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
종수를 만나러 그의 사업장에 갔다가 낮익은 얼굴이 있었다.
마침 둘이 저녁식사를 하러 나가는 중이었고 반갑게 인사를 했다.
"어~ 덕산온천에서 만나고 지금본다...10년도 넘었지?"
BT... 그이 이름 이니셜로 표현한다.
혹시 녀석이 보던지 친구이름을 거론하면 곤란한 점도 있을까봐..^^-
마침 나도 식사전이라 녀석과 종수랑 같이 식사하러 같이갔다.
종수는 인하 기계과 출신이지만 타과출신 5-6명과 부부동반으로 친목회를 오랫동안 같이 한다.
BT도 그중 한사람이고 우리랑 같은 기계과가 아니라 전기과 출신이다.
나는 인하공전 다닐때 노량진에서 제물포역까지 열차통학을 했었는데 BT도 같이 노량진에서
기차를 타고 통학을 같이해서 잘 알고 있었다.
아니, 친하게 지내어 우리집까지 놀러오곤 했다.
인하공전 3학년 되던해 그가 학교를 그만두었다.
집안사정이 기울어 학비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5년제였던 수업연한이 너무 길어 많은 학생들이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5년제 학제가 없어지고 2년제 전문대학으로 개편되었지만...
어느정도 우수한 학생들이 입학하였는데... 아까운 인재들이 중도에 학업을 그만두었다.
그의 소식은 그후 깜깜 무소식이었다.
몇십년이 흐르고 내가 예산에 살때 그를 덕산온천 사우나 실에서 보았다.
그것도 한명이 아니고 여러명을 한꺼번에...
종수와 같이 친목회로 만나던 친구들을 모두 사우나 실에서 앉아있었다.
그때 그의 소식을 들었다.
냉방기 유명업체의 간부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다.
정말 성공한 녀석으로 너무 반가웠다.
BT는 인하공전 중퇴의 실력으로 냉방기 중견기업에 들어갔다.
학력은 우리학교 졸업으로 속였는데 통했단다.
그리고 열심히 공부하면서 일을 했다.
영어,일어, 한자등 혼자서 대졸사원의 실력에 버금가도록 노력했다.
사실, 회사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면 무조건 성공한다는 진실이
바로 BT같은 친구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공장장까지 승진하는 성공을 거두었다.
사주에게 신임을 받은 친구는 누가보아도 사장까지 갈 사람이었다.
좋은 일이 있으면 항상 어두운 그림자가 다가온다는 말... 건강하던 사주가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그후 회사 사주가 타계하면서 경영권 타툼과 노사분규가 일어나면서 경영진에서 밀려났다.
회사 퇴사후에 공인중개사를 따고 그는 부동산을 개업했다.
부동산하면서 돈을 많이 벌었겠다고 했더니 그저 밥먹고 살았단다.
부동산에서 성공하려면 곰이 재주를 부리듯이 둥실둥실 넘어가는 거래를 해야 하는데
재주없어 그냥저냥 살았단다.
지금 무어하냐고 했더니...
장돌뱅이란다.
아파트단지를 돌면서 장을 서면서 장사를 하는 팀에 속해 떠돌아 다닌단다.
무슨업종이냐고 했더니 자전거 수리업종이란다.
그런대로 먹고살만 하단다.
아파트단지로 돌아가면서 여는 장들이 최근들어 생기면서 새로운 직업이 생긴 것이다.
어디에 가든 정신만 똑바로 서면 살아간다.
우리가 필요한 것은 강한 정신력이다.
육체의 건강보다 정신이 앞선다고 생각한다.
친구에게 애들은 다 출가시켰냐고 물었더니...
간단하고 명료하게...
자식이 없다고 한다.
자식을 갖으려 갖은 노력했으나 생기질 않으니 운명이라 생각하고 부부만이 살아간다고 한다.
사람이란게... 백프로 완벽한 삶도 없는 것...항상 뭔가 부족하다 느끼며 산다.
자식이 있으면 있는대로 좋은점도 있지만 힘든일도 얼마나 많은지 살면서 깨달았다.
늙어서 자식들이 뒷바라지 해주는 것도 아니고
나자신도 부모님이 계시지만 항상 못난 자식노릇만 하고있다.
자주가서 뵙지도 못하고...
친구도 노후생활이 다소 외로울지 모르지만 부부가 의지하며 살면 그이상의 행복은 없을 것이다.
뭔가를 하면서 바쁘게 산다.
먹고사는데 지장없이 돈벌이도 한다.
이제 건강하게 지내면 되지 않는가 하면서 살아온 이야기를 끝을 맺었다.
천안 버스터미널에서 친구를 배웅하였다.
부평이 집이라 버스가 편하다고 한다.
이제 종수를 통해서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이고 가끔 천안에 오니
만날수 있을 것이다.
친구를 만나면서 알게된 진실,
어릴적 만난 인연은 언젠가는 이어지는 인연이 된다는 것이다.
어릴적 청소년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들어도 인연이 닿으면 만나는 것 같다.
2011. 7.2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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