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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생활

자전거 출퇴근길에 들리는 가을이 오는 소리...

청아한 아침 햇살빛 아래 천안시내에서 성거읍 논길을 달려갑니다.
하늘에는 솜털구름이 성거산 능선에 걸려있습니다.


자전거타고 가는길은  자동차다니는 대로를 피해 농어촌 도로를 달려갑니다.

바로 농로길을 가다보면 가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논가운데 길을 달리다 보면 풀 벌레소리가 음악처럼 울려퍼집니다.

얼마남지 않은 생을 마감하는 귀뚜라미들의 합창이 그어느 노래소리보다 아름답게 느껴지는건 가을이기 때문이죠.

저녁이 되면 더욱 더 커지는 그들의 연주와 노래...

서로 짝을 찾아 종족을 보존하려는 몸부림의 소리겠지만 가을에만 들려오는 특별한 음악입니다.

 

요즘들어 벼이삭이 익어가며 고개를 숙입니다.

윗사진에 있는 논의 벼이삭 사이로 나있는 잡초들...벼보다 더 크고 논인지 구분이 안됩니다..

잡초속에 있는 벼들은 제대로 자라지 못해 벼알이 몇개 안달려있습니다.

농부의 바쁜 일손에서 풀매기를 미쳐 못한 논이지만 이곳에도 가을은 어김없이 옵니다.

 

 

 

한적한 농로길...

출퇴근하면서 만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이길은 저의 전용 자전거 출퇴근 도로입니다.

더러는 비포장도로가 있지만 그럭저럭 다닐만 합니다.

차가 없는 농로길을 달리는 기분...달리는 자만이 압니다.

한폭의 그림속으로 빠져들어가는 기분입니다.

 

논길옆에 자리잡은 어느공장...

경비는 커더란 경비견이 책임자로 버티고 서있습니다.

얼마나 젊잖은지 내가 지날때 한번도 짖지않는 현명한 개인 것 같습니다.

지나가는 사람인지 뭔가 수상한 사람인지 한눈에 알고 경륜이 쌓여 짖어야 할 때와 안할때를 구분할 줄 아는 개입니다.

당신 인상을 보니 그냥 지나가도 되겠슈...하는 눈치입니다.

다른 멍청한 개 같으면 달려나와 짓어대기 일수이지요.

 

 

 

감나무에 달린 감들...

단감나무로 주렁주렁 달려있습니다.

태풍에도 끄떡없이 달려있는 감들도 조금씩 홍조를 띠며 익어갑니다.

쌀쌀해지는 가을날씨..아침저녁이 그들을 익게 만드는 것입니다.

올해를 마감하는 시간인줄 그들도 알고 열심히 가을날씨를 만끽하는 것 같습니다..

 

이논은 잡초하나 없는 깨끗한 논입니다.

이런 논을 보면 주인이 누구인지 알고 싶어집니다.

벼이삭도 주렁주렁 달려 알차게 보이는게 풍년을 약속한 논같습니다.

부지런한 농부덕에 벼이삭도 튼튼하게 자랐고 알갱이도 속이 꽉찬 느낌입니다.

태풍에도 끄떡없이 곧게 서있는게 일등농부의 솜씨라는게 표시나는군요.

 

 
서늘한 바람이 불어옵니다.
나뭇잎들이 조금씩 단풍색으로 물들어가고 하루가 다르게 가을속으로 세상은 바뀌어갑니다.

이른아침에 달리다보면 논에 걸쳐져있는 거미줄의 이슬들이 차갑게 느껴지고...

오늘 퇴근길에 조그만 야산앞에 떨어져있는 알밤들을 보고 잠깐 멈춰 주어왔습니다.

이른밤이라 맛은 없겠다 생각되지만 알밤이 떨어지기 시작하는게 가을은 벌써 우리곁에 와있습니다.

벌써 이른고구마도 나오기 시작합니다.

풋냄새가 나는 고구마를 수확하는 모습이 보이곤 합니다.

한 여름을  잘 견뎌낸 곡식들이 모두 익어가는 가을...
길가의 코스모스 봉오리도 꽃망을 터트리며 가을을 알려줍니다.

가을비 속에 자꾸만 추워지는 날씨와

멀어져가는 여름의 매미소리... 요란스럽게 울어대던 소리가 휘미해져갑니다.

아~가을은 깊어만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