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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폴 모리아 경음악 연주회에 다녀와서

    일요일... 천안에 눈이 많이 왔어요. 올들어 가장 추운 날씨라고 하구요. 전날 동창회날부터 추워지더니 함박눈이 앞이 안보일정도로 내리더군요. 오후 4시에 충남대 정심화홀에서 폴모리아 연주회를 가기로 벌써 예약을 해놓은 상태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차를 가지고 가는건 무리라 생각되어 점심먹고 버스터미널로 갔습니다. 충남대 정심화홀... 대전에 사는 이복순 여사가 평생모은 백억대 되는 재산를 충남대에 기증해서 설립한 극장겸 국제회의장입니다. 대전에서 열리는 음악회등 큰행사는 이곳에서 거의 개최하고 있습니다. 음향시설이 첨단으로 잘되어 음악회로는 최상인것 같습니다. 음악회는 자리 위치에 따라 5만원부터 10만원까지 다양하게 되어있는데... 크게 다른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좁은 극장에서 위치가 다르다고 음악이 다르게 들리지는 않을것 같은데... 비싼 10만원짜리는 반정도 차고 나머지는 거의 빈좌석이 없더군요. 음악회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니... 50대 사람들이 많고 부부 동반입니다. 40대 부부는 애들과 같이 오고요. 단체 손님은... 아줌마 부대들이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극장들어가기전... 우리부부는 포장마차에 들어가 오뎅국물로 몸을 뜨겁게 하고 대기실에 앉아있었습니다. 드디어... 극장안이 캄캄해지며 절간의 은은한 에밀레 종소리가 들리며 시작을 알리더군요. 조용한 기타음이 들리며 밝은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며 연주가 시작되었습니다. 폴 모리아 경음악... 프랑스 사람 폴모리아(80세)가 구성해서 만든 악단입니다. 폴 모리아는 고령으로 지휘를 다른사람에게 넘긴 것 같습니다. 대부분 연주하시는 분들도 이마가 벗겨진 노령이고 32명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금은 53년생이 지휘자로 되어 우리에게 다가왔습니다. 학생때 그렇게도 좋아했던 경음악이 실제로 그대로 연주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뛰는걸 느꼈습니다. 다시 학생으로 돌아간 느낌이고.... 지금들리는 음악... 바로 이사도라 라는 폴모리아 경음악이 연주입니다. 그음악을 실제로 그대로 연주되고 있는 모습... 신기한 느낌까지 들더군요. 그 외...love is blue...try to remember... 우리나라의 유행가 돌아와요 부산항... 민요 아리랑도 연주 되었습니다. 특히...아리랑이 아름다운 음률로 연주되어 전해질때는 가슴에서 울컥할정도의 감동이 몰아쳐 왔습니다. “정말 아름다운 아리랑이다" 한시간후...쉬는시간이었습니다. 아내는 건너편 앞자리의 부부에 계속 눈이가면서... “맞아...그 선생님이다...” “무슨 선생님...” “서산여고때 화학선생님....총각선생님으로 첨 발령받고 와가지고 여학생들이 좋아했던 선생님..." "수학선생님하고 연애한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럼...옆에 여자분은 다른사람이야?” “가만 있어봐....맞다...수학선생님...." "바로 그선생님이다...그분도 첫발령이고...” “소문이 맞았네...결국 결혼했구나” 머리가 다빠지고 늙어버런 선생님 부부를 건너편에서 바라보았습니다. 살아간다는게 학생때 어린 제자나...늙어버린 선생님이나 같이 늙어가는 것이더군요. “우리보다 7-8세 많았으니...당신 나이정도 되었을거야” 화학과...수학의 만남이었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있었기에 결혼한 것 같군요. 결국... 아내가 좋아했던 선생님에게 인사도 못하고 선생부부와 헤어졌지만... 음악이라는 만남의 광장이 있기에 생전 못볼줄 알았던 사람도 이런 곳에서 만나게 되더군요. 캄캄한 밤에 대전 시내의 눈길을 걸으며... 잔잔한 폴 모리아의 경음악이 계속 귓가에 맴돌면서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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