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르르~~~~~~~
찌르르~~~~
주머니 속에 넣어놓은 핸폰에서
진동으로 해놓은 전화기 울리는 소리.
아내의 전화입니다.
"미치겠어..."
“왜그래??? 무슨일 있니?”
“자전거 잊어먹었어...”
“수영하고 나와 보니...자전거가 없다.”
“됐어...미련없이 잊어먹어...”
“내가 얼마나 아끼는 자전거인데...”
“누군가 필요하닌깐 잠깐 타고
갔는지도 모르니
내일 아침에 도로 갔다놓았나 보자...“
아내가 애지중지 하는 자전거...
수영장에 가게되면 그걸 타고 다니죠.
어제 통화하면서 자전거 열쇠를 사야겠다고
하더니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으로...
끝내 유비무환의 이야기가 아내의 속담으로
되어버렸습니다.
“찌르르~~~~”
“찌르르~~~~”
또 진동 핸드폰이 울립니다.
아내의 전화입니다.
“주저 앉아 버리고 싶당”
“잊어버리라닌깐”
“걷기 싫어...그 자전거 얼마나 좋은데...”
“필요한 사람에게 기부했다고 생각해”
“어제도 퐁퐁으로 깨끗이 닦어놓았는데...”
“하나 새로 좋은거 사면 된다...
힘든 사람에게
도와 주었다 생각해...“
"...."
"깁밥장사하여 번돈 백억이란 돈도
충남대학교에 기부한 할머니도 있잖아..."
자신이 아끼는 뭔가가 사라지면
뭐든지 힘들겁니다.
운전을 할줄 모르는 아내는 초등학교때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여 지금도
자전거를 즐거 탑니다.
한번 익숙해지고 흠뻑 정이 들어버린
자전가가 되버려
내가 타는 것도 험하게 탄다고
못타게 하던 자전거입니다.
금요일...
어제 저녁에 통화하면서
토요일
오전근무 마치는 시점에 시흥에
올라오라고 하였죠.
같이 드라이브겸....
아산만에 굴밥집 잘하는 곳이 있으니
그곳에서 점심이나 먹자고....
오전부터 시흥에는 봄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수영을 마치고 가는 아내는 나를 만나는 기대로
조금은 들떠(?)있는 상태인데 기분이
잡쳐버렸을 겁니다.
자전거를 잃어버렸으니....
비가 올때 우산이 받쳐주듯이...
이럴때.
내가 비오는 아내가슴에 우산을 들고 받쳐
준다면 얼마나 멋있을까.
그런 낭만적인 생각도 해 보면서 싱긋
웃어보았습니다.
현실적인 삶이란
생각처럼 낭만적이지도 않고
영화처럼 멋진 일이 그렇게 쉽게 생기지도 않지만...
자전거의 사건을 한순간에 불식시킬 이벤트는 준비되었습니다.
굴밥집으로 가면서....
아내는 어느사이 자전거 사건을 잊어버려 가고 있더군요.
바다가 보이는 아산만 식당에서
충분히 멋진 영화속의 주인공이
되버려...굴밥에 탄성을 지르더군요.
“너무 좋아... 맛있어...:
대추 밤 호두 호박 잣과 어울어진 굴밥에...
영혼은 맑은 시냇물처럼 명랑한
모습으로 변해버렸습니다.
자전거 사건은 먼 옛날의 이야기로 가버렸습니다.
비오는 해변가에 차를 주차시켜놓고...
넓고 넓은 갯펄의 아산만을 바라보았죠.
역시...여유로움이란게...
행복이란게...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애들처럼 음악을 들으며
젊은 연인들 처럼...한참을 차속에 있었습니다.
<사진은 아산만 굴밥집에서 찍은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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