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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일요일 아침...예산군민 걷기대회를 마치고

새벽 6시...
아직도 밖은 캄캄한 밤이다.
집사람이 일찍 일어나라고 성화다.
분기별로 한번씩 있는 걷기대회...
군청에서 주관하는 이행사는 예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하여 예산읍내를 한바퀴돌아 다시 출발지로
도착하는 5 킬로 정도의 거리를 걷는행사...
끝나면 경품추첨이 있다.

집사람은 걷기가 좋은지 아니면 경품이 좋은지 걷기대회가 있다니 몇일전부터 꼭간다도 일러둔다.
다른 스케줄 잡지 말라는 경고다.
아마도 꿩먹고 알먹고 가 아닌가 싶다.
나는 회사로 걸어서 몇킬로 씩 걷는사람이고 그녀도
봉대미산을 오전에 한바퀴씩 돌고 온다.
어차피 하루에 몇킬로씩 걷는게 일과인 우리부부...
걷고 상품도 준다니 얼마나 좋은고...

<그래 가자. 자기가 좋다고 하는데 못갈데가 어디있나?>
눈을 부비고 일어나 새벽공기 마시며 예산초등학교 까지 걸었다.
그곳까지도 3킬로는 넉히 될거다.
음악소리가 들린다.
에어로빅 강사가 불빛에서 시범을 보이며 따라하며 체조를 하는사이 서서히 동녘해가 올라온다.
군수가 인사하고 옛날 달리기 시합할때 쏘는 권총소리에 맞춰 걷기 시작한다.

시골읍내길... 아침이라 차들이 별로 없지만 지나가는 차의 매연냄새 정말 싫다.
차라리 산으로 했더라면...그좋은 금오산을 뒤에 놔두고 이런 읍내길을 택했을까?
예산읍내...
다른 곳과 특이한게 벌판에 도시가 생긴게 아니라 산계곡을 따라 도시가 생겼다.
아마도 예산이 발전을 못한게 바로 이런 도시형태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옆으로 퍼져갈데가 없다.
우선 도로가 좁다.
4차선도로 하나없는 예산읍...
산으로 포위된 예산읍내...그곳을 한바퀴 도는데 50분
걸렸다.

초등학교에는 벌써 한바퀴돌고 경품추첨을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 .
애들이 많이도 왔다. 아마도 반은 어린이들인것 같다.
잠자는 애들을 깨우느라 부모들도 힘들었을걸...
워낙 이런 행사가 없는 시골읍내라 경품이라면 너도 나도 참석한다.

집사람이 앞으로 가자고 한다.
지난번 추첨때...
번호를 부르기는 불렀는데 체면때문에 울타리 근처 멀리있다가 쫓아가니 이미 늣었다.
없는줄 알고 다른 번호를 불러 이미 다른사람이 나와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추첨하는 앞에 장사진을 치자는 작전이다.
당첨자 부르는 곳 코앞에서 기다리는 집사람...
꼭 어린애같다. 어린내들 옆에 똑같이 서있다.
체면이고 인정사정 볼것없이 경품에 정신팔린 아줌마다.
최고의 경품은 자전거...
야외용 가스렌지,믹서기,그릇셋트 그런것들이 경품이다.
군수,군의원 유지급이 나와 추첨을 하고...
집사람이 그렇게 바라던 경품은 오늘도 허공으로 날아갔다.

시골의 경품잔치...
남들이 타고 자기는 못타더래도 재미있어 하는모습...
보기좋다.
순박한 시골사람들이라 조그만 그런 경품도 기뻐 박수치고 잔치집 같다.

<다음번 부터는 걷기만 하고 바로 들어오자...>
<안돼...다음에도 꼭 기다릴거야>
<걸으면 �잖아유~ 그것으로 만족혀>
<당첨되기 기다리는 짜릿함이 얼매나 좋다고 그걸 포기한다고...안돼>
다음번에도 꼭 가야 할것 같다.
경품에 눈이 먼 우리 마나님...다음번 걷기대회 또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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