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동창 5명 우리집에 오다
어제...
회사에서 일찍 끝내고 집으로 왔다.
사실, 홍상이 발인일이 하루 일찍 하지 않았음
장례식장으로 달려 가서 밤샘하며 녀석을 보내려
하였는데... 구정연휴가 겹치다보니 하루 당긴 것 같다.
아직도 믿어지지 않는 홍상이 죽음...
왜 그렇게 일찍 가야만 하나?
뭐가 그리 세상 살이가 재미없었던가?
분명 떠날 나이가 아닌데...그녀석은 가버렸다.
고북 용암리 장지에 묻히는 것도 못보고
집으로 와있는데...
희상이 전화가 왔다.
밤새 홍상이 곁에 있다가 영구차로 고북까지 가서
마지막 가는길을 보고 기본이랑 천안에
온김에 우리집에 들린다는 것이었다.
“그래...잘왔다. 꼭 들리거라”
건물을 신축한지 4년이 넘어가는데
고향지역 친구들은 초대해서 집들이를 한적있어
우리집에 와봤는데 서울지역 친구들에게는
항상 미안한 맘을 품고 살고 있다.
학생들 상대로 임대하는 건물이다보니
살림집이 넓지 못하여 친구들 초대하기가
부끄럽지만... 사람 사는게 똑같지 않을까?
넓은집이나 좁은집이나...
김희상,한형우,문기승,최조홍, 한기본
5명이 우리집에 왔다.
거실에서 차한잔 마시고...
갑자기 초등학교 앨범을 찾는다.
앨범을 가지고 있는 친구가 별로 없다.
졸업한지 40년 넘었다.
이리 저리 사진을 보며 한명 한명
출석을 부르듯 기억을 되살리는 친구들...
특히 홍상이 사진을 유난히도 살피는 친구들...
앞으로 한명 한명 떠나겠지
홍상처럼 예고없이 떠날수도 있겠고...
어릴적 사진에 목마른 친구들을 보니
다음 모임에
앨범에 나온 단체사진을 크게 뽑아
한 장씩 돌려야 겠다.
우리친구들
이세상에
나와 함께 동행하는 동안..
얼마큼의 시간이 될지 모르지만
항상 즐겁고 행복한 순간이 되었음 좋겠다.
우리친구들...
고향 내음... 어릴적 젓내나는 내음...
코흘리개 맑은 어린 동심의 세계에서
항상 지낼 수 있었음 좋겠다.
우리친구들...
만날때마다 그리움으로 가득한
웃음꽃 향기로 항상 그 자리에서
건강한 모습으로 만났으면 좋겠다.
가장 오래 살 것 같았던
멋있는 친구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니 허무 하기가 그지없어
술에 취해있는 친구들의 한숨소리
속에 옛 생각에 빠져보았다.
저녁 약속시간이 있어 식사도 대접
못하고 5명의 코흘리개 친구들을
두정역으로 태워 보냈다.
언제든...천안오면 연락해라.
그리운 친구들아...
내가 시간만 되면 함께 하마....
그러고보니...얼마전에
홍상이가 천안을 지나간다며
전화를 했는데...
이제는...전화가 없을까?
정말 없을까?
그녀석의 전화를 그래도 기다려야 겠다.
혹시....혹...전화 할지도 모르잖아...
영로야...나...홍상이야
나 천안에 내려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