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부천 어머님댁에 올라갔습니다.
올해나이 93세...아버님이 돌아가신 나이가 되셨습니다.
사람에 따라 90세가 넘어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으신 어르신이 있지만 대부분 90살이 넘으면 땅고개가 넘어갑니다.
지금의 어머님의 형태는 대소변을 받아내고 식욕이 전혀없으시고 주변의 대소사에 아무런 관심이 없으십니다.
몇년전에만 해도 올라갈때 애들소식도 물어보시고 왜 애들이 임신을 안하느냐 걱정을 하시곤 했는데 이제는 아무런 관심이 없으십니다.
단지 당신 생명부지만 하는데 급급한 상태라고 할까요.
생명이 붙어있다는 것 자체 그 하나로 우리 6남매가 교대로 올라가 오후 잠시 돌봐드리고 저녁식사 챙기고 기저귀를 갈아드리고 내려옵니다.
이제 부축이 없이는 한걸음도 못움직이지 못하시니 요양병원에 가셔야 편할 것 같은 느낌입니다.
주변에 사는 큰딸의 희생이 가장 큽니다.
수시로 왔다갔다하면서 오전에 요양사와 소통하면서 돌봐드립니다.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시면 면회도 안되고 돌아가실때까지 못보니 큰딸이 절대 반대로 이렇게 지내십니다.
식사를 드릴때면 애를 먹습니다.
세상에 아무리 맛있는 음식과 과일도 입맛이 없다시면서 거절하십니다.
억지라도 입에 넣어드리면 그대로 뱉어버리시지요.
입맛도 삶의 의욕, 재미도 다 잃어버린 상태가 되신 어머님을 보면 저의 이십년후가 보이는 것 같아 우울해집니다.
집에 올때마다 이제 얼마 안남으신 어머님의 생명줄을 생각하곤 합니다.
아마도 올해는 넘기기 힘들거란 주측을 합니다.
무조건 잘 먹어야 하는데 일단은 드시는게 없고 움직이질 않으시니 근육이 다빠진 뼈만 남은 육신을 하고 계십니다.
사람의 삶이란 이렇게 허무합니다.
불과 몇년전까지 생생하시던 정신력이 이제 희미해지시고 그저 생명줄 이어가기 바쁘십니다.
나이가 90살이라는게 정말 두려운 숫자 같습니다.
파크골프 치는분중 91살 되신 어르신이 한분 있으신데 봄까지 나오시다가 최근에 안나와 아내되시는 분에게 물어보니 아프시다고 합니다.
엊그제 테레비에서 김동길 박사가 나오더군요.
올해나이 94살이 되셨는데 휠체어를 타고 계시더군요.
한글운동하시는 큰형님도 얼마전 댁에 가셔 식사까지 하고 오셨다고 하시는데 정신은 멀쩡한데 육신이 이제는 움직이는데 문제가 있는 모양입니다.
피디가 김동길 박사님께 행복이 무어라고 생각하시냐고 물어보니 다음과 같이 대답하시더군요.
지금 행복은 바로 하고싶은 일을 하고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정말 동감되는 말씀 같습니다.
현재 자신이 하고 싶은일을 하고 있으면 그게 바로 최고의 행복 같습니다.
이렇게 인생은 한순간도 쉬지않고 갑니다.
순간 순간의 삶, 재미있게 하고 싶은것을 하고 사는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무너져 내리는 어머님의 삶의 무게가 저를 힘들게 하지만 살아있는 동안만은 즐겁게 맘먹고 재미있게 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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