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그리고 희상이딸 결혼식에 다녀오며날짜: 2006.11.07
올겨울 첫눈이 왔구나.
어제 11시 넘어 오기 시작한 함박눈...
새벽에 잠깐 일어나 창밖의 뒷산을
보니 나무들이 온통 하얀세상이다.
어제는
막바지 가는 가을이 아쉬워 가을비가 왔지.
저녁에는
하늘 저쪽에서 세찬 비바람을 맞으며
아프리카에 다녀온 딸녀석을 만나러
늦은밤 일 끝나고 학교 기숙사에 갔다왔어.
공항에서 학교로 그대로 갔거든.
딸녀석을 보니....
약간 마른모습...하지만 생글거리는 웃음이
너무 좋았지.
그리고 집에 와서 쉴 준비하는데...
“어머...함박눈이 오네”
캄캄한 창밖을 내다보던 아내가 소리친다.
거실에서 바라본
얼떨결에 내린 함박눈은
북일고 교정에 한없이 내려 앉으며
바로 녹아버리고 있었어.
지난 일요일...
김희상군 딸 결혼식에 다녀왔지.
두정 전철역에서 한시간을 기다렸어.
두 여학생과 함께 가자고 한 약속을 지키기위해...
숙자와 송희가 그렇게 기다리게 만들더군.
도착하니 식이 끝나가는 시간이었어.
친구들이 많이 왔더군.
오랜만에 만나는 동창 친구들...
식당에서 여기 저기 반가운 눈인사하며
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였어.
우리네 중년의 삶은
살다 보면 이때쯤서
살아온 뒤안길을 뒤돌아보는것 같다.
그동안
앞 만보고 달려왔잖아...
뭐가 그리 하고 싶은건 많았고
욕망 명예 돈을 쫒아 살아온건 아닌지....
세월지나 늙어지면 다 똑같아지는 진리를
지금서야 깨닫게 되니 한없이
부끄럽기만 하다.
이제야 조금 세상을 알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왜 그럴까?
끝없는 욕심과 욕망을 좀 덜어낸 뒤로
몸이 좀 가벼워진 느낌이다.
초등 친구들과 한 노래방에 앉아
망년회 얘기좀 하고....
늙어가는 친구들 하나 하나 보았지.
부질없이 살아온 건 친구들이나 나나
똑같더군.
다 똑같은 인생인걸.... 뭘 그리 이리 재고
저리 재며 살아왔는지....
만나면 어린시절의 눈빛으로 변하더군.
손잡고 얼굴 비비며 정답고 팔랑거리는
몸짓으로 노래하며 놀았어.
황혼의 아름다운 빛이 우리 세상을 내려오고
있더군.
앞으로 길게 남아 있지 않을 거야.
누구를 원망할 시간도 하늘에 기도할 시간도...
이제 우리세상은 우리의 무대는
점점 내려가고 있지만
남아있는 세상을 즐겁게 보내자구나.
아직은 힘이 남아있잖아.
소리치며 살자구나.
서로 아픈 푸념을 들어주면서 말이다.
이제 12월 9일 망년회때 보게 되겠구나.
삽교천 갯바람 맞으며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가는해를 바라보자구나.
2006년 11월 7일 첫눈온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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