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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그곳에도 눈이 오니?

    
    그곳도 눈이 왔니?
    오늘 아침은 눈이 와 있으려나? 
    하고 거실문을 열었다가 깜짝 놀랐지.
    눈이 너무 많이 온거야.
    보이는 사진이 금방찍은 거실에서 본 바깥 풍경이거든.
    집뒷산 소나무가 휘어지고 가지란 가지엔 눈꽃이 피어있고...
    그곳에도 눈이 왔니?
    
      세상은 공평치 않지만 이렇게 눈으로 가득찬 세상은 모두 똑같지 않을까하고 생각해본다. 온통 하얀세상의 공평한 세상말이다. 지금도 이곳 천안은 함박눈이 내리고 있다. 집앞 주차장에 나가서 한참을 눈을 쓸고 들어와 이웃 친구에게 전화했지. “지금 산이나 갈까? 그냥 집에 있을수 있겠어?” “오전엔 어디 가야하고 오후에나 가면 안될까?” “그려...이따 만나세” 참 집에 머물기가 힘든 날씨야. 산에 가서 눈사람도 만들고 눈장난도 하면서 개구쟁이가 되고 싶구먼. 정말이지 이런날엔 이대로 어른으로 머물수는 없구나. 올들어 최고로 많이 눈이 오는날을 축복해 보자구. 아마도 길고 긴 이겨울의 마지막 눈을 뿌려주고 있는 걸거야. 오늘이 지나면 빛나는 봄이 오지 않을까? 얼었던 땅도 살을 베는 칼바람도 우리의 개구쟁이 놀이에 도망가 버릴거야, 넌 알고있니? 봄의 새콤한 향기와 달콤한 공기를 말이다. 찬란했던 어린시절의 꿈이 어른이 되면서 녹아버린다는 것을 알았어. 저렿게 쌓인 눈도 봄의 따까운 현실에서 아름다운 모습이 사라지겠지. 현실의 무상함이 나를 슬프게 하지만... 아직도 조금남은 아름다운 음악의 박자에 춤을 추고 싶다. 내리는 함박눈의 가락을 들으며 리듬에 박자를 맞추고 함게 춤을 추자구나. 그곳에도 눈이 오니? 눈이 많이 와서 어느곳에도 못가겠지. 답답하고 힘들어도 분명 봄은 가까이에 숨어있을거야. 미소를 지으며 살며시 우리 곁으로 분명 올거야. 2006/02/07 눈이 오는 아침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