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1일...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남녀 동창이 만나는날... 새벽 안개 걷히기도 전 난 일어났어. 창밖에 비오는소리가 나더라. 그리고 아침에 밖을 보니 하얀눈이 사알~작 땅바닥을 덮어더군. 밖에 잠깐 보았어. 볼을 스치는 촉촉한 감촉이 나쁘지않더군. 눈이 내리고 있었지만 금방 그칠것 같더라구. 춥지않은 봄날씨였어.
시간은 가고... 천안 톨게이트를 빠져나오는 친구들이 탄 차를 발견했지. 삶이 지쳐 무거워진 우리들의 몸은 방긋이 눈웃음 짓는 친구들의 표정에서 날아갈듯 가벼워지고 있었어. 봄 향기의 눈맞춤과 함게 손을 잡고 흔들었지. 손으로 전해오는 정이 어찌나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햇살이 가득한 언암초등학교... 한아름의 봄향기가 학교 운동장에 가득하더군. 북적대는 노인 선배님들... 우리 또래의 중년의 후배님들... 살조개와 떡이...해장국이 식당에서 나오고 있더군. 검은 속살과 두툼한 껍질의 살조개... 짭짭한 맛 살조개... 분명 옛날 삼섬에서 캐던 살조개 그대로였어. 그곳에 모인 동문들은 모두 어머님 캐오신 살조개 맛을 잊지 못하며 감동하는 표정이었어. 살조개를 몇 개 까먹으며 엄니 생각이 갑자기 왜그리도 나는지... "엄니...저 지금 언암초등핵교에 왔슈~" "그래...좋겠당" "살조개를 보니 엄니 생각이 나네유~" "그래...많이 먹어라...내새끼야" "엄니...살조개 캐러 삼섬에 안가실래유?" "거긴 육지가 되잖여?" "그래두..엄니가 캔 살조개 먹구싶다닝게유~"
형님을 만나고 형님 동창들에게 인사를 했지. 그리고 2년후배 내동생의 동창...후배들에게 인사를 했어. “영로 형님 아니세요?” “얼굴은 기억나는데...도대체 모르겟군” “저~~***에요” “그래...생각난다..반갑다.건강하구나.” 선후배의 만남의 자리... 식당안은 시장한복판의 외침소리처럼 서로를 확인하는 소리로 요란하더군. 동창들...선후배간의 정을 나누는소리... 살아온 삶의 이야기들이 끊이질 않더라구. 클때는 수줍음에 서로 피하던 남녀 친구들이 지금은 허물없는 한가족이 되버리는 자리... 바로 동창회 모임이더군.
간월도 모임의 예약장소로 향하였어. 갯마을 사람들이라 갯것을 보더니... 고향집 어머님 식탁에 둘러앉아 있는 기분이더군. 정신없이 해산물을 먹으며... 만남을 축하하는 건배도 잊어먹고 있었어. 간월도의 갯향기가 방안 가득 더해가고 친구들의 행복한 이야기와 웃음소리가 거추장스러운 삶의 옷을 하나씩 벗어버리고 있더군.
친구들아... 반가웠다. 이가슴으로 모두 한번씩 깊은 포웅을 하고 싶을 정도로 반가운 친구들이다. 가야산 아래... 창밖에 보이는 문다래미 정상이 나를 뚫어지게 내려다 보고 있는 청곡가든에서 너희들과 한자리에 있다는 게 꿈만 같더구나. 어릴적 친구들을 가슴에 안아보고 숨결을 들으며 노래소리를 들을 수있다는 행복... 바로 그게 행복이었어.
가야산에 뿜어나오는 하늘빛... 이가슴에서 사랑으로 뿜어나오더라. 어둠속에서 비춰지는 광명의 빛처럼... 문다래미 고개를 난... 귀신 홀린듯 게속 보고있었어. 그곳에서 분명 새봄을 알리는 신호와 설레임으로 만난 친구들의 정이 삶의 희망으로 잉태하며 가슴에 내려 앉고 있었어. 고향의 대자연은 그렇게 나에게 영혼의 에너지를 주는 보고란걸 다시한번 온몸으로 느꼈지.
친구들아... 너희들은 보았니? 쉴세없이 뿜어나오는 고향 가야산의 정기를 말이다. 어려서는 말없이 내게 수많은 꿈을 안겨준 가야산을 내가 고향근처에 몇년을 살면서 수없이 올라다녔지.
세정이를 보면 우리는 웃는다. 검게 그을린 얼굴속에 여명의 붉은 눈동자처럼 반짝이는 눈... 어린시절의 개구쟁이 눈빛이야... 가끔은 개심사의 노승처럼... 편안함들 주면서 거침없이 토해내는 익살에 닫힌 가슴이 열어지곤 한다. 고향 농촌의 들판을 사랑하고 사랑을 받으며 사는 네모습... 정말 좋다.
남순아... 어제는 몸이 불편하다고 했지. 아프지 말고 건강하거라. 성실하고 아름답고 부지런하게 살아온 모습... 희망을 찾아 행복을 추구하며 사는 모습 좋다.
조그만 체구... 어려서는 동그랗고 통통한 얼굴이 반쪽이 되었지만... 아직도 귀엽고 깜찍한 모습을 잃지않은 내친구... 어디에서고 최선을 다하며 최고를 꿈꾸는 소녀... 꿈을 주고 꿈을 심는 일을 하는 선생님... 무엇으로 표헌하리...열심히 사는 네모습...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거라. 화자야. 그리고 우리들의 모임...잘 꾸려가거라. 옆에서 내가 도와 줄테니...
부순아...명숙아... 딸을 시집보내니 섭섭하지? 결혼시키는 너희들을 보면 부럽다. 난...아직도 한참이 남아있지. 얼마나 귀하고 사랑스런 딸녀석이었는지. 나도 딸을 키워봐서 알아. 친구들이 모두 내게 넌...분명 딸 시집보낼때 울거라고 말하곤 한다. 품속에 자라고 키운 자식 남에게 준다 생각하면 아깝고 아쉬움이 몰려올거야. 하지만... 그네들의 삶의 행복을 축복해 주자구나. 결혼시킬때...울지말거라. 사랑하는 친구야.
명희와 효숙이... 둘은 어쩜 그리 단짝인지. 사는곳도 같은 동네...너희의 우정을 보면 샘이난다. 비슷한 점이 너무 많은 너희들... 성격도 남자 동창들 처럼 활달하고 명랑해서 너희가 빠진 모임 상상하기도 싫다. 꼭~~ 죽을때까정 우정 나누고 사는 모습 보여줘라. 어디에서든 우리가 불러주면 꼭~ 나와야혀... 안나오면 그냥 안둘겨....
정례를 보면 집사람 생각이 난다. 하는일이 비슷하거든. 방놓은일을 하는 너... 버스에서 옆자리 타고 가며 집관리하는 네 모습이 어찌나 아내의 모습하고 똑같은지... 힘들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지? 안정된 노후를 보장하고 있잖아? 구항에 남겨놓은 땅에서 농사도 짓는 남편 모습이 내 미래의 모습하고 똑같다. 그래... 열심히 살자구나.
모든 내 남자 동창 친구들... 그 수많은 이야기를 어떻게 말로 표현할까? 냐와 맺은 그 인연을 다 표현하고 싶지만... 끝이 없을것 같아 다 못하겠다. 내가 모두 존경하고 사랑하는 친구들이야. 글로 표현을 못한다 해도 내가 얼마나 좋아하는 친구들이란걸 알거야. 내 못난 모습...못난 행동...바보스러움... 내 허물을 다 덮어줄수 있는 친구들이란걸 난...잘 알아.
내년부턴 푸르름과 단풍으로 우거진 숲속 계곡을 등산하고 경치좋은 식당을 전세내어 오붓하게 행복한 시간 보내자구나. (06.03.02 아침 천안에서)
'초등동창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연한 인연은 계속된다. (0) | 2006.04.23 |
---|---|
소꼽장난하러 삽교천에 가다. (0) | 2006.04.04 |
이숙자를 아시나요? (0) | 2006.02.22 |
강화도에 모였던 언암 친구들... (0) | 2006.02.20 |
초등학교 동창회 다녀와서 (0) | 2006.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