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고구마 귀신이 다시 나타났다.
집사람이
어제는 집뒷뜰에 있는 감나무에 감을 땃다.
대봉감나무 네그루가 있는데
누군가가 반은 따가버리고 몇십개가 달려있는걸 보고
높은 가지 몇 개 남기고 다 따버렸다.
매일 창문을 열면 빨갛게 익어가는 감이 보기 좋았는데....
갑자기 감이 없어지니 얼마나 허전한지 모르겠다.
아내는 감을 너무 좋아한다.
감을 먹을때면 얼굴에 저절로 환한 미소가 퍼진다.
어느새 겨울로가는 길목에 서있다.
곡식은 익어가고....
추수의 계절이 왔다.
바쁜 농촌들녁...들판을 가다보면 마음이 저절로
풍요로워진다.
우리집 텃밭에 심은 고구마...
아직 수확을 하지 않고 있다.
대신 안면도 호박고구마를 최근에 먹고있다.
안면도가 집인 회사직원이 고구마 두박스를 주어
매일 고구마를 먹는 재미로 살고있다.
워낙 고무마를 좋아하다보니 회사에서도 우명하다...
고구마귀신으로....
앞에 고구마가 있으면 저절로 행복감이 온몸에 퍼진다.
짜르르~~~
밥과 고구마를 놓고 무엇을 먹겠느냐하면 고구마를 선택한다.
아침식사도 고구마면 만사해결이다.
올해도 아마 고구마 몇가마는 먹을거다.
<작년에 집텃밭 고구마를 수확하던 모습이다.
올해는 더 많이 나올게다?>
어떤사람은 고구마만 보면 실물이 난다고 한다.
어릴적에 식사대용으로 너무 먹어서 그럴지도 모르지만....
난...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아궁이에...화롯불에 호호불며 구워먹던 그때....
사랑방에 있는 통가리에서 하나 쑥 빼내 깍아먹던
어린시절이 떠오르면서 고구마의 맛은 더 진해진다.
어린시절은 우리들의 마음의 보고...보물창고다.
모든 행동이 어린시절의 바탕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어릴때 처음 맛보았던 그맛.... 평생가는 모양이다.
산업인력공단에 근무하는 작은형님은 짜장면을 먹을때면
항상 하는 말이 있다.
옛날 해미중학교다닐때 아니면 언암초등학생때인지
당시 해미초등학교 선생님하시던 사촌형님 이창로선생님이
해미읍내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사주시었는데...
생전 처음으로 자짱면을 먹었다고 한다.
“세상에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 있구나” 속으로 생각하며
감탄하며 먹었다고 한다.
지금도 해미읍성앞에 영성각이라는 중국집이 있다.
그때 주인인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아들이 대를 이어
하고 있다.
그곳을 갈 때 가끔 먹어보는데....
아직도 그맛을 간직하고 있는지는 작은형님에게
물어봐야겠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그렇게 잊을수 없는 맛이 있다.
나에게는 사랑방에서 먹던 군고구마 맛에 평생 잊지못할
맛이 머릿속에 남아있다.
회사에서도 근무시간에 후라이판에 안면도 호박 고구마가
구워나온다.
보나마나 내가 최고로 많이 먹는다.
그때가 되면 세상의 모든 시름 다 잊어버리고
행복감만 차오른다.
“세상에 나보다 행복한 사람 있음 나와보라고 해!!”
2008. 10. 17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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