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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동창 이야기

소꼽장난하러 삽교천에 가다.

 

 

봄이 왔다

나이를 먹은 우리에게도.

 

산너머 들판에도

우리집 텃밭에도...

지난 일요일...아침 일찍 일어나

감자를 심고 상추,쑥갖, 시금치를 심었다.

호박을 정성스레 심었다.

호박 전문 농사꾼이다.

분명 계절은 삶의 생기를 불어 넣어준다.

일요일이면 골프 연습장에 데리고 가는 친구...

너무 고맙다...

잊혀가는 폼이 다시 나온다.

친구와 연습장에서 공을치고 나오는 기분이

날라갈 것 같다.

 

점심때...

삽교천에 초등학교 어릴적 친구 넷이서 놀러갔다.

소꿉장난하러...

그곳에도 봄이 왔다.

왜그리도 사람이 많은지...

우리는 살아가면서 사는 연습을 하는 것 같다..

어찌보면 소꿉장난의 연속인지도 모른다.

오랜만에...

숙자를 보았다.

그저...조그마하고 예쁘장하던 아이라고 모두들

얘기하던 숙자가 많이 커서 나타났다.

넷이서 옛날 이야기를 수없이 나눴다.

무슨 할말이 그리 많은지...

그많던 수줍음도 얼굴 빨가짐도 없었다.

송희가 기억하던...얼굴 빨개지던 아이...

바로 나였다.

벌써 빛바랜 인생인지도 모른다.

아름답던 봄향기가 사라진 인생인지도 모르겠다.

몇잎 남아있는 파란 청춘을 살리려고 발버둥치는

인생이라 할까?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왔다

봄을 가꾸는 일은 우리의 차지다

몇잎 안남은 파란 청춘의 싹을 키우자

삶이 힘들고 지나간 청춘이 아쉽지만...

 

텃밭에 심은 채소 싹이 나는일도

청춘의 마음밭을 가꾸는 일도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이다.

 

나는 오늘도

집 뒤뜰 텃밭에서

내마음 한구석의 밭에서

봄을 가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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