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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작은집에 사는 우리가 좋지?


        작은집이 좋지? 낙엽이 지는 계절... 어느덧, 길가의 코스모스도 사라지고 가을이 가고있다. 낙엽 떨어지는 가을을 실감한다. 어제는 남동생집에 다녀왔다. 수원지나 분당쪽에 있는 수지에 65평짜리 아파트를 장만한 막내남동생이 형제들을 초대하여 집들이 한다고 하여 아내와 함께 올라갔다. 가끔 넓은 평수의 아파트에 가보지만...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 과연 그런 공간들이 필요할까? 넓은 거실... 화장실은 얼마나 넓은지... 방은 5개나 된다. 동생부부와 고3되는 아들과 3식구가 살기에는 남는 공간이 많다. 동생은 대부분의 생활을 고교교사인 제수씨 학교근처 서울 은평구의 단독주택에 살았다. 한번인가 2년 아파트에 살아보았지만... 교통공단 교육원장인 막내동생... 동생부부는 맞벌이 부부다. 월급만으로도 편안한 삶을 살수있는 동생 녀석은... 한동안 증권투자로 많은 손해를 보고... 정신차린지 3년되더니 금방 일어섰다. 오십이 넘어서 철들었다고 모두 웃었다. 4형제중 막내아들이라 부모님 사랑을 가장 많이 받고 가장 많이 속을 태웠다. 속태운건... 증권투자로 식구들에게 피해를 주었다. 불똥이 나에게 까지 튀었으니... 이제는 잘 되었다.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 잘되가는 모습... 6남매 형제들 모두 모여 한바탕 웃었다. 오랜만에...박사교육까지 시켜준 부모님도 크게 웃으셨다. 어머니는 지금도 충청도 사투리 그대로다. “자그메 증권하지마” “글유~ 다신 안허게유~” “자그메 하지말란 말여” “글유~ 자그메 하지않으게유~” 사랑하는 6남매 자식을 마주하여 바라보는 부모님의 모습이 편안하신 것 같아 보기좋다. 붉은 단풍잎, 깊은 가을속에 핀... 우리 가족의 단란한 모습이다. 차 한 잔에 오십이 넘은 철없는 동생의 모습이 보인다. 어려서 나만 쫒아다니던 철부지 동생이... 똑같이 늙어간다. 문화부 공무원인 마흔 여섯 막내여동생도 내일 모래 오십이라며 웃었다. 삼섬바닷가에 내가 업고 놀러갔다가 내등에 오줌을 싸 혼나적이 있다. 그 오줌싸게가 오십이 다되간다니... 이제는 모두 가슴 시린 추억이 되버렸다. 우리는 성급한 노년일까? 과연, 그렇게 바쁘게 살아온 삶이 아름답다고나 해야 될지 아직도 정체를 모르겠다. 저녁 늦게 나온 동생집에서 변덕부린 날씨는 추웠다. 그동안 고생한 제수씨 손을 한참을 잡아보았다. 엇그제까지 정신못차리고 고생시킨 동생과 행복하게 살아줘 고맙다 했다. 한참을 손을 흔드는 동생부부를 보며 나도 이제 안심이 된다. “증권이여...안녕....” 내려오며 아내에게 말했다. “증권 안하는 내가 이쁘지?” “글유~” “작은집에 사는 우리가 좋지?” “글유~” “천안에 사는게 좋지?” “글유~자그메좀 좋지하지말유?” 2006. 11.12. 아침...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