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미완성...군대 친구 두명이 있지요. 저에게는 2명의 절친한 군대친구가 있습니다. 70년대 힘든 군생활... 지금처럼 현대화된 그런 군생활이 아니라 경제력이 약한 대한민국의 군에서 생활은 바로 고통 그 자체였습니다. 구타와 욕설, 이유없는 기합과 집단폭행이 자행하던 군생활... 가끔은 생각하기도 싫은 추억이지만 벌써 제대한지 33년이 흘러더군요. 74년도 입대 77년도 제대했으니.... 수송부에 배치를 받은건 순전히 자동차정비자격증 때문이었습니다. 제대하고 미국으로 이민이나 갈까하고 따논 자격증이 군에서 수송부로 배치되더군요. 당시 수송부는 학력이 낮고 구타가 많은 부대로 명성이 있었습니다. 저희 부대도 예외가 아니었죠. 친했던 2명중 한명은 나와 논산훈련소를 같이 나온 동기로 김이병.... 중학교 졸업후 정비공장에서 일한 기술자로 바로 정비병이 되었고 저는 배치되자 대학재학중에 왔다해서 수송부 행정병으로 일했습니다. 일명, 배차계 연료계 정비계이었습니다. 차를 배차하고 기름소모를 기록하는 일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에 새로 들어온 또한명의 병사가 있었는데... 최이병....운젼교육대에서 운전을 배운 운전병이었습니다. 다른 비슷한 시기의 군동료들이 많이 있었지만 유독 3명이 친해 매일 서로 힘든일을 위로하며 군생활을 했습니다. 고참들에게 기합받고 맞으면 3명이 구석진 곳으로 모여 욕하고 위로하며 서로를 가족처럼 돌봐주곤 하였고 보초서고 나면 라면을 끓여주던 깊은 우정을 나눈 친구였습니다. 제대할때는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끝까지 연락하며 살자며 기념사진까지 찰영하고 제대 기념패까지 만들었답니다.
제대를 앞둔 어느날 경기도 전곡읍내의 사진관에서 제대기념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33년이 되었습니다. 정비사였던 친구는 제대후 조그만 정비공장을 차려 운영하다가 고향의 후배에게 엉뚱한 건축업에 동업할 것을 제의받아 업종을 바꿨다가 큰 실패를 하고.... 최근에는 구청에 운영하는 불법주차 견인하는 일을 하고있습니다.
<이사진은 작년에 영등포의 한 식당에서 만나 식사를 하면서 찍은 것입니다.> 한친구는 가락동 근처에서 삼성전자 판매대리점을 오랫동안 운영하여 돈도 많이 벌고 한때는 삼성전자 최고의 판매왕까지 했었는데... 사람을 잘못만나 사기를 당해 재산을 몽땅 잃고 실의에 잠겼다가 최근 다시 재기하는 중입니다. 큰 욕심을 버리고 건강하게 지내는 것을 가장 큰 낙으로 삼으면서 말입니다. 3명중 한명인 나는 평범하게 직장생활하면서 지금까지 애들키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영로의 삶의 일기라는 블로그에 살아가는 일기를 쓰면서 말입니다. 정말로 대한민국에서 가장 평범하게 살아온 직장인의 한사람으로 기억해도 관찮을 것입니다. 우리군대친구 3명.... 아들 하나만 키운 정비공장 친구는 작년에 자식을 장가 보냈고 삼성전자 대리점 하던 친구의 딸이 어제 토요일 시집을 가서 다녀왔습니다. 한동안 사업실패하고 우울증에 빠져 자살까지 생각했던 그친구... 이제 새로운 중년의 삶에서 일어나서 딸자식 결혼을 시키더군요. 지난주 토요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장지역에서 가까운 웨딩홀에 가보았습니다. 딸녀석의 환한 웃음... 부인과 함께 행복한 표정으로 서있는 친구를 보고 안심이 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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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만나서 잠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옛날일 다 잊고 건강하게 남은인생 행복하게 보내자고... 어려우면 어려운대로 그속에서 기쁨을 찾으면 반드시 행복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입니다. 남자의 심리적 정년은 39세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십이 넘으면 그만큼 의욕이 떨어지고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도 없어 실패하기 쉽다는 것입니다. 삶이란게 얼마나 인내심으로 견뎌내느냐에 성공과 실패가 갈라진다고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 60이 가까워지는 우리나이... 아직도 희망은 사라지지 않았기에 열심히 사는 것 아닐지.... 폭풍우에도 끄떡하지 않고 견뎌내는 바위틈에서 자란 소나무처럼 힘차게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실패를 격고 일어서는 두 군대친구를 보면서 새로운 활력을 느끼는 순간이었습니다. 인생은 미완성이라는 노래가사가 머리에 스쳐지나가더군요. 인생이란.... 쓰다가 만 편지이고 그리다 만 그림이 아닐까? 2009. 11/ 23 월요일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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