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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동창 이야기

영미 시집가던날...

    영미 시집가는날

    날짜: 2006.12.20
    성현야!
    지난 일요일...
    차거운 겨울바람...하얀눈이 온세상을 덮은날이었지.
    네딸 시집보내는날...
    난 천안에서 전철에 몸을 실었지.
    그날따라 전철은 왜그리도 춥고 싸늘한지
    가슴까지 차거운 바람이 스며들고 있었어.
    혼자 눈쌓인 세상을 바라보았지.
    딸 시집보내는날 너~~ 정말 서운했었지.
    내게는 참으로 많이 서운하고 아픈마음 이었을거야.
    한편으론 믿음직한 사위모습에 행복했겠지.
    부부 둘이 앉아 있는 수줍은 모습에  
    아무런 내색 하지 않더구나.
    펑펑 우는 네모습이 보고 싶었거든.
    네딸과 함께 했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가슴속에 삭이는 너를 보면서 네 가슴은 
    무엇으로 가득차 있을까 생각했단다.
    
    삶이란게...
    참 가치란 무엇일까?
    결혼하여 자식낳아 시집 장가보내고
    가정을 꾸리는 모습을 행복하게 바라보는 그런 모습 일까?
    
    참 하고 가치있는 사람....
    김성현... 그런 사람을 두고 말하는거란 생각을 가끔한다.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성현이의 삶에 나타난 딸녀석...
    어쩜...그렇게도 착하게 키웠을까?
    내 삶에 가끔은 의문을 가져본다.
    아비를 대신해 친구 결혼식에 참석하며
    내게 꼭 전화를 하던 영미...
    “저~~ 김자 성자 현자 딸 영미에요.”
    “누구라고...???”
    “홍성 구항사는 김자 성자 현자 딸이에요”“아~~ 성현이...그래...”
    그런딸이 세상이 어디있을까?
    부모대신해서 결혼식을 참석해주는 딸...
    과연 내딸에게 그런 부탁을 하면 들어줄까?
    그런 의문을 항상 달고 나는 지금도 살고 있다.
    
    성현아!
    인생에서 가장 큰 재산은 좋은 자식을 갖는 것이지.
    넌...무엇보다도 참 좋은 자식을 가졌고 교육을 잘 가르쳤다.
    다른것보다 부모맘을 알고 행동하는것 그것이 다른 어느교육보다
    소중한 교욱이 아닐까? 
    분명 네딸은 늘...바른곳을 선택할거다.
    네가 원하는 그길을 말이다.
    
    딸하나를 시집보내고
    지금쯤 너는 무얼 생각할까 궁금하다.
    네가 키운
    소중한 딸을 사위에게 넘기고 말이다.
    너에게는 많은 자식들이 곁에있지
    세상에서 가장 많은 자식을 받아내고
    길러서 세상에 내보내는 일을 하는 너...
    그런일을 하기에 자식도 잘 키우는 것 같다.
    한우 축산업을 하는 너에게...
    알고 싶은것 물어보고 싶은것 참 많았었지.
    나도 어려서부터 동물 기르기를 좋아하고
    언젠간 한번 소도 길러보고 싶었거든...
    예산 살 때...소대신 토끼를 몇십마리
    닭 오리를 길러보았지.
    
    성현아!
    네 딸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살거다.
    어려서부터 어린 송아지를 보며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모습을 많이 본 네딸...
    자동차 소음보다...
    송아지의 음메~소리를 들으며 큰 네딸...
    분명...
    큰 네딸도 자식을 낳아 소중히 키울거야.
    자연의 순리를 거역하지 않는 삶의 원리대로 말이다.
    
    성현아....
    이젠........많이 편안해졌지.
    전에 만나면 네딸이 시집을 안가서
    많이도 걱정하더만...
    그렇게 믿음직스런 신랑감을 만나기위해
    기다리게 한거야.
    여태까지 수많은 결혼식에 가봤지만
    그렇게 잘생기고 건강한 신랑...
    무엇보다도 잘 어울리는 한쌍이었다.
    
    친구들아!
    이젠 아름다운 미래... 좋은마음만 담고 살자.
    .
    첫눈도 내리고 제법 겨울 깊어가는데 
    네딸 부부가 한복입고 인사하러 가는 홍성 구항
    내현리 길이 보이는구나.
    
    너처럼...나도 소중한 날이 있겠지 하며
    그렇게 나혼자 소중한 마음 담아본다.
    2006년 12월 20일 저녁 천안/영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