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깊어간다.
소리없이 조용히..
가을이 깊어가며 밤은 길어지고...
어느새 추수도 끝나고 그 넓고 넓은 예산벌판의
황금물결도 사라졌다.
요란하던 콤바인 소리도 사라지고...
세월이 참 빠르다는걸 실감한다.
얼마 안있으면 눈이 오겠지.
눈이온 예산벌판을 보고싶다.
작년 눈이 많이 온날...
온통 하이얀 눈밭을 터벅 터벅 바싹 바싹 소리를 내며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겨울이 기다려진다.
깊어가는 이가을 나에게도 하나의 즐거움이 있다.
바로 퇴근시간...
해가짧아 6시만 되도 땅거미가 몰려온다.
온통 검은 색의 밤이 되면 날마다 나는 데이트 약속을
한다.
옛날의 처녀 총각들은 ...
물레방아간으로 오라는 신호를 뻐꾹이 소리로 데이트 약속을 했지만 요즘의 통신은 핸드폰...
<여보세요...>
<그래 나... 지금 막 출발이야.>
<알았어요...>
더이상 얘기가 필요없다.
아마 그녀도 그걸 신호로 깊은 가을 밤을 헤쳐 올 것이다.
시골의 캄캄한 밤은 참 깊고도 깊다.
깊은 계곡속으로 빠져들어가듯이 들길을 따라 걷는다.
처음 자전거로 출퇴근할때...
밤이 그렇게 캄캄한줄 몰랐다.
항상 가로등에 익숙했던 나는 하늘에 별이 있는줄도
잊고 살았는데...
하늘을 쳐다보면 별만 총총...그렇게 많은 별들이 떠
있었다.
앞을 보면 캄캄한 어둠 그하나 였다.
어려서 시골에서 살때 북두칠성이며 무슨자리...무슨자리 하며 별자리도 잘알았었는데 이제는 도대체 어디에 무슨 별자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후레쉬가 없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던 나였다.
큰후레쉬를 자전거에 꽁꽁 묶어 다니는데도 밤길에 익숙하지 않던 나는 앞이 안보였다.
너무 밝은데서만 몇십년 살아온 탓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후레쉬가 없앤지 몇년이 된것 같다.
후레쉬불로 2년여 다니다가 갑자기 밤이 밝아진 것이다.
후레쉬가 이제 어떻게 생겼는지 잊어간다.
시골사람이 되기까지 2년이 걸린셈...
아무리 어두운 밤이라도 혼자 예산 벌판을 잘도 간다.
<푸른하늘 으은하수~ 작은 쪽배에~>
때로는 노래도 부르고
별들과 풀벌레와 이야기도 나누고...
세상은 넓고 말할 상대는 많다.
갑자기 푸드득...철새가 개울에서 쉬다가 날라간다.
처음 얼마나 놀랐는지...가슴이 철렁했다.
이제는 철새에게 미안하다 소리친다.
<단잠깨워 미안하다>
동물과 얘기하고 풀벌레와 끝임없는 대화를 나눈다.
자연은 바로 가장 가까운 우리 이웃이다.
바로 시골길을 다니면서 느낀점이다.
복잡한 자동차 홍수속에서 살아온 내가 이런 풀벌레
들과 친구가 되어 노래하고 얘기하며 살다니...
깜짝 놀랄때도 있다.
이런 저런 생각 별의별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 바로
시골 밤길이다.
멀리 몇킬로 밖의 동네 가로등들이 보이는 불빛을
등대삼아 가는길...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모두 내친구가 된다.
달이라도 떠있는날은 정말로 기분이 요즘말로 짱이다.
달그림자를 쫓아 앞서거니 뒤서거니...바로 동심으로
돌아간다.
<~계수나무 하한나무 쪽배 인가요~>
가사가 맞든 안맞든 상관없다.
가사도 만들어가며 부르는 달밤의 노래...
한참이나 갔을까?
<떡배씨~이>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떡배...바로 그녀가 붙여준 별명이다.
유난히도 떡을 좋아하는 나...
어디를 가도 떡집앞을 그냥 못지난다.
다 나의 엄니 때문이다.
어려서 우리엄니는 떡을 자주 하셨다.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그래서 떡을 좋아한다.
장가 가려고 날짜 잡아놓고 새댁집에 갔을때...
신랑식탁에 형식적으로 떡을 한접시 올려서 나한데
갔다 놓았다.
그냥 형식적으로 떡을 올려놓는것이 예의라 생각했던 모양...
상을 물린후 부억에서 요란한 소리...
<원 시상에~ 이런일이>
새댁집에서 난리가 났다.
한접시의 떡이 사라진 것이다.
새댁집 식구들은 떡을 보아도 있는둥 없는둥 그대로
나왔는데 신랑 식탁이 부억으로 되돌아 왔을때 떡접시가 빈접시로 나와있는게 아닌가?
딸다섯을 시집보내면서 이런일은 처음 본다며...
온식구들이 떡보신랑이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었단다.
그래서 난 떡보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떡보옆에 떡순이가 하나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떡에 그녀도 중독이 되어 떡순이가 된 것이다.
아마도 그떡배보다 떡순이가 더 떡을 좋아한다고 봐야 할것이다.
그후로 예산에 내려온후...
떡배와 떡순이는 그래서 이 깊은 밤에 만나서 집으로 간다.
우연히 마중나온 가을밤이 그렇게 좋았는지
그다음날...또 그다음날도 그녀는 나온댄다.
가을 하늘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심어놓는다.
애들얘기...동창얘기...회사얘기...우리들의 이야기 밥상은 항상 메뉴가 바뀐다.
그리고 떡배씨와 떡순씨의 중요한 얘기는 역시...
다음에 어떤 떡을 해먹을 것인지 의논하면서...
<호박 꼿이떡을 요즘 못해먹었는데 다음에 호박떡 해먹자아~>
<검은 콩 넣고 만든떡이 얼매나 맛이다고...그떡 해먹자아~!>
소리없이 조용히..
가을이 깊어가며 밤은 길어지고...
어느새 추수도 끝나고 그 넓고 넓은 예산벌판의
황금물결도 사라졌다.
요란하던 콤바인 소리도 사라지고...
세월이 참 빠르다는걸 실감한다.
얼마 안있으면 눈이 오겠지.
눈이온 예산벌판을 보고싶다.
작년 눈이 많이 온날...
온통 하이얀 눈밭을 터벅 터벅 바싹 바싹 소리를 내며
걸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겨울이 기다려진다.
깊어가는 이가을 나에게도 하나의 즐거움이 있다.
바로 퇴근시간...
해가짧아 6시만 되도 땅거미가 몰려온다.
온통 검은 색의 밤이 되면 날마다 나는 데이트 약속을
한다.
옛날의 처녀 총각들은 ...
물레방아간으로 오라는 신호를 뻐꾹이 소리로 데이트 약속을 했지만 요즘의 통신은 핸드폰...
<여보세요...>
<그래 나... 지금 막 출발이야.>
<알았어요...>
더이상 얘기가 필요없다.
아마 그녀도 그걸 신호로 깊은 가을 밤을 헤쳐 올 것이다.
시골의 캄캄한 밤은 참 깊고도 깊다.
깊은 계곡속으로 빠져들어가듯이 들길을 따라 걷는다.
처음 자전거로 출퇴근할때...
밤이 그렇게 캄캄한줄 몰랐다.
항상 가로등에 익숙했던 나는 하늘에 별이 있는줄도
잊고 살았는데...
하늘을 쳐다보면 별만 총총...그렇게 많은 별들이 떠
있었다.
앞을 보면 캄캄한 어둠 그하나 였다.
어려서 시골에서 살때 북두칠성이며 무슨자리...무슨자리 하며 별자리도 잘알았었는데 이제는 도대체 어디에 무슨 별자리가 있는지 모르겠다.
후레쉬가 없이는 한발자국도 움직이지 못하던 나였다.
큰후레쉬를 자전거에 꽁꽁 묶어 다니는데도 밤길에 익숙하지 않던 나는 앞이 안보였다.
너무 밝은데서만 몇십년 살아온 탓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
후레쉬가 없앤지 몇년이 된것 같다.
후레쉬불로 2년여 다니다가 갑자기 밤이 밝아진 것이다.
후레쉬가 이제 어떻게 생겼는지 잊어간다.
시골사람이 되기까지 2년이 걸린셈...
아무리 어두운 밤이라도 혼자 예산 벌판을 잘도 간다.
<푸른하늘 으은하수~ 작은 쪽배에~>
때로는 노래도 부르고
별들과 풀벌레와 이야기도 나누고...
세상은 넓고 말할 상대는 많다.
갑자기 푸드득...철새가 개울에서 쉬다가 날라간다.
처음 얼마나 놀랐는지...가슴이 철렁했다.
이제는 철새에게 미안하다 소리친다.
<단잠깨워 미안하다>
동물과 얘기하고 풀벌레와 끝임없는 대화를 나눈다.
자연은 바로 가장 가까운 우리 이웃이다.
바로 시골길을 다니면서 느낀점이다.
복잡한 자동차 홍수속에서 살아온 내가 이런 풀벌레
들과 친구가 되어 노래하고 얘기하며 살다니...
깜짝 놀랄때도 있다.
이런 저런 생각 별의별 만감이 교차하는 순간이 바로
시골 밤길이다.
멀리 몇킬로 밖의 동네 가로등들이 보이는 불빛을
등대삼아 가는길...
하늘에 떠있는 별들이 모두 내친구가 된다.
달이라도 떠있는날은 정말로 기분이 요즘말로 짱이다.
달그림자를 쫓아 앞서거니 뒤서거니...바로 동심으로
돌아간다.
<~계수나무 하한나무 쪽배 인가요~>
가사가 맞든 안맞든 상관없다.
가사도 만들어가며 부르는 달밤의 노래...
한참이나 갔을까?
<떡배씨~이>
어디선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떡배...바로 그녀가 붙여준 별명이다.
유난히도 떡을 좋아하는 나...
어디를 가도 떡집앞을 그냥 못지난다.
다 나의 엄니 때문이다.
어려서 우리엄니는 떡을 자주 하셨다.
우리집 식구들은 모두 그래서 떡을 좋아한다.
장가 가려고 날짜 잡아놓고 새댁집에 갔을때...
신랑식탁에 형식적으로 떡을 한접시 올려서 나한데
갔다 놓았다.
그냥 형식적으로 떡을 올려놓는것이 예의라 생각했던 모양...
상을 물린후 부억에서 요란한 소리...
<원 시상에~ 이런일이>
새댁집에서 난리가 났다.
한접시의 떡이 사라진 것이다.
새댁집 식구들은 떡을 보아도 있는둥 없는둥 그대로
나왔는데 신랑 식탁이 부억으로 되돌아 왔을때 떡접시가 빈접시로 나와있는게 아닌가?
딸다섯을 시집보내면서 이런일은 처음 본다며...
온식구들이 떡보신랑이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었단다.
그래서 난 떡보가 되었다.
하지만 이제 그떡보옆에 떡순이가 하나 생겼다.
내가 좋아하는 떡에 그녀도 중독이 되어 떡순이가 된 것이다.
아마도 그떡배보다 떡순이가 더 떡을 좋아한다고 봐야 할것이다.
그후로 예산에 내려온후...
떡배와 떡순이는 그래서 이 깊은 밤에 만나서 집으로 간다.
우연히 마중나온 가을밤이 그렇게 좋았는지
그다음날...또 그다음날도 그녀는 나온댄다.
가을 하늘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심어놓는다.
애들얘기...동창얘기...회사얘기...우리들의 이야기 밥상은 항상 메뉴가 바뀐다.
그리고 떡배씨와 떡순씨의 중요한 얘기는 역시...
다음에 어떤 떡을 해먹을 것인지 의논하면서...
<호박 꼿이떡을 요즘 못해먹었는데 다음에 호박떡 해먹자아~>
<검은 콩 넣고 만든떡이 얼매나 맛이다고...그떡 해먹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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