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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가끔... 시골에서 느끼는 인간과 자연...

6월에 접어들며...
온통 짙푸른색으로 물들어가는 산...
찔레꽃의 향기...밤꽃 향기가 몸에 들어온다.
강한 생명의 몸부림을 느끼는 산...
들판의 논밭에도 빈자리없이 아기모가 자리잡고 뿌리를 내리고 있다.
점점 색깔도 진해지며 하루가 다르게 클것이다.
들판의 모든 식물...생물들도 활동이 활발하다.

예당저수지의 물이 쉴새없이 논두렁으로 보내는 수로에도 우렁이들이 잘 자라고 있다.
아침마다 수로의 세멘트벽에 붙어있는 우렁이들이 하루가 다르게 크고있는걸 느낀다.
옛날에는 논에서 우렁이 주워 된장국에 �어 먹으면 그만이었는데...
논에는 아무 생물들이 살수없는곳이 되어버렸다.
제초제와 비료가 뿌려진 곳에 우렁이도 송사리도 그렇게도 생명력이 강한 거머리도 사라졌다.
수로에서 가끔 보는 거머리...그렇게도 싫어던 거머리가 반갑게 느껴지는것은 왜일까?
수로에는 그들이 싫어하는 제초제도 화학비료도 없기 때문에 유리한 삶의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6년전 처음 예산에 내려와 우렁이를 주우러 냇가에 가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구경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점점 산업화되면서 시골에도 자연이 파괴되는걸 많이 느낀다.
풀뽑는 일이 힘이드니...제초제가 나왔다.
작물을 심기전에 뿌리면 풀이 나지않는다.
논두렁 밭두렁에 농부들이 열심히 약통을 지고 약을 주고있다.
다름아닌 제초제...
제초제도 식물을 서서히 말라죽게하는것...바로 다음날부터 말라죽는것 여러종류가 있다.
월남전쟁에서 미국이 베트콩을 잡기위해 밀림을 말라죽게하는 제초제에서 발전했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열흘전...
수로옆에 나있는 잡초를 죽이고 콩을 심으려고 농부 한분이 잡초에 제초제를 뿌려놓았다.
우거저있던 잡초가 일주일이 지나니 늦가을의 모습처럼 노랗게 말라죽어 있는걸 보았다.
그리고는 어제 지나오는길...
그곳에 불을 놓아 말라죽어있는 잡초가 새까맣게 타버리고 잡초 한구석에 놀라운 장면이 하나 발견되어 내 발걸음을 한참이나 머물게 하였다.
잡초속에 열개정도되는 꿩알이 둥우리에서 불더미에 타있는것...
안전할것이라 믿고 이런곳에 둥우리를 만들고 새끼를 부화하던 꿩이 제초제에 놀라고 그다음엔 시뻘건 불에 놀라는 모습이 그려지며...
갑자기 멍해지는 느낌이 온다.
인간과 자연...
몇십년 살고 결국은 흙으로 돌아가는 인간이 다른 생물들에게 너무 많은 죄를 짓고 살아가는게 아닌가?


그런 제초제가 우리 주변 너무 가까이에까지 왔다.

회사주변에 난 풀이 보기싫어 처음 몇년은 제초제를 열심히 뿌렸는데...작년부터는 제초제를 사지않는다.
말라죽는 식물을 보면서 또다른 폭력을 보는것 같아서다.
풀속에 있는 조그만 생물들도 같이 죽어가는것을 보면서 제초제도 이제는 그만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것이다.
풀속에 있던 메뚜기 풀꽃을 보고 찾아온 벌까지 죽어있는걸 본다.

시골에서 또한가지 보기싫은건...
비닐...
농사 지으면서 없어서는 안되는게 비닐이다.
고구마를 심으며...고추를 심으며...땅콩을 심으며 가장먼저 하는게 비닐로 밭두렁을 덮고 비닐에 구멍을 내고 심는다.
잡초뽑는일이 줄어드니 일손이 절약되어 좋다.
비닐속에서 나오려다 비닐에 갇혀 몸무림치는 잡초를 보면 안스럽다.
문제는 추수를 하고 거두어 버리는 일...
일부는 흙속에서 썩지않고 있고 일부는 밭주변에 쌓여있다.
결국은 태워져 시커먼 연기로 사라지는 비닐...공기가 오염된다.

하우스 농사를 하는 곳에서는...
비닐은 필수품...
비닐 하우스 주변에 있는 비닐더미들...회수하는 방법은 없을까 항상 생각하며 지난다.

논농사도 기계화가 되어 요란한 굉음을 내며 논을 갈고 고른다.
기계화가 되어 참 좋다는 생각을 처음엔 많이 했지만 이제는 나의 생각도 변화가 있다.
그옛날...소가 천천히 갈고 사람 손으로 고르던 시대와는 너무 다르다.
부드럽게 흙을 다루던 옛날과 달리...
기계가 그렇게 거칠게 흙을 고르니 지렁이등 생물들이 죽어갈 것이다.

문명의 발달로 시골의 자연도 많이 파괴되어가는 걸 느끼며...
시골생활...6년이 다되어가는 지금...생각이 바뀌어가는걸 느낀다.
자연을 보호해야 이지구의 생명도 연장될 것이란걸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