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영로의 천안생활

아니...이부장님 아니세요?

부순이 딸 결혼식장에서입니다. “어~~~ 이부장님 아니세요??” 갑자기 젊은 잘생긴 청년이 저의 손을 잡는 겁니다. 연예인같은 친구... 어디서 많이 본...가수 같다는 생각이 들며... “글세~~누구지?” “타자기 회사에서 근무했던 ###입니다.” “아~~말썽꾸러기 너......여기는 웬일이야??” “신랑이 제 친굽니다”“그래...난 신부 엄마 친구다” “지금 뭐하니?”“저...모르세요. 앨범도 내고 그랬는데...” “너...정말 연예인 되었어???”“좋은 스폰서를 못만나 아직은 배고프지만...” “그때 부장님이 너무 잘 보살펴 줘서...잊지 못하고 지냈는데...이곳에서 만날줄이야“ 참 오랜만에...그친구를 보았습니다. 헤어진지 십 이삼년쯤 되는것 같은데... 그친구를 만난건... 제가 타자기 생산부장 시절 공고를 졸업하고 병역특례로 들어온 3명중 한명이었습니다. 참 어렵게 3년동안 회사 생활하고 병역특례로 군생활을 대신한 그친구... 저에게 혼도 많이 나고 격려하며 간신히 회사생활을 했던 그친구...왜그리도 철이 없어 보였던지... 당시 저는 아침마다 조회를 했습니다. 벽여명 되는 근로자들과 아침 일 시작하기전 체조를 하고 항상 좋은글을 메모해서 말해주고 조그만 이벤트를 하였습니다. 근로자들의 구성을 보면 젊은 여성. 주부 근로자가 그때만 해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때만 해도 구로공단의 노사 분규가 심하던때라 정신교육 비슷한 말을 많이 메모해 두었다가 아침 조회시간마다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근로자들에게 힘든 작업장 현장을 부드럽게 운영하고 싶었습니다. 재주있는 사람을 나오게 해서 조그만 특기를 보여 주도록 했는데.... 그친구가 단골이었습니다. 그당시 가수들이 하는 현란한 춤을 너무 잘했거든요. 춤을 잘추고 노래 연습을 날마다 한다는걸 알게된건... 하루는 같이 병역특례하는 두녀석들이 회사를 무단 결근 한겁니다. 그래서...저와 과장 한사람 같이 살고있는 곳을 찾아가보니... 뒷골목 셔터문이 닫혀진 가게를 얻어 먹고 자고 하는데... 한쪽에 나무로 무대를 만들어 놓았더군요. 회사 퇴근하면 날마다 춤연습 하였던 겁니다. “아~~ 이녀석들 이런 특기가 있구나.” 그다음 부터는 단골로 그친구 두녀석을 아침마다 나오게 해서 발표를 하게했습니다. 젊은 여성 근로자들이 얼마나 좋아했던지... 두친구들도 인정해주는 모습이 좋아서 일도 잘하고 무사히 병역특례를 마칠수있었죠. 배고프고 힘든 시절 이였건만 세월이 흐르니 그곳도 그리움으로 남아 항상 보고싶었는데... 가수로 되어 삼십대 초반의 모습으로 되어 으젓하게 저를 대하는게 얼마나 대견한지... 앞으로 더 성공하여 나타나길 기도할 뿐입니다. 연예인...### 들었는데... 도대체 기억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늙어버린 제 자신이 슬퍼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