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잃어버린 겨울... 』
어제는...
봄바람을 느끼는 날이었어.
분명 겨울은 아직
내 가슴에 남아 있는 것 같은데...
멀리보이는
포도 과수원 사이로
아지랑이와 닮은 수증기가
피어오르고
은행나무 가지 사이를 간질이는 건
분명 봄바람이다.
포도밭 밭고랑 사이에
작년에 나왔던
도마뱀 흔적이 보이는 것 같고
고운 햇살 들이마신 성거산
계곡의 얼음이 다 녹아내려
도랑으로 흘러 내린다.
우리집의 작은 텃밭에도
봄을 준비하고 있는 듯 하다.
언덕받이에 있는 딸기밭...
작년에 따서 만들어 놓은 딸기쨈을
지금까지 먹으며...
아내는 올해도 딸기쨈을 많이
만들자고 다짐하고 있지.
유난히도 봄같은 겨울을
보내며...
한낮에 뿌리는 태양빛이
가끔은 무서운 생각도 든다.
무서운 재양이 오는 전주곡인지...
겨울은 겨울답게 추워야 하는데...
봄이되면
따스한 햇살 따라
쉬어가는 구름다리를 건너리라.
힘겨운 삶을 산속에 묻어놓고
새로운 생명의 그림을 그리리라.
살아가며
추운 겨울도 있고
이렇게 봄같은 겨울을 보내는
날도 있으리라.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지 않고
순순히 받아드리자.
다시 태어날 새싹에
꽃으로 피어나는 아름다운
나무들이 있지 않은가?
시리도록 눈부신 봄 햇살에
놀라 창밖을 본다.
저 만치에서
2월의 중간이 지나며
하늘에서 가슴저린
그리움도 함께 간다.
몸이 그리 멀리 있지 않구나.
2007. 02. 11 일요일 아침/ 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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