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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토요일 등산을 하면서



    태조산 등산 눈발 휘날리는 초겨울 천안 태조산... 해는 서산에 기우는 오후 3시 주변의 산장 가든의 유리창엔 황금빛 노을이 기어들기 시작한다. 강아지가 주인 맞아 꼬리를 흔들듯 나는 주변친구들을 불러내어 보았다. 한친구는 서울에... 한친구는 해미에... 한친구는 목포에서 올라오고 있는중이다.

      이웃친구 부부... 목포에서 올라오는 친구 부인... 그리고 우리 부부는 태조산에 올랐다. 함박눈이라도 쏟아질듯하다가 햇볕이 나고 차가운 바람은 겨울이 왔음을 알린다.

        눈이 살짝 산길을 덮었다. 조심 조심 올라간다. 찬바람은 맵섭게 우리 얼굴을 때리고 가끔은 따끈한 아랫목이 생각나게 한다. 오늘 저녁은 거실에 화롯불 베치카가 있는 친구네 집에서 식사하기로 되어있다. 장작불이 타는 베치카 주변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싶다. 눈이 와서 일까? 일시적 착시 현상일까? 산행 가족들이 내가 인도하는 길로 발길을 옮겼는데... 가도 가도 우리가 목표한 지점이 안나온다.

          우리들은 뒤를 돌아보며 길을 잘못 들어선 걸 한참만에 알아챘다. 눈앞에 펼쳐진 소나무 속에 있는 풍경화... 산속의 길은 분명 사람을 헤메이게 하는 마술이 있는것 같다. 한 번 걸어 온 길을 다시 돌아온다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동네산 태조산을 눈에 심는다. 하얀눈속에 있는 낙엽들... 바람과 비와 시간 속에 썩어가는 낙엽이 우리의 육신과 다를게 없다고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우리도 이삼십년후...저렇게 변하지 않을까? 한줌의 흙에 불과한 우리 인간 육신... 그것도 모르고 천방지축 큰소리치는 우리들... 해가 짧아졌다. 어둠이 찾아온 친구네 거실에 뻬치카 장작불이 켜졌다. 은은한 불꽃의 아름다움이 퍼진다. 거실의 전등을 끄고 우리는 활활타는 장작불의 표현할 수없는 불빛의 미소를 보았다. 중년의 아름다운 삶의 모습... 추운 겨울날의 주말은 그렇게 지나갔다. 커피의 향과... 장작불의 불꽃으로 피어나면서... 2006. 12. 2. 일요일 아침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