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
벌써 가을의 끝자락에 서있는것 같다.
아니...입동이 지났으니 겨울로 들어선지도 모르겠고....
11월 10일 토요일 교식이 딸 결혼식이 있어
서울 여의도에 올라갔지.
회사일이 12시반에 끝나는데 전철 급행시간에 맞춰
조금 일찍 나와 용산행에 서둘러 올라탓단다.
30분정도 늦은시간에
식장에 가니....
신랑이 태권도 시범을 보이는더구나.
정말로 싱싱한(?) 얼굴과 젊음이 넘치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
곁에 있는 신부의 모습도 아름답고....
교식이와 교식이 아내를 반반씩 닮은 모습이었어.
딸이 온화하고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더구나.
너처럼 말이다.
잘키워서.... 좋은 신랑을 만나 함박웃음을 지으며 시집간다.
결혼식 끝나고 식당에서도 신혼부부의 소개시간이
있을때 둘이 뽀뽀하는 시간이 있었는데...
다정히 서로 입술을 대는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였다.
교식아....축하한다.
교식이랑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같이 다녔지.
9년동안 같은 등교길을 걸으면서
책가방을 메고 수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언암에서 해미까지 같이 학교길을 다니것 같다.
아버님이 한국전쟁에 나가서 돌아가시고 홀로 남으신
어머님 밑에서 자라고 있다는 것을 어린시절부터
알고 있었지.
중학교 다닐때 가끔 교식이 엄마를 해미장에서 만나
같이 언암학교까지 걸어오곤 했던 기억이 난다.
교식이는 엄마얼굴을 많이 닮았다 생각하면서....
항상 웃고 다니는 교식이랑 등교 하교길을 같이했다.
교식이의 성격은 그때도 맑고 밝았어.
아버지가 안계시다는 표가 안날정도로 명랑하게
친구들과 어울리며 형과 같이 학교에 다니던 교식이...
서울에 있는 전기공고에 진학한건 알았는데...
그후 서로 연락이 안되었지.
기억에도 없는 결혼을 했다고 하더니....
애를 낳아 그자식을 결혼시킨날이 바로 어제였지.
여의도의 거리도 가로수의 곱게 물든 단풍잎이 쌀쌀한
초겨울 바람에 뚝뚝 떨어지더구나.
우리 사람의 몸도 한계절의 나뭇잎처럼....
긴 세월 모진 풍파에 하나씩 버리고 사는 것 같다.
아름다운 단풍잎이 힘없이 바람에 휘날리는 모습을
보며 인간의 삶도 젊음이 사라지면 쓸쓸히
이곳저곳이 아파오며 차가운 바람에 가로수가
흔들리듯 우리몸도 힘이 없어졌다.
난 뒷풀이 시간을 갖기위해 여의도 이곳 저곳
돌아다니느라 한참을 헤메었는데....
간신히 찾은곳은 바로 예식장 윗층에 있는
단란주점 이었지.
아름다운 삶을 살아온 중년의 친구들을 보았어.
오랜세월 살아오며 어릴적 추억이 잊혀가는 친구들....
경오같은 경우는 우리집 앞마당 앞으로 학교를 다니며
어린시절을 다보낸 친구인데....
우리집이 어디라고 설명해도 기억을 되살리지 못하더구나.
그만큼 세월이 너무 흘러버린게 틀림없다.
노래방 모임에 가면....
항상 석선이가 주연이 된다.
나머지 친구들은 조연이 되고....
석선이 성격이 명랑한게 너무 좋다.
살아가는데 가장 좋은 무기는 명랑한 성격을 갖는 것이다.
수북이 쌓인 은행잎처럼 초등친구들은
수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 추억들이 바람에 흩날리고 이리저리 치이고
사라져 상실의 기억속으로 사라지기도 하면서....
어렴풋이 되살려지는 추억에 웃기도 한다.
이런 초등모임때 조금씩 되살려지는 추억으로 말이다.
어릴때의 버릇이 지금도 나오는 것을 보면
세 살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말이 틀린말이 아니다.
나...시골뜨기 영로는
그동안 우리는 시골에서 태어나
꿈을 꾸면서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지.
언암리 단지봉에서 꾸었던 꿈에 삶에 가치를 두고 지금까지
살아왔다.
때로는 살아오며 꿈과 희망을 수정하면서
그꿈을 이루기위해 무던히 노력했다.
그게 우리들의 삶이며 인생살이가 아니었을까?
그동안 지천명의 세월을 살아오며 현실적 생활에
정신없이 부딪히면서 소박한 꿈으로 변했다.
이제는 건강하고 바다가 보이는 곳에 전원주택
하나짓고 텃밭이나 가꾸며서 사는것....
그것마저 못이룬다면 내삶이 초라해질 것 같다.
친구들아...
가장 중요한 건강이나 지키며 명랑하게
오늘하루가 마지막이라 생각하며 행복하게 지내자.
초등친구들은 12월1일 안면도 망년회때 보자구나.
2007년 11월 11일 일요일저녁 천안/영로
초등동창 이야기
교식이 딸 결혼식에 다녀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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