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덕유산 산행 후기
일시: 2011년 1월 23일
산행코스: 영각사-남덕유산- 삿갓봉- 삿갓봉대피소- 황점마을
산행시간: 7시간
일요일 아침 6시에 천안에서 출발하여 영각사 입구에 도착하여 9시반경
부터 산행을 시작했다.
눈길산행이라 아이젠을 차고 겨울산 채비를 단단히 했다.
남덕유산 영각사 입구입니다.
덕유산과 나...
겨울과 인연이 있다.
3년전에 덕유산에 갔을 때 환상적인 눈꽃....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추운줄도 모르고 덕유산을 산행했었고
그 기억은 지금까지도 생생하다.
이번 산행도 전에 내린눈이 그대로 쌓여있다.
눈속에서 포즈를 취하는 아내의 발목이 눈속에 푹 빠져있다.
다시 덕유산을 찾았다. 남쪽능선에 있는 남덕유산에....
등업령을 올랐을 때 이정표에 남덕유산이란 팻말을 보고 남덕유산의
존재를 알았
그리고 2011년 1월 23일 천안에 젯마루 산악회에서 남덕유산행 계획이
있다해서 동행하게 되었다.
아침 일찍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남덕유산 영각사 입구에서 9시 반에
산행을 시작했다.
영각사를 지나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은 눈길...
최근에 몰려온 매서운 추위로 눈이 녹지 않고 산에 그대로 쌓여있다.
자연은 이렿게 추위와 따사로움을 벌갈아 주면서 자연을 변화시키고
순응하게 만든다.
자연에 순응하는 삶... 가장 현명한 삶이 아닌지 모르겠다.
산속의 나무들 모든 식물은 추우면 낙엽을 떨어뜨리고 앙상한 가지만
남기고 숨을 죽이고 봄을 기다리며 쉬는 삶을 살고 있다.
눈으로 덮어버린 등산로... 잠시 길을 잃어버리고 한참을 돌아
능선길로 들어섰다.
몇십명을 안내하는 등산대장이 초입도로를 잠시 착각해서 일어난
사건이었다.
한시간반정도 산을 오르자
정상으로 올라가는 철계단이 기다리고 있다.
설악산 울산바위 만큼이 많은 철계단을 오르고 올라 정상에
가까워 진다.
능선에서 바라본 덕유산 골짜기마을...
하얀눈으로 덮여있다.
멀리 덕유산 정상 향적봉이 보인다.
남덕유산 정상에 올랐다.
1507미터....
추운날씨에도 많은 등산 매니아들이 정상에 올라 기념사진을
찍고 좋아한다.
멀리 덕유산 능선이 보이고 덕유산의 정상인 향적봉도 보인다.
덕유산의 줄기는 길고 길다는 느낌이 든다.
향적봉에 올라 눈꽃이 피었던 몇 년전의 등산사진을 소개한다.
덕유산 전체가 눈꽃터널이었던 그때 사진...
등산복장도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
아이젠도 차지않았고 맨등산화로 향적봉을 올랐다.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평지 눈밭에 앉아 점심 먹기로 했다.
아내가 준비해온 보온도시락...
아직도 따스한 기운이 감돈다.
추운 손을 녹이며 식사를 시작했다.
꿀맛이다.
어렵게 산에 올라 식사를 하는 순간 행복감이 몰려온다.
아마도 이런 기분 때문에 힘든 등산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같이 온 일행이 라면을 끓인다.
라면과 스프를 넣은 끓는 물에 오뎅을 넣었다.
한숟가락 오뎅국물을 먹어보았다.
아~~ 행복해.... 절로 감탄사가 나온다.
같이간 기중이와 남덕유산 정상에서 만세를 부르고 있다.
아마도 정상의 현재온도는 영하 10도를 넘어있는 것 같다.
이런 추운 남덕유산 정상에서 먹는 오뎅국물과 라면...
너무 맛이 좋아 이런 추위도 눈녹듯이 잠시 잊어먹었다.
환상적인 라면과 오뎅맛에 흠뻑 젖어 배부르게 식사를 마쳤다.
이제 하산길...
눈이 족히 1미터 이상 쌓여있다.
그동안 추운날씨로 녹지않고 그대로 산에 쌓이다보니 1미터이상이
쌓여있는 것 같다.
겨울산의 묘미를 만끽하는 것은 눈을 즐기는 것이다.
언덕에서는 엉덩이로 미끄럼도 타고 나무에 올라앉은 하얀눈덩이들...
꽃처럼 가지에 붙어있다.
봄의 싱그러움이나 여름의 푸르름대신 하얀눈꽃으로 대신하는 겨울
나무와 식물들...
온통 세상이 하얀세상으로 바꾸어 놓은 모습이 딴세상에 와 있는
느낌이다.
눈 덮힌 하얀세상을 미끄럼타고 내려오다보면 묘한 쾌감을 느끼며
환호성을 찌른다.
어린아이들처럼... 이런 동심으로 돌아갈 수 있는 곳... 바로 눈이다.
그래서 난 다른 계절의 산보다 눈이 온 겨울산이 좋다.
삿갓봉에 올랐다.
남덕유산에서 등업령쪽으로 한시간 반정도 능선을 따라 올라갔다
내려갔다하다보면 삿갓봉이 나온다.
이곳의 높이도 1400미터가 넘는다.
기념찰영을 하고 대피소로 향했다.
대피소에 가까워지자 엔진소리가 나면서 매연냄새가 난다.
이런 깨끗한 산속에는 매연냄새을 금방 알 수 있다.
산속에 기름을 태우며 전기를 만드는 것...
무언가 맞지않다고 생각한다.
풍력과 태양을 이용한 발전기를 해놓아야 하지 않을까?
대피소 안에 들어가는 출입구는 잠겨져있고 물건파는곳만 열려있다.
국립공원도 장사만 하는지... 등산객을 위한 쉼터를 제공하는 본래의
취지를 잃어버린 것 같다.
삿갓봉대피소에 황점마을까지 4.8킬로...
두어시간 내려가야한다.
힘든산행이다.
눈길로 거의 7-8시간을 걷는 산행으로 급경사가 많은 길이다.
황점마을로 하산했다.
7시간의 긴 산행으로 지친 몸을 이끌고 비닐하우스 식당으로 갔다.
따끈한 오뎅국물를 준비한 이곳에서 몸을 녹였다.
힘들어도 기분이 좋은 것은 눈길이기 때문이 아닐까?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지만 이런 추위에 나와서 고생하다보면
따끈한 안방의 온기가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에 위로가 된다.
손가락 끝에 오는 냉기가 올때는 추워서 떨고 서서히 풀리면서
다시 행복감이 몰려오는게 지옥과 천당을 오가는 느낌이다.
겨울산은 사람의 인내와 끈기를 요구한다.
아마도 이런 정신자세가 없으면 겨울산을 포기해야한다.
올해들어 처음으로 올라가본 눈덮힌 국립공원 남덕유산...
아마도 길이길이 기억될 것 같다.
2011. 01. 28 금요일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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