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열심히 살아가는게 가장 큰 효라 생각하며

열심히 살아가는게 큰 효(孝)라 생각하며... 파란 하늘이 보이는 8월 중순입니다. 이제 점점 하늘이 높아지겠지요. 가끔 고추잠자리가 나타나는 걸 보니 가들 하늘이 조끔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지난 토요일 아침.. 파란 하늘이 참 좋다고 생각하며 서둘러서 집을 나섰습니다. 팔순이 되신 어머님이 치과를 다니시고 계시는데... 그동안 형제들이 교대로 병원에 모시고 갔습니다. 서울 마포에 있는 치과로... 부천 중동의 동네치과에서 치료를 받다가 노인이라고 불친절하다고 생각한 큰형님이 우리 식구들을 많이치료한 마포로 옮긴 것입니다. 치료미 �만원 가지고 안왔다고 치료를 하지않는 치과가 있더군요. 아마도 노인이라 못받을수도 있다 생각한 모양입니다. 이렇게 나이를 먹으면 어디를 가도 천대를 받는 존재인지... 부천에서 마포까지 혼자 전철로 이동 하시기엔 무리이기 때문에 차로 모시고 가야 합니다. 형제들중 멀리(?) 천안에 사는 저는 연휴를 맞아 어머님을 모시러 가기로 하고 부천에 올라갔습니다. 마침 할머니 기일도 되어 제사를 지낼겸해서.... 5년전 뇌출혈로 쓰러지신후 꾸준히 운동을 하고 계신 어머님은 지팡이를 의지하여 부천대공원에 아침저녁으로 출근하십니다. 지팡이를 잡으신 어머님은 어느새 숨이 차고 이마에는 땀이 맺힙니다. 부천에서 마포로 가는 길은 경인고속도로를 타고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마포대교를 지나면 마로 치과가 있는 가든호텔앞이 나오더군요. 막내여동생이 모시고 갈때는 길을 몰라 3시간 걸렸다고 하는데.... 저는 40분만에 도착했지요. 나이드신 어르신들이 갑자기 건강을 잃은것은 그동안 살아온 삶이 너무 바쁘고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몸에서 지치다보니 여유 있는 마음으로 쉬엄쉬엄 살아가라고 그런병을 준지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서두르며 팔십평생을 살아온 어머님의 삶.... 항상 자식들이 잘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모습만이 자신의 전부로 생각하시고 계십니다. 어디에 가서도 자식의 장점만 얘기하고 못난점은 모르는척 하는게 부모의 마음입니다. 어느자식이 무엇을 생각하고 어떻게 하고 있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 정확히 표현할 것만 드러내는 현명함을 가지고 계신 어머님.... 6남매를 잘 키워 열심히 사회활동하는 자식들입니다. 할머니 기일을 맞이하여 처가에 내려간 막내만 빼고 형제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12년전 해미읍성 앞에서 찍은 4형제 사진인데... 아버님이 가장 아끼는 사진입니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부모님에게는 가장 큰 효라 생각합니다. 자식들 근황을 소개하면... 큰형님... 작년에 회갑이 지난 큰형님은 중국대학의 한국어교수로 근무하다가 방학이 되어 요즘 한국에 계십니다. 중국대학도 여름방학이 두어달로 길다보니 2학기 시작할 때 다시 한국을 떠나 중국생활 하실 겁니다. 2년차 중국생활... 모쪼록 건강하고 보람있는 외국생활이 되길 바라지만 부모님은 큰아들이 멀리 있다는게 항상 불만입니다... 중국에 있는 아들과 통화할때마다 하는 말씀은 “언제 한국오니?” 둘재형님....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팀장으로 근무하는 형님은 회갑이 되는 내년에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형님은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에도 놀라는 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잠시 발걸음 멈춰 서 지난온 삶을 돌아보며 제2의 인생을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직장에 다니는 두아들을 결혼시키는 일만 남았습니다. 자식들이 휴가비를 주어 휴가를 다녀왔다며 행복해 하는 작은 형님의 모습을 보니 힘든일은 모두 끝났다고 생각됩니다. 부모님은 애들을 빨리 장가보내라고 말씀하시지요. 셋째인....나... 평생 회사생활을 하는 나... 요즘은 조그만 중소 제조업체에서 나가고 있습니다. 여전히 이영로의 삶의 일기에 저의 생활을 토해냅니다. 남들이 뭐라하든 오늘도 떠벌이며 삶의 일기는 계속 될 겁니다. 부모님 입장에선 회사생활 그만할 것 같았는데 지금까지 직장 생활하는게 대견한가 봅니다. 전화할 때 마다 아버님은 말씀하시죠. “직장 잘 다니고 있니?” 넷째 동생...이홍로 교통안전공단 교육원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난번 교통공단 이사장 후보로 최종 올랐다가 청화대에서 외부인사로 낙점되어 식구들이 실망했던 적이 있습니다. 교통교육행정전문가로 인정받고 살아가는 모습이 부모님에게는 흐뭇하지만 막내는 항상 어린아이로 보이는지 걱정을 달고 사시지요. 제발 정신 차리고 잘 하라 하시면서 말입니다. 큰딸....제 여동생입니다. 큰딸은 부모님이 사시는 중동에 살고 있습니다. 가장 큰 효녀역할을 하면서... 부모님 주위를 맴돌면서 행여나 잘못될까 노심초사하는 큰딸입니다. 부모님이 이곳으로 이사를 온 이유도 큰딸이 있기 때문입니다. 딸만 셋을 키우고 있는게 부모님에게는 가장 큰 흠이지만 완벽한 효녀딸임에는 6남매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막내딸.... 우리집이 서울에서 정착환 곳이 상도동입니다. 그곳에서 부모님이 부천 중동으로 이사오기전까지 삼십여년 살았으니까.... 막내딸을 그곳으로 시집보내고 그녀석은 지금까지 상도동을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공무원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다가 최근에는 국립어린이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벌써 이십년 넘게 공무원으로 주부로 생활하며 끈질긴 생활력을 보이고 있습니다. 오십이 다되가는 나이에 대학원에도 나가 이번달에 석사학위를 받는다고 하더군요. 내친김에 박사과정까지 들어갈 예정이라고 하니... 대단한 막내 여동생입니다. 부모님도 인정을 합니다. “지독한 녀석....” 가을로 달려가는 길목에 있는 우리 6남매들.... 바쁘게 자식들 키우며 현재에 이르러 부모님마음 헤아려 보지만 그저 항상 그늘에 있습니다. 푸른 숲이 어우러진 부모님의 쉼터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일 뿐입니다. 나는 가끔 애들꿈을 꾸는데... 그녀석들이 항상 지금의 모습이 아닌 어린아이때 모습이 꿈속에 나타납니다. 자식들은 환갑이 넘었던 칠순이 넘었던 간에 부모의 입장에선 어린아이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저 열심히 살아가자.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게 가장 큰 효다. 단순하고 간단한 생각으로 불효하는 제마음을 위로할 뿐입니다. 어느사이 여름이 지나가고 풋풋하고 싱그러운 코스모스 꽃이 피기 시작하고 불볕 같은 8월의 늦더위 속에서도 고추잠자리들은 가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부모님의 자식사랑을 항상 느끼며 그리움 두고온 그하늘처럼 행복한 마음이 신록사이로 우거진 정원에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08. 08. 20.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