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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8월의 마지막 주말....시골들녁의 가을 풍경이 저를 유혹합니다.

토요일 오후...

오전에 회사에서 근무하고 자전거로 퇴근하면서 논길로 들어섰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장점이 이렇게 바로 시골향기를 맡을수 있다는 것입니다.

점심을 해놓고 기다리는 아내를 체쳐두고 가을 들녁이 저를 유혹하는데 샛길로 빠질수밖에 없었습니다.

고개를 숙이기 시작한 벼이삭들...

가을이 문턱에 와있다는 느낌입니다.

앞으로 보름, 아니 한달정도 지나면 황금색으로 물들겠지요.

 

깨끗한 세멘트 포장도로...

우리농촌도 살기 좋아졌습니다.

진흙길이 거의 포장되고 농기계 출입이 자유로워 농사짓기가 편합니다.

올해 농사도 풍년이 되어 주름이 가득한 농부의 얼굴에 환한 미소가 그려집니다.

시골의 풍경은 마음가는 곳마다 수채화가 저절로 펼쳐지고 답답한 마음이 절로 환해지고 밝아옵니다.

이리저리 시골길을 돌아다니며 시골향기에 취해 퇴근시간이 늦어졌습니다.

아내의 전화벨소리... 점심을 준비했는데 집에 들어오지 않는 제가 궁금한가 봅니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시골풍경, 가을 냄새가 나는 시골길이 좋아서 집에 늦게 갑니다.

이렇게 시골길을 자전거로 타보니 십여년전 예산에 살때 시골길을 걸어서 회사 다닐때가 생각이 났습니다.

예산의 시골생활이 너무 그리워졌습니다.

다시는 돌아가기 힘들겠지만 그때가 가장 행복했을때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집에 자전거를 주차하고 들어가니 점심으로 메밀냉면이 준비되어 나왔습니다.

배고플때는 이런 냉면이 진수성찬입니다.

몇분만에 뚝딱 해치웠습니다.

 

밀린 집안일을 했습니다.

원룸관리에 남자가 할일을 남겨놓은 것들을 처리합니다.

화장실 수리, 전등교체등....

그리고 달콤한 낮잠에 빠져들었습니다.

아마도 두시간은 꿈나라로 여행을 떠난 것 같습니다.

 

낮잠에서 깨어나니...저녁때가 되어있었습니다.

뭔가 부엌에서 뚝딱거리는 소리가 들렸는데... 아내가  김밥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역시, 집에서 만들어준 김밥은 특별히 맛이 좋습니다.

부드럽게 씹히면서 깻향기가 그윽하게 납니다.

오늘저녁은 애들과 외식하자면서 채식뷔페집으로 가기로 했는데....

김밥이 웬일이냐 했더니 아들이 좋아하는 김밥을 만들고 싶었답니다.

마침 오전에 딸과 함께 마트에 다녀온김에 준비한 재료가 있어 일주일에 한번 오는 아들에게

김밥을 해준 답니다.

세종시에 있는 외국계 제조회사에서 근무하는 아들...

갑자기 아들에게 잘해주고 싶어진 엄마의 마음, 모정이 느껴지는 김밥입니다.

그회사도 우리회사처럼 바쁜 모양으로 항상 토요일도 근무하곤 합니다.

오랜만에 가곡을 들으면서 컴앞에 앉아있는 지금...

김밥으로 배도 부르고 소박한 행복에 젖어봅니다.

욕심없이 그저 평범하게 사는 삶이 그저 최고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