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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저녁노을...

시골에 살면서 가장 좋은 것은
붉게물든 저녁 노을을 보는것...

정말 장관이다.
멀리 가야산 턱에 걸린 커더란 불덩이...
온통 주위를 빨갖게 물들이며 저편넘어 어디론가 숨어버리고는 서서히 사라지는 노을...
한마디로 자연의 위대함에 숙연해진다.

까끔은 퇴근길에 저녁 노을을 맞는다.
가던 발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지는 저녁해를 바라보며
내소원을 빌어본다.
<건강하고 즐겁게 세상을 바라보며
살아가게 해주소서>
<당신 햇님을 더 잘 볼수있는 바다가 보이는 집을 갖게 해주소서>

조그마 하게 속으로 내소원을 이야기 한다. 산너머로 사라져가는 햇님에게 안녕...소리친다.
내일을 기약하며 힘차게 발걸음을 집으로 향한다.

그옛날.
내고향 언덕,까치당봉이 있었다.
중학생때 난 해질무렵이면 집에서 달려나와 까치당봉에 올랐다.
까치당봉에 올라가면 멀리 바다가 보이고 수평선 위에 안면도가 보이고 지금은 육지로 된 갈월도가 내려다 보였다.
바다까지 빨갖게 물들어 놓은 저녁노을...
자연이 주는 장관에 나는 자동으로 두손이 모아졌다.
저녁 노을을 바라보며 내 희망을 얘기했다.
이 지긋지긋한 시골을 벗어나 서울로 가게 해달라고... 고등학교 시험에 합격해 이곳을 떠나게 해주소서... 주로 그런 희망이었을 것이다.

그희망은 이뤄져 서울로 진학하고
사회생활까지 하다가 이제 다시 시골로 내려오고...

이제는 그 저녁노을 다시만나 다시는 서울로 안간다고 빌고 있으니...
세상이 변하고 나도 변해 버렸다.
내고향 그 까치당봉도 내가 갈수없는 군사시설로 변해버리고...

가는세월...그누군가 잡을 수가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