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저녁 9시가 넘었는데 밖에는 비가 오고 있습니다.
비가오니 기분이 좋습니다.
오랫동안 비가 안와서 텃밭농사 짓는 저는 계속 비를 기다렸습니다.
오늘도 퇴근전에 회사앞 텃밭에 가서 물을 주다가 집에 돌아왔습니다.
빗소리가 잘들리는 중간거실에 앉아 노트북을 가져와 이글을 쓰고 있습니다.
우리집 건물 두채를 연결한 다리에 조그만 거실을 만들었는데 이렇게 비올때 앉아있으면 천국에 있는 기분입니다.
저녁 7시경부터 하늘이 컴컴해지더니 몇방울씩 오다가 지금은 제대로 비가 오는 것 같습니다.
이만하면 해갈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따라 하늘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절로 생기는군요.
빗님을 오시게해서 감사합니다.ㄹㄹㄹ
일찍 퇴근해서 보리수 한바가지를 따왔습니다.
몇년전에 심은 보리수가 가지마다 주렁주렁 몇번째 한바가지씩 따서 가지고 들어와 심심할때 아내와 함께 먹고 있습니다.
효소를 담글까 하다가 그냥 먹기로 했지요.
올해 효소는 집에 있는 살구와 매실... 개복숭아로 끝맺음 하나 봅니다.
전에는 아내가 이것 저것 시험삼아 해보더니 이제는 몇까지로 끝납니다.
많이 하면 힘이 부치겠지요.
매실나무가 하나라 올해 네구루를 심었는데 마침 비가오니 그녀석들도 좋아할 것 같습니다.
일기예보에 의하면 장마가 제주도와 남해쪽에 왔다고 합니다.
중부지방까지는 아마도 몇일이 걸리겠지요.
장마가 오면 또 비가 싫어질지 모르지만 지금 생각으로는 그렇지 않을 같네요.
아침 저녁으로 물을 주는게 힘들어 했습니다.
작물들을 보면 역시 사람이 가는대로 커가는게 사실입니다.
오이는 벌써 몇번이나 따서 먹고 있습니다.
가지도 열려서 아마 다음주면 수확을 시작할 것 같고... 올해 처음 서리태, 검은콩을 심어보았습니다.
몇일전에 심었기 때문에 오늘 비로 싹이 나오기 시작하겠지요.
서리태 콩을 땅에 뿌려 놓아서 비를 더 기다린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농사지으며 처음으로 콩을 심었습니다.
이십평정도 되는 밭에서 얼마나 수확이 될런지 벌써부터 궁금하군요.
자연과 사람...
농사와 농부의 애로사항을 알아가는 중입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 일찍 콩을 심으며 느낀 것인데 농부들이 허리가 휘는 이유를 알겠더군요.
땅을 보고 그땅에 곡식을 심고 자식 키우듯 시간 가는줄 모르고 허리를 꼬부리고 일하는 농부의 심정...
바로 허리병으로 이어지는게 당연지사이구나... 혼자말로 찌꺼렸습니다.
그저 대충 대충 운동삼아 하는 농사로는 수확이 제대로 되지 않는게 농사라는 것이지요.
오늘 저녁도 제가 지은 농사 상추와 오이 고추를 먹으며 역시 이런 맛에 농사를 짓는다 생각했습니다.
풋고추는 요즘 많이 열리고 있습니다.
상추는 다 먹을만 하면 회사밭에서 따오고 있지요.
오이는 회사 사람들과 나눠 먹기도 하고... 점심시간에 몇개 따서 먹는 재미도 있습니다.
사람이란게 돈으로 모든 작물들을 사서 먹을수는 있지만 직접 키운 사람의 정성은 읽을 수 없을 겁니다.
직접 키워 먹는 재미는 맛보다도 마음에서 우러나는 행복감의 맛이 더 추가됩니다.
무엇보다도 안심 먹거리로 자리 잡으니 더 기분이 좋구요.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행복도 있습니다.
가뭄끝에 비가오니 기분이 좋아지는 곳은 농사 짓는 농부집일 겁니다.
그래서...유월의 세번째 주말에 한마디 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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