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이를 보내며...
홍상아...
불러도 대답없는 이름...홍상이...
가끔 전화하며
내글이 좋다며 칭찬를 아끼지 않던 친구...
촌스런 내글의 열열팬 친구가 하나가
멀리 떠났다.
홍상이를 오랜만에 만난건...
정말 우연이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던 어느날
회사로 대학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랑 대학 졸업동기인 동창은
울산 현대차에 같이 근무하다가 울산 지방근무가
싫다고 올라와 한화그룹 자동차 부품 회사에
근무 하고 있었다.
나도 비슷한 동기로 울산에서 올라와
구로공단 타자기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친구 전화 하자마자...
너 초등학교 중학교 동창회는 왜 안나가나며
누군가를 전화 바꿔주는데....
그게 바로 홍상이었다.
대학동기랑 같은 직장에 근무하며
우연히 고향 얘기가 나오다가
해미가 고향인 동기가 있다고 하여
내이름을 말하니 초등,중학교 동창이 아닌가?
홍상이랑 졸업후 처음 반갑게 통화하며
몇일있다 중학교 동창회가 서울 퇴계로에서
있다며 그때 얼굴이나 보자는 거였다.
그때부터 중학교 동창회에 나가기 시작하고
몇 년있다 예산으로 내려오며 초등학교
동창회에 나가기 시작하였다.
중학동창회와 첫인연을 맺게해준게
홍상이었다.
그후....
예산에 내려와 홍상이가 아산 둔포 공장에
근무할 때 난 지나갈때마다 대학 동기와
홍상이를 만나 차 한잔 마시며 옛이야기를
하곤 했다.
외환위기가 찾아오고
한화구룹이 어려워지자 홍상이 회사는
외국인 회사로 넘어가게 되었다.
어느날인가 홍상이게서 전화가 왔다.
시간 있으며 회사로 당장 놀러오라는
것이었다.
무슨일인가 하며 둔포에 있는 홍상이
회사로 달려갔다.
응접실에 커피 한잔 마주하며 둔포 벌판을
바라 보았다.
몇마디 회사이야기 하다가...
녀석은 머뭇거리며 이달말에 명퇴를 한다고
하였다.
외국인 회사로 되면서 인원감축의 대상이
된 것이었다.
중소기업으로 갈곳을 마련해 놓았다면서
경인지역으로 올라가니 자주 못만날 것
같다며 서운해 하였다.
그리곤 소식이 뜸하더니...
잘 나오던 동창회도 잘 안나오고
다니던 중소기업도 그만두었다는 소식이
들렸다.
회사를 그만두고 꽃집을 개업한다하여
부천에 가보았다.
그리고 그 꽃집도 그만두고 다른 사업을
한다는 소식이 들렸는데....
예산에 있는 나에게 전화가 왔다.
사업구상 때문에 천안에 내려가는데
천안에서 만나자는 것이었다.
대관절 얼마나 좋은 사업구상이길래
꼭 날 만나야 한다는 것일까?
그날 중요한 약속도 취소하고 천안으로
달려갔다. 약속장소에 가니 그녀석은
없고 다단계 판매 홍보장소로 십여명이
앉아있었다.
홍상이에게 전화를 하니 30분후면
도착하니 조금만 기다려 만나자고 하였지만
난 실망하여 다른일로 예산으로 가야겠다고
그냥 돌아와 버렸다.
그후로 녀석과 서먹한 관계가 되면서
전화 연락도 별로 안하게 되었다.
그저 친구들에게 소식을 물어보면 중국에
가서 사업을 한다고 하고...
사업에 실패하여 중국으로 갔다고 하고...
외환위기로 명퇴를 한 퇴직자가 살길찾아
이것 저것 해본다고 시도해보고
사업에 실패한 대표적인 게이스가 홍상이
아닌가 생각한다.
작년부턴가 동창회에 다시 나타난 홍상이...
카페도 가입하고 내글을 읽으며
가끔 전화를 하며 동창회 모임...친구들
소식을 물어보던 홍상이...
앞으로 전화도 안오고 못만나는게 사실일까?
믿어지질 않는다.
성격이 나랑 비슷한 점이 많고 그동안
다니던 회사 업무도 같은 업종이라 잘
통하던 친구중 한명이었던 홍상이...
지난 12월 초등 망년회가 마지막 만남
이었던 것 같다.
그날도 몇 번이나 나랑 통화하며 대중
교통으로 삽교천까지 내려왔다.
앞으로 자주 만나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할 것 같았는데....
제대로 따뜻한 밥한끼 같이 못하고 보낸게
정말 서운하다.
장례식장에서 범상이 에게서 전화를 받으며
대성 통곡하는 범상이 울음소리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떨어졌다.
왜 그렇게 빨리 가야만 하나?
아직도 세상의 할 일이 많이 남아있는데...
홍상아...
잘가거라.
모든 사람들 자기들만의 삶이 있을거다.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낼때인데
네가 사라진 가정이 얼마나 힘들까?
네 울타리 안에서 살던 네식구를 남겨놓고
사라지다니....
네가 남겨논 온기속에 잘 살거라
생각하고 안심하고 떠나거라.
네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
외환위기의 어려운 시기에 닥쳐온
힘든삶을 헤쳐가기가 힘들었던것 같다.
이제는 얼었던 네 삶의 얼음이
조금씩 녹아 내리는 느낌이었는데....
따뜻한 봄이 와서 새로운 싹이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에...
모든 친구들이 할말을 잃었지.
새로운 세상에 가서 네가족이 잘되는 걸
지켜보거라.
네가 당한 이 시련이 누구에게나
닥칠 불행의 예고편인지도 모른다.
인간은 자기에게만은 좋은 일만 있을거라
믿는 어리석음을 품고 사는 동물이란걸
모르는 것 같다.
언제나 네가족이 너없이도 기쁘고 지혜롭게
살아가길 기도한다.
언제나...언제나 언제나 네가 기억에
사라질때까지....
2007.02.16 저녁..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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