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영로의 천안생활

망둥어를 회로 먹는다?

    망둥어를 회로 먹는다?

    날짜: 2006.11.15
    아~ 여기가 거기구나.
    맨날 지나다니며 쳐다만 보던...
    거기구나.   
    영인산에 올라온 친구가
    정상에 올라와 한마디가 새삼스럽다.
    작년 초여름... 아내와 둘이
    아산 영인산 초입에 차를 주차하고
    일주를 하였다.
    아산시에서 정성들여 공원처럼 꾸민 곳...
    맘먹고 영인산 능선을 몇시간동안 등산하였다.
    몇 년전인가 이곳에 산불이 크게 나면서 큰나무가 
    다 타버려 그늘이 없는게 흠이다.
    장점이라면...
    산자락이 아름답고 생겼고 
    등선따라 내려다본 농촌풍경이 너무 좋다.
    코앞에 펼쳐져있는 아산만 바다와 서해대교...
    한폭의 그림같다.
    겨울 초입... 햇볕이 따스하게 느껴질때
    산책길로는 그만인 곳이다.
    
    천안친구들과 아산의 자랑...
    영인산에 올랐다.
    
    지난 일요일... 
    산에 가고 싶어 이웃집 친구네로
    마당으로 갔다.
    “나...집마당에 있어...산이나 가자구”
    마당에서 불러내고 주위에 다른 친구에게 
    전화하자 10분만에 집합이다.
    정말 좋은 동네에 살고있다.
    만나고 싶을때 항상 만날수있는 친구...
    필요할 때 항상 쓰는 소모품처럼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쓰여진다.
    꼭 있어야할 곳에 요긴하게....
    입동 추위로 낙엽이 날리고
    손이 시린 날에 서로에게 의지하는
    친구들이다.
    
    산에서 내려온 친구들과
    아산만 갯펄가에 위치한 2층집
    주택같은 횟집에 갔다.
    이집의 주산물은...
    망둥어회....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코앞의 갯펄에 자연산 망둥어 잡는 
    싸리 그물을 설치해 놓고...
    썰물때 들어가 그물망에 들오온
    망둥어 숭어 한구럭씩 잡어다가 
    어항에 넣어 놓는다.
    우리가 갔을때 주인 아저씨는 금방 
    잡어온 망둥어를 넣고 있었다.
    
    처음으로 망둥어회를 먹어보았다.
    고소하다.
    길게 쓸어진 망둥어 살을
    상추에 싸서 먹는 맛이 기가 막히다.
    망둥어를 그렇게 많이 먹어보았어도
    회로 먹어보지는 않았다.
    그옛날...언암리 살 때
    아버지는 추수가 끝난 이때쯤이면
    날마다 석포리 바닷가로 
    망둥어 낚시를 나가셨다.
    엄니는 잡아온 망둥어를 
    마당에 말렸다가 겨울에 호박이나
    무에 매운탕을 끓여 겨울의 
    보양식으로 먹고 자랐는데....
    
    아산만 찰밥과 함께 
    꼬막 조개에 주꾸미... 
    총각김치 배추김치 말린 망둥어무침...
    술 한 잔을 
    기분 좋게 입가심으로 마셨다.
    재잘재잘 웃으면서 
    다먹은 회쟁반에
    덤으로 나온 망둥어회 잘도 먹는다.
    친구끼리 부부끼리
    정(情)을 더 느끼고 챙겨준다.
    마지막에 나온 망둥어 매운탕 맛은
    그옛날 그대로 시골에서 먹던 그대로다.
    내가 떠온 망둥어 머리...
    예쁘게 생겼다고 하자...
    모두 웃는다.
    망둥어를 회로도 먹는다?
       2006.11.15 아침...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