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날... 한라산 백록담 정상을 향하여...
2010년 1월 29일...제주여행 둘째날 한라산 등산가는 날입니다.
하루밤 잔 펜션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충분한 휴식을 취해 모두 원기 왕성한
모습입니다.
자~ 백록담을 향하여 가야지요.
코스는 성판악으로 가서 시작한답니다.
1950미터... 한라산 백록담... 남한에서 가장 높은 산입니다.
등산코스: 성판악 입구(해발750m)→약80분, 3.5km 속밭→약 40분, 2.1km
사라악약수터→약 60분, 1.7km 진달래밭대피소→약 90분, 3.3km 백록담
제주시와 서귀포시 구간을 잇는 5.16도로상에서 가장 높은 해발고도 750m의
성판악 휴게소에 도착하여 또 기념사진을 남겼습니다.
입산준비를 하는 친구들....
한겨울의 차가운 기운이 물씬 느껴지는 풍경과 함께 아이젠을 차고 준비를
단단히 합니다.
나도 신발끈을 단단히 조여 매고 아이젠을 찼습니다.
입구부터 눈으로 된 길로 보아 정상까지 눈이 차있을 것으로 판단되었기
때문입니다.
산길인데...언덕이 너무 낮고 꼭 산보를 가는 기분입니다.
숲의 터널에서 느껴지는 시원한 공기... 눈이 쌓인 산책길 등산이 아니라
산보를 나온 기분으로 속도를 냅니다.
땅바닥에서 눈이 1미터 정도 쌓여있는데 얼어버려 등산하는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성판악 코스는 한라산 등반 코스 중에서 가장 길고 평탄한 코스로
유명하더군요..
백록담 구간까지 왕복거리로는 약 20km가 됩니다.
진달래 대피소로 향하기전 휴게소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이곳에서 볼일을 봐야합니다.
진달래까지 화장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를 보니 사람들이 줄지어 올라갑니다.
저는 한라산 백록담 등산이 두 번째입니다.
1968년 여름... 고교1학년때 친구 4명이 목포에서 배를 타고 제주항에서
내려 걸어서 한라산 백록담를 정복하고 서귀포 시내까지 걸어서 총 2박3일을
한라산 등산으로 보낸 적이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까마득한 옛이야기이지만 백록담에 올라갔을때 안개로
아무것도 안보여 다시 대피소로 내려갔다가 다음날 아침에 다시 올라와
백록담에 물이 차있어 출렁거리던 모습을 보고 감격해었던
기억만은 생생합니다.
친구들중에 가장먼저 앞장을 선 초병이는 어디에 갔는지
사라져 버렸고
진달래 대피소 까지는 상찬이 친구와 거의 동행을 했습니다.
건장한 체구를 가진 상찬이는 등산을 많이 안했지만 농사를 지은
기본체력이 있어 한라산 등반을 잘하더군요.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는 거의가 숲에 가려져 전망이 좋은 편이 아닙니다.
그저 숲속길... 등산하기 좋은 얕은 언덕이 대부분이라 초보자도
무난하게 오를 수 있습니다.
진달래 대피소에 가자 초병이가 기다리고 있더군요.
한라산 정상이 눈앞에 펼쳐져있고 사람들로 북적댑니다.
대피소 매점에서는 컵라면을 팔고 있고 대피소에 들어올 때는
아이젠좀 벗고 들어오라고 계속 방송을 하더군요.
진달래 대피소에서 화장실에 가는데 한참을 기다렸습니다.
여자화장실을 텅텅비었는데...
남자용은 기다리는 줄이 길어 이십여분 기다린 것 같습니다.
역시 남자들이 등산이 많이 하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간단히 떡으로 점심을 대신하고 바로 정상으로 향했습니다
12시 까지만 백록담 등산을 허용하고 그 이후부터는 통제를
하기 때문에 서둘렀습니다..
한라산 정상에서도 1시 30분에 모두 하산시킨다고 합니다.
어두워지면 사고가 나기 때문에....
진달래 대피소에서 정상의 중간까지는 주목나무 단지입니다.
저는 주목나무 단지에서 아이젠을 벗었습니다.
눈이 1미터 이상 쌓여있는 상태라 길은 얼음판이지만
아이젠 자국으로 눈이 부드러워져 그리 미끄럽지 않더군요.
위에 노란줄이 보이죠?
바로 눈으로 등산로 덮여버리면 노란줄로 등산로를 알려주는 겁니다.
약간 높은 언덕에는 나무계단으로 만들어져 있고 아이젠으로
나무가 패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야 등산하는 기분이 납니다..
이곳부터 시야가 훤히 트입니다.
멀리 서귀포 앞바다까지 보이는데 흐릿하여 선명하지 못하여 서운하더군요.
하루에도 열 두 번 이상 날씨가 변한다는 한라산.
갑자기 세찬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365일 중 맑은 날이 90일정도라고 합니다.
흐린 날이 150일, 그리고 나머지 날은 비가 오거나 눈오는 날입니다.
해발 이천미터정도에서 이뤄지는 산악의 날씨는 변덕스럽기 짝이 없지만
우리가 가는날은 천만다행으로 하늘과 땅이 보이는 날로 재수가 좋았습니다.
한라산의 특징 중 하나는 맹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식물분포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죠
아열대, 온대, 한대의 삼대 식물이 번성해서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4,000여
종의 식물 중 그 절반에 가까운 1,800여종이 한라산에 있다고 합니다.
단풍나무는 없고 구상나무,팔대나무가 많습니다.
빨간열매를 가진 나무가 또 많이 있습니다.
지나가다 보면 새들이 많은게 아마도 열매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라산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거치는 진달래밭 대피소부터 펼쳐지는
주목나무 단지....
진달래밭에서 1시간 정도 걸어올라가자 제주도 동쪽의 조망이 훤히 트였으나
흐릿한 안개가 있어 선명하지 못하군요.
날씨가 좋은 날에는 중산간 지대와 성산일출봉이 보이면서 산행객들이
탄성을 지른다는 얘기를 들은지라 계속 내려다 보았지만 흐릿한 시야는
좋아지질 않았습니다.
눈언덕에서 스키를 가져온 사람이 있었는데...
그사람은 꽁꽁 얼어있는 눈위에 스키를 타다가 커브가 안되어
넘어지면서 사고가 날뻔 했습니다.
바위에 걸리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세상 사람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모험도 좋지만 위험한 행동은 하지 말아야 하겠지요.
넘어지기 직전의 사진입니다.
한라산 백록담에 도착했습니다.
제가 우리 친구들중 가장 먼저 정상에 올랐습니다.
백록담 정상에서 30분여 기다리니 친구들이 올라오기 시작하더군요.
강한 바람에 모자가 벗겨지고 목도리가 날아갑니다.
사진기를 붙들고 있다가 바람에 날려버릴까 조심조심 사진을 찍었습니다.
바람으로 체감온도는 영하20도 정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바로 아래있는 분화구....
분화구 깊이만 108m나 된다는 백록담. 겨울눈으로 힌눈이 쌓여있고
낮은쪽에는 물이 얼어 얼음판이 된 모습이 보입니다.
늦은 여름이라면 태풍으로 물이 채워진 백록담의 푸른 모습이 보여겠지만
겨울이라 눈으로 분화가 덮여있습니다.
추운 바람에도 불구하고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집에 전화도 해봅니다.
나~~ 백록담 정상에 있어... 너무 멋있어....
저도 산이라면 어디라도 올라가는 아내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나중에 같이 오르자고...
한참을 친구들과 더 더물며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 백록담. 이제가면 언제 올까?
아마도 아내와 같이 올라올 것입니다.
그대는 반대코스인 관음사 코스로 하산할 것이지만 이번은 친구들과
동행관계로 올라왔던 코스 그대로 하산합니다.
마침 하산길에 정상에서 보았던 제주 해군기지에서 올라온
군인들이 보였습니다.
질서정연하게 한줄로 내려가는 군인들...
아들도 해군제대를 해서 더 정이 가더군요.
쉼터에서 잠시 쉬며 남아있는 김밥을 모두 주었더니 맛있게 받아먹었습니다.
하산내내... 저는 아이젠없이 내려왔습니다.
등산을 많이 해서 익숙하지 않으면 시도하지 말아야 할 것이지만
저는 조심해서 성판악까지 잘 내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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