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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90세가 되신 아버님... 계속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올들어 처음 부모님을 뵙고 왔습니다.

두정역에서 전철을 타고 올라갔습니다.

7시 40분에 출발하는 완행을 타고 가산디지털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했습니다.

부천 어머님댁에 도착하니 9시 50분이 되어있었습니다.

2시간 10분이 걸린셈입니다.

집에서 7시20분에 나왔으니 정확히 2시간 반이 걸리더군요.

차로 가면 1시간 반만에 가는데... 대중교통이 느리기는 느립니다.

혼자갈때는 항상 전철로 다닙니다.

시간은 걸리지만 돈이 절약되고 기름를 안때니 환경도 좋아집니다.

어머님댁에 도착하니 그때까지 어머님은 아들과 같이 아침을 먹으려고 기다리고 계셨습니다.

맛있는 떡만두국을 끓여놓고 기다리신 엄니와 맛있게 아침밥을 먹었습니다.

어려서는 엄니의 밥만 먹고 자랐는데...이제는 아내의 밥상에 익숙해져 어쩐지 낮설어 보였지만

역시 엄니의 밥상이 최곱니다.

한그릇 더 먹었습니다.

어머님에게는 자식은 항상 애기입니다.

절먹고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면 행복해 하시지요.

올해 이제 85세가 되신 어머님...

혼자사시는 베란다에는 완전 상추밭입니다.

남향이다보니 겨울에 상추가 잘 자랍니다.

 

올라갈때마다 상추밭을 살펴봅니다.

싱싱하게 자라는 상추가 너무 보기 좋습니다.

어머님의 귀중한 양식이고 자식들도 이곳에 상추를 가끔 뜯어갑니다.

오늘은 어머님이 아버님이 계신 요양원에 같이 가려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그동안 날씨도 춥고 눈길이라 밖에 나가지 않으셨는데 오늘은 날씨도 좀 풀리고 해서 가봤으면 하셨지만

제가 말렸습니다.

아직도 뒤골목은 미끄럼 눈길이라 넘어지기라도 하면 큰일이라 다음주중에 형님이 차가지고 왔을때

아버님을 뵙는 것으로 했습니다.

올해 구순이 되시는 아버님...

아버님에게는 이런 요양원이 겨울나기에는 최고로 생각됩니다.

적당한 실내온도에 규칙적인 생활로 여전히 건강하십니다.

생각나는대로 실내에서 끌차를 끌면서 운동을 하시며 건강을 챙기십니다.

요양원에 가서 아버님을 뵙고 같이 실내를 운동시켜드리면서 어머님과 전화로 연결시켜드렸습니다.

어머님과 통화하는 아버님의 목소리가 여려지기 시작하더니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전화를 끊으시고 눈물을 훔치시는 아버님을 보니 저도 마음이 울적해졌습니다.

오랜세월동안 함께하신 부부의 정이란게 참으로 깊고 깊은 것 같습니다.

남자에게는 아내가 항상 어머니의 따뜻한 가슴으로 생각됩니다.

구순이 된 아버님도 아내앞에서는 아기가 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눈물을 손으로 훔치시는 아버님을 폰으로 찍어왔지만 이곳에 올리지는 못하겠습니다.

그저 저만 간직해야겠지요.

요양원생활이 일년이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부모님이 함께 계신 것보다 떨어져 지내니 서로 애뜻한 정은 깊어집니다.

서로의 소중함도 알게 되는 것 같고...

이제 구순이 되신 아버님... 백세를 향해 항해를 계속하셔야 겠지요.

백세시대의 테이프를 끊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