을 식당에서 막걸리와 수수부꾸미, 파전과 함께 식사로
먹던 음식이 남았다.
남은 파전과 수수부꾸미를 집으로 가지고 와 딸녀석에게 주었더니
어디에서 사왔느냐하면서 같이 한번 가자고한다.
뜨거운 햇살이 작열하던 일요일....
산속에서 좋은 공기마시며 시원함을 만끽하고
세월을 팔듯 하루를 지내고 왔다.
촉촉하게 젖어오는 붉은 노을 빛의 거실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국내산행,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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