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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6월의 한가운데에 서서...

어느새 올해도 중간을 지나고 있다.
엇그제 새해라고.... 올해는 월드컵이 있는 해라며 떠들석했던것 같은데...
6월...그것도 한가운데...월드컵도 16강전에 접어들고...
조금있으면 7월의 찌는듯한 더위가 기다리고 있다.

6월은 만물이 활동이 가장 왕성한 계절이다.
예산평야의 논에 있는 아기모도 이제 짙푸른색으로 변해가며 들판을 온통 푸른색이 되버렸다.
하루가 다르게 커가는 아기모...이제는 초등학생정도가 된 것 같다.
아침저녁으로 걸어다니는 나에게도 적이 하나 생겼다.

하루살이...
떼로 몰려다니는 하루살이들이 까맣게 눈앞을 가로막을때가 있다.
작년엔 자전거를 타고 지나다가 눈에 하루살이가 들어가 안과에가서 치료를 받은적이 있다.
눈으로 들어간 하루살이...눈을 비볐더니 그이튼날 눈이 빨갛게 변해 아파왔다.
다음부터는 들어가더라도 비비지않고 참고 집에와서 물로 세수하던지 거울을 보며 빼낸다.
<저리가! 가란말여...>
손을 내저으며 걸어간다.
자전거를 타고 가는것보다 하루살이가 눈에 들어갈 위험이 적다.
회사에 가도 하루살이들이 사무실 현관에 까맣게 붙어있기 시작한다.
하루이틀 살고 죽는 하루살이들...
어느때는 죽어있는 하루살이를 한되박이나 쓸어담을때가 있었다.
날씨가 더울수록 하루살이의 숫자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것이다.
그들의 생명은 날라다니는 그순간이 길고긴 생의 한가운데 있는지도 모르지만...

사람에게는 귀�은 곤충에 불과하다.
처음에 그런 곤충이 싫어서 전기로 죽이는 곤충퇴출기를 사서 달아놓았다.
밤새 불빛에 �아온 하루살이등 곤충들이 <찌지직 찌지직>소리를 내며 전기에 타버리며 죽는다.
하지만 그것도 해결책이 되지않는다.
한두마리도 아니고 인해전술로 나오는 그들앞에 전기 곤충살충기는 아무소용이 없다.
오히려 전기에 타죽는 소름끼치는 찌지직소리가 싫어 다음해 부터는

자연그대로 하루 이틀 살다죽는 그들의 운명에 맡긴다.

하루살이가 나오기 시작하는 6월은 그야말로 모든생물이 왕성한 생명력을 키우는 계절이다.
우렁이 새끼들도 올망졸망 세멘트 수로에 붙어 생명을 키우고 있고...

올챙이들은 죽은 물고기살을 먹으며 열심히 헤엄치며 다닌다.
물속에서만 사는 올챙이...
비만 오면 개구리들은 여기저기에 새끼를 까놓고 사라진다.
올챙이들의 운명도 가뭄의 정도에 따라 물구덩이 말라가면서 말라 죽는다.
그중에 선택받은 재수좋은 녀석들만 어른 개구리로 큰다.

월드컵의 뜨꺼운 열기도 6월이다.
한국전이 열렸던 3경기...
폴란드전이 열렸던때...집에서 4식구가 함게 봤다.
첫골의 주인공...황선홍...
<골인...골인...>
집안이 온통 고함소리로 요란하다.
해설자 신문선이 계속 예산출신 황선홍이라고 몇번이나 말을 한다.
전에부터 예산출신이라는 것은 알았지만...골잡이 황선홍... 더 좋아졌다.
다음날...예산읍내의 구석구석...프래카드가 내걸렸다.
<예산의 아들...황선홍 월드컵 첫골!>

16강이 확정된 지금...
서울...대도시에서 내뿜는 응원열기...이곳에선 딴나라 이야기 같다.
조용하다.
시골사람들과 대화에서도 월드컵의 열기는 느끼지 못한다.
부지런하기로 유명한 40대초반의 동네 농부를 만났다.
<어제 월드컵 한국 미국경기 봤남유?>
<논에 물대느라구...비가 오긴와야허는디...>
역시 시골은 시골이다.
황선홍이가 예산출신이라는 사실 하나에 그저 가슴 뿌듯함을 느끼는 이곳 사람들...
월드컵의 16강보다 더급한 농촌가뭄...그것이 문제다.

회사일도 임시 봉합되가고 있다.
후배친구와 나와의 틈새를 환갑이 된 퇴직앞둔 회장이 내려오시기로 하였다.
내년 3월에 임기가 끝나는 회장님...
나와는 구로공장에서 10여년 같이 근무하셔 나에게는 부담이 없다.
최선책은 아니지만 후배와 나사이...어느정도 역할은 하실것 같다.
후배친구는 혹을 떼려다 혹을 하나 붙인꼴이 되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