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필이 아들 결혼식이 천안에서 있었다.
천안에 사는 친구들끼리 두달에 한번씩 만난다.
서울에 사는 규원이와 동필이도 시간이 나면 내려와 모임을 같이 한다.
아산에서 기계공장을 운영하는 양필이...
전공을 살려 자동차부품 제조업을 하는 양필이는 항상 바쁘다.
모임시간에 가장 늦게 나타나고 언제 봐도 바쁘게 돌아다닌다.
딸 둘은 벌써 출가하여 외손자가 초등학교에 들어갔다.
아들은 현재 일본 도교에 있는 대학원에 재학중인데 이번에 결혼하는 주인공이다.
회사 오전근무를 마치고 결혼식장인 세종웨딩홀에 도착했다.
식장에 들어서니 내가 가장 먼저 도착....
집에서 2킬로 정도 떨어진 세종웨딩홀이라 가장 가까운 곳에 산다.
조금 있으니 양필이가 낮선 얼굴의 중년신사를 테려온다.
철수란다.
이철수... 졸업후 처음보는 얼굴이다.
오랜만에 만난 철수는 옛 학교시절 검게 그을린 얼굴이었다.
그이유를 물었더니 집이 인천 바닷가였단다.
철수는 졸업을 같이 못했다.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공군에 입대를 했다.
그리고 비행기 정비사가 된 그는 이란의 공군비행장에 취직하여
그곳에서 몇년간 근무하다가 대한항공으로 직장을 옮겨 몇년전에 정년퇴직을 했단다.
30년간 근무한 대한항공... 그곳에서 비파괴검사원으로 바쁘게 회사생활을 하다보니 친구들과
만나지 못했단다. 야간에도 근무하는 일이 많았다고한다.
대한항공에는 우리 인하공전 동기들이 4명 근무했었다.
지금 모두 정년퇴직을 했지만...
나도 숭실대 기계과 4학년 졸업을 앞두고 대한항공에 응시하여 필기시험에 합격했었는데 면접에 탈락하여
입사를 못한 아쉬운 기억이 있다.
조금 있으니 동철이가 도착하고 희상이,강희가 식장에 들어오며 식사를 우선 하기로 했다.
예식시간이 2시반이다 보니 식사시간이 늦어져....
철수의 모습이다.
곱게 늙었다고 표현하면 이상한 말이 될지 모르지만 편안하고 행복해 보인다.
내가 모습이 좋다면서 이유를 물었다.
정년퇴직하고 여행을 다니며 사진을 찍는 것이 취미라고 한다.
배낭을 둘러매고 어디론가 떠난단다.
퇴직전에 아내가 심각한 병에 걸려 병원생활을 했었단다.
그때 아내에게 약속하길 병만 나으면 세계일주를 시켜주겠다고 했는데...
아내는 그말에 힘을 얻어 병이 나았다고 나중에 들려주더란다.
그래서 이제는 계획을 세워 이곳저곳 다닌다고 하면서 다음달인가 남미로 간댄다.
가방에는 여행책자가 몇권 들어있었다.
다행히 대한항공에서 비행기티켙을 싸게 헤택을 주기때문에 비용은 크게 들지 않은다고 한다.
역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미리하는 친구로... 공통점이 많이 발견되어 좋았다.
우리 5명의 동기들 5월달에 터키를 간다고 했더니 벌써 다녀왔다면서 좋은곳이라고 꼭 가보라고 한다.
친구들이 속속 도착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예식하는 것을 못보았다.
항상 바쁘게 사는 친구들...
젊었을때는 먹고살고 자식을 키우느라 정신이 없었고
이제는 정년을 맞아 제2의 인생을 꿈꾸며 여유로운 생활을 하는게 보기 좋다.
언제나 청춘...
그래도 청소년기에 만난 우리 인하의 동기를 보면 마음은 청소년기로 돌아간다.
그옛날 인하대 캠퍼스가 모두 내세상처럼 밝고 푸른 꿈을 가졌던 친구들이다.
때로는 송도 앞바다로, 작약도로 배타고 놀러가고...
젊었던 그시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흿끗한 백발의 신사모습이 믿어지지않는다.
그렇게 세월은 멈추지 않고 가버렸다는 증거가 아닐까?
양필이 아들이 한복을 입고 인사를 하러 왔다.
아빠 엄마와 함께....
아내와 같이 곧 일본으로 갈 신혼부부....
지금 일본이 대지진으로 경황이 없을텐데... 양필이에게 물어보았더니 학교에서 등교중지 통보가 없는한
갈려고 한단다.
별일없이 학업을 잘 마치고 돌아오길...
때로는 수줍은 모습으로 입가를 가리는 신랑... 양필이를 많이 닮았다.
새로운 가정의 탄생...
축복이고 사랑이다.
언제나 웃음꽃이 피는 삶의 줄기를 키워가길 바란다.
친구들과 만나고 돌아오는 발걸음이 가볍다.
언제나 청춘은 아니지만 젊은 시절을 추억이 담겨있는 보물을 찾았다는 기분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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