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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눈속의 천안 태조산에 오르다.

눈속에 묻힌 태조산에 오르다. 눈이 왔다. 온 세상이 하얗다. 어제 저녁때부터 밤새 천안지역에 내렸다. 눈구름 회색의 구름이 토요일 오후부터 천안하늘에 나타나더니 하얀눈을 밤새 뿌렸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오전 일찍 천안의 태조산의 설경 자락을 보기위해 아내와 같이 집을 떠났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태조산은 집에서 걸어 갈수 있는 산으로 우리집 앞산이다. 고속도로 톨게이트 앞을 지나 고속도로 보도통로를 지나면 태조산 등산길이 시작된다. 언덕부터 눈길로 미끄럽고 하늘에서는 함박눈이 떨어진다. 쉬지않고 미끄러운 언덕길을 조심조심 올라갔다. 가끔 나무에서 떨어지는 눈보라를 맞으며 설경을 즐기니 힘들줄 모르겠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태조산 등산로는 천안시민이 가장 많이 들리는 산으로 시에서도 등산로를 잘 정비해 놓았다. 곳곳에 정자와 쉼터 벤치가 있어 잠시 지친 몸을 쉬었다가기에 좋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언덕길을 오르는데 연세가 70 가까이 되신 노인이 삽으로 미끄러운 등산로에 흙을 뿌리고 계셨다. 역시 어디지역에 가든지 보수없이 자기 희생을 하면서 봉사하는 분들을 본다. 지나면서 인사를 했다. “수고 많으시네요.”아마도 몇시간 동안 눈을 맞으며 삽질을 계속하시는 노인분을 보면서 진정한 이세상의 지도자가 아닌가 생각했다. 입으로만 희생과 봉사를 강조하는 사람에 비해 행동으로 보여주는 그런분이 최고의 지도자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태조산 능선을 따라 가장 긴코스로 눈길을 걸었다.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아이젠을 차고 올랐지만 우리 부부는 등산화 그대로 산길을 걸었다. 겨울산 산길에서 아이젠은 필수품이지만 우리부부는 등산화하나로 오르곤 한다. 조금은 무모한 산행이지만 몇 번 시도한 눈길산행에 자신감의 표현일까? 집에 몇 개나 있지만 무겁고 불편해 새로운 것을 사두어야 겠다고 아내는 말한다. 안전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하는 산행을 해야 하므로....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때로는 추운 눈보라가 몰아치기도 한다. 맑았던 하늘이 컴컴해지며 함박눈이 내리기도 하는 악천후의 겨울산행이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원본을 보실 수 있습니다. 눈길 언덕길을 조심해서 손을 잡고 내려왔다. 4시간 가까이 태조산 능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눈으로 비쳐진 세상을 즐기면서 일요일의 하루가 짧게만 느껴진다. 내일이면 정해(丁亥)년이 가고 무자(戊子)년 새해 아침이 온다. 지난해의 모든 시련,아픔,고통을 묻어버리고 새출하라고 하늘에서 하얀눈으로 천안을 덮었다. 눈은 종착역으로 달리는 정해년 이 모습 그대로 남기기 싫어했나보다. 다 묻어버리고 새출발 하라는 신호가 아닐런지.... 땅속에 있는 만물들은 새 순 내밀려는 안부를 잠시 미뤄야 할 것 같다. 눈이불을 뒤집어쓰고 땅속에서 바쁜맘을 가라앉히고 깊은 잠에 빠져든다. 세상의 식물들이 잠시 성장을 멈추고 쉬는 계절... 우리도 하루하루 살아오면서 잠시 쉬었다가야 하지않을까? 연말이 되어 한해의 마지막날이면 많은 사람들이 바다의 지평선에서 힘찬 일출을 보려고 동해로 향한다. 가족들과 연인과 함께 한없이 가슴설레인 마음에 동쪽바다에서 떠오르는 태양앞에 새해의 소원을 비는 모습... 작년연말에 친구들과 동해안 여행에서 경험을 해보았다. 그런대로 의미있는 행사가 아닌가 생각이 되면서 구름사이에 나타나는 햇님에 실망도 하였지만 기도하는 마음이야 변함이 없었다. 오늘은 눈길을 걸으며 새해를 맞는 행사를 한 것처럼 느껴진다. 저먼 은빛 눈바다로부터 새해가 오고있다. 무자(戊子)년이여... 어서 모두의 곁으로 다가와 새로운 희망이 넘실대도록 해주옵소서.... 2007. 12. 30. 일요일 저녁... 천안/영로

        - Luciano Pavarott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