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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한국축구...결승좌절에 울다.

어제 저녁...
회사도 잔업도 없이 정규시간만 일하고 일찍 퇴근하였다.
월드컵의 열기가 이곳 시골까지 달아올라 몇사람만 모이면 축구이야기 뿐이다.
<폴란드,포루투칼,이태리를 이겼는데...독일쯤이야...>
당연히 결승에 진출한다는 분위기다.

<꼭 결승에 갈거야...결승가서 3대0으로 져도 좋으니...결승까지만...>
그런 마음으로 일찍 집으로 들어가는길...
동네 어귀에서 동네분을 만났다.
<우리마을도 우물가에 대형텔레비 내놔슈...응원하구 가지글유~>
시골동네도 길거리 응원바람이 불어 노인네들이 몇명이 저쪽 우물가 그늘 한편에 테레비를 보고있었다.
몇몇 꼬마는 빨간티를 입고 있고...
<대단하네요...우리동네도 붉은악마가 있고...집에가서 식구들하고 볼게요>

아들녀석은 예산 공설운동장에 갔다가 집으로 왔다.
시골 공설운동장 분위기가 별로인 모양이다.
중고등학생이 대부분인 그곳에서 자기도 좀 컷다고 집으로 들어와 식구들하고 편하게 보는게 좋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학생인 아들은 지난번 경기는 대전시내에서 응원하고...엠티갔다가 어제서야 집에왔다.
4식구가 같이 모여 응원전...
<설기현하고 안정환이 빠졌네...>
스타팅멤버에 두사람이 빠져 기대반 우려반이다.
<차두리와 이천수가 잘하겠지...그동안 별로 뛰질 않았으니...>

드디어 시작...
플레이가 옛날같지 않다.
차두리,이천수 공잡으면 뺏기는게 믿음이 가질 않는다.
경기를 계속하면서...
<설기현이 하고 안정환 다시 집어넣어라>
소리쳤다.
<지난번엔 두사람 빼라고 하더니 오늘은 맴이 돌아섰네...>
집사람과 딸이 놀린다.
최고의 수비수 최진철이 쓰러진다.
그리고 교체...
웬지 불안하다.

결정적인 공격찬스에서 이천수가 단독플레이로 망친다.
<이천수 저xx...망치고 있네>
아들녀석이 화가나 소리친다.
<제발 조용이하고 봐...시끌러워 못보겠네...>
딸래미가 소리치고...열이 올라온다.
<요꼬하마가 가까워 지고 있습니다.> sbs 중계방송의 앵커의 소리가 들린다.
<저런소리하면 안돼...될것도 안된단말야...>
아니나 다를까...그소리 하자마자 한골 들어간다.


<안정환이하고 설기현 교체가 늦었어...차두리 이천수는 한참 더 배워야되...>

결국은 1대0패배...
허탈감에 빠졌다.
꼭 이길것이라 믿었는데...진다고는 생각지 않았는데...
어떻게 올라온 준결승인데...
한국역사에 이렇게 모든국민이 한마음 된적이 있었는가?
이런 분위기가 조금만 더...결승에 올라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깝다...
한국민이 하나가 되어 꽃을 피우려 했는데...아쉽다.
눈을 감고있으니...눈시울이 뜨꺼위진다.
열심히 뛰어 피로가 겹친 선수들에게 감사하고...
패배의 아쉬움과 열매를 맺지못한 슬픔이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
<이태리와 스페인의 슬픔을 이제야 이해하겠구먼...>
패배의 입장을 생각해보니 그들이 우리가 이긴것 심판탓으로 돌리는게 이해되었다.

그래...다음에 더잘할수 있을까?
이제 자신감이 붙었으니 해볼수 있을거야.
우리 국민들이 하나가 되어버린 이번 월드컵...
결승은 못갔지만...
결국 우리의 잔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