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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야기

어머니, 우리 어머니(3)

막내동생의 책내기에 들어갈 어머니에 관련된 이야기 세번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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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다보면 끝이 없다.
어릴적 밭에만 매달리던 어머니의 열정은 지금도 생생한다.
아버지는 밭일은 잘 하지 않으셨다.
발동기에 관심있어 하나 사서 간척지 논에 물푸러다니시거나 논에 관련된 일만 주로 하셨던 것 같고 집앞에 있는 밭일은 어머님 몴이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항상 밭에 있던 어머니...
밭에 풀을 매던 어머니는 도와달라고 가끔 말씀을 하셨던 것 같은데 아주 많이 하진 않았던 것 같다.
어머님의 유일한 낙은 동네 아줌마들과 바다에 나가는 일이었다.
바다에 나가기만 하면 해산물이 한바구니씩 잡아오니 우리들 반찬에 대단한 역할을 했던 것이다.
우리가 어렸을때 어머니는 애들을 아버지에게 맡기고 바다에 나간 모양이었다.
해가 어둑해도 들어오지 않는 어머니, 애들을 돌보던 아버지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애들은 보채지 아내는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지 화가 날대로 난 그때 바다에서 조개를 한바구니 캐서 어머니가 안마당에 들어오자 아버지는 어머니의 해산물 바구니를 바로 나꿔채서 화장실에 넣어버렸다.
그당시 화장실은 재래식 화장실로 집밖 별채에 붙어있는데 일을 보면 짚루라기 같은 것으로 닦고 두어다가 거름으로 사용하였다.
그 냄새 지독한 화장실에 하루종일 잡은 해산물 조개를 집어넣었으니 얼마나 황당했을까?
그기억이 너무나 생생해 어머니는 가끔 이야기를 하신다.
그후로는 아이를 아버지에게 맡기지 않고 우리에게 가끔 맡기곤 했다.
지금 막내여동생이 젖먹이었을때 나에게 맡기셨는데 집에서 놀고 있는데 동네친구들이 바닷가에 놀러가자고 한다.
나는 그 어린 막내여동생을 업고 친구들 따라 바닷가에 언덕을 오르내리며 놀았다.
막내여동생은 배가 고픈지 울고불고 그리고 내 등뒤에 뜨꺼운 느낌이 왔다.
옛날에는 천 기저귀엿는데 그게 다 배이다보니 이제는 등줄기로 오줌이 흘러내리는 것이었다.
울고불고 하는 아이를 업고 바닷가에서 나도 바지가 완전히 젖은채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조개를 화장실에 넣어 버리던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가 조금 된다.
그래도 우리 여동생들은 이웃 언니들이 많이 돌봐주었다.
나이먹은 이웃언니들은 애들을 볼봐주면 먹을게 나오니 자주와서 봐주면 어머니는 나름대로 밭에도 가고 바다에도 가시었다.
해산물 화장실 투척사건이후 아버지에게 애들을 맡기지 않는게 철칙이 되었다.
농촌에서 사는 것은 정말 고된 노동의 연속이다.
기계화가 안되다보니 든든한 암소 한마리가 최고의 농사꾼이고 일꾼이었다.
일잘하고 온순한 우리집 암소가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아침 저녁이면 여물을 끓여주고 낮에서 논에 갈때 마차를 끌어주는 암소... 밭을 갈때도 쟁기를 끌며 밭을 갈아엎었다.
소에게 여물을 끓이는 아궁이에서 불을 때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리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소를 갑자기 판다고 한다.
나는 소가 팔려가는날을 지금도 그모습이 생생하다.
소장사에게 끌려가는 소의 큰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안가려고 버티던 그 모습...
정말 소도 영리하다는것을 느꼈다.
마을 어귀에서 사라질때까지 나는 집에서 나와 바라보던 기억이 생생하다.
장날 그 먼길을 마차를 끌고 아버지와 우리는 타고 묵묵히 집으로 오던 우리집의 일꾼이 사라진 것이다.
그후로 들어온 젊은 소는 별로 기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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