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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친구와 겨울산을 내려와서

 

    친구와 겨울산을 내려와서... 집에서 몇 발자국만 가면 아직 눈이 남아 있는 겨울산이 있다. 눈물자국처럼 이곳 저곳에 남아있는 아직 덜 녹은 흰눈이 눈물로 보인다. 오십년 넘게 살아온 인생이 왜이리도 철이 없는지... 내가 인생을 덜 살았는지... 산속의 흙보다도 못한 삶이 아닌지... 좁쌀만큼 좁아진 내마음이 후회가 된다. 해마저 서쪽하늘에 늬엇늬엇 떨어져 땅거미가 몰려오고 온통 비어있는 내가슴속엔 미안함과 사랑으르 가득찬다. 슬픔은 그렇게 떠나야 한다. 그 자리에 머물면 속만타고 병이 된다. 마음의 병이 되기전 그렇게 만나야 하는걸 이제야 알았다. 더많은 삶을 산것도 아닌데... 어디서 그런 지혜로움이 나왔는지 궁금하다. 길고 긴 겨울 끝자락에 눈물처럼 내린 눈 사이로 친구와 같이 한 오늘... 삭막한 가슴 한구석에 조금씩 맑아오는 삶에 자국이 보인다. 녹지 않은 눈은 분명 내 눈물자국이다. 어디에선가 또다른 내 눈물같은 눈이 오늘 오른 겨울산 한구석에 남아있을 것 같다. 060213 저녁/친구와 겨울산을 내려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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