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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서울우면동 생활

회사 연수교육가서 만난 사람들...

작성년도: 1996년 올렸던 곳: PC통신 하이텔 베스트5 제목: 회사 연수교육가서 만난 사람들... 안녕하세요. 일주일동안 회사 간부교육 연수를 다녀온 이영로입니다. 연수교육을 일년에 한번 정도 다녀옵니다. 회사생활 하다보면 일년에 한번쯤 똑같은 회사생활에서 벗어나 교육 다녀볼만 합니다. 지금까지의 반복적인 생활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활을 접해볼수 있고 무엇보다도 낮선 사람을 만나서 얘기를 나눌수 있다는 건 더없이 즐 거운 일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마누라 잔소리를 피해서 살수있는 유일한 피난처 이기도 하 고요.[요부분은 집사람이 보면 안되는데...] 하지만 저녁에 잠자리에 들때면 외롭기는 하대요.[이러면 집사람 맘이 플어질려나] [사실 집사람에게 전화하니 내가없는 밤에는 제대로 잠도 못자는 가련 한 여인이라고 하던데...] 그래서 일주일동안 있으면서 저녁식사후 잔디밭에 앉아 혹은 방에 앉아 맥주한잔씩 마시면서 세상이 야기를 하면서 들은 방친구 이야기를 늘어 놀까 합니다. 네명이 한방 동료들 [영어로 룸메이트라면 간단하지만 좋은 우리 말을 쓰려고 ...사실 제형님이 한글운동하시거랑요] 인데 그사람들 이 야기를 하고 모자른 두명도 교육받은 그곳에서 어떻게 조달해 보겠읍 니다. 1.인천의 S과장 30대 후반의 이양반은 최초로 그곳에서 만난 사람으로 방을 배정받고 내짐을 정리하고 있을즈음 들어와 인사를 나눴다. "7개월동안 병원에 있다가 두달간 요양하고 회사나가니 교육가라고 해 서 들어 왔읍니다. 새로운 부서로 전보되어 업무도 배울겸 해서 들어 왔어요." 저녁에 들어본 이양반의 최근 인생 경험담 정확히 9개월전 그는 그가 가지고 있는 승용차로 교차로에서 좌회전을 하려고 천천히 돌아가는 순간 과속으로 달려오던 버스에 받쳐 정신을 잃고 보름만에 정신을 차려보니 병원이었댄다. 그런 자신의 신세를 깨닫는 순간 눈에는 소리없는 눈물이 병원의베게를 매일 적시는 날이 게속 되었습니다. 매일 손수건을 꺼내는 아내는 남편이 생명만 부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 하다며 자기가 삶의 용 기를 잃지않도록 계속 노력 해준 덕분에 그도 다시 한번 살아보겠다고 힘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사람의 운명이 이렇게도 쉽게 변하는 구나를 느꼈답니다. 그동안 그는 시골에서 태어나 그저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 최선을 다한 그의 생활, 군대생활을 더한 20 년을 한직장에서 근무하면서 고등학교뿐인 학력을 성실함 하나로 일한 덕에 과장까지 승진하며 살아온 그는 결혼도 일찍하여 중학생인 아들 하나를 키우며 마누라와 그럭저럭 행복한 생활을 해왔는데.... 그에게 남은 것은 교통사고 후휴증으로 받은 1억이 조금 넘는 돈과 약 해진 육체 그리고 직장에서의 전보발령이었습니다. 사고전 90킬로 몸무게가 60킬로로 줄어들고 좋아하던 밤낚시를 즐길수 없는 허약한 육체가 바로 현실이었습니다. 내가 그에게 해줄수 있는 말은 이것뿐이었습니다. "용기를 잃지말고 열심히 살아가야 합니다. 새로 태어났다고 생각하고 매일 편한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2.부산의 J 대리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근무하는 그는 30대 초반의 활력이 넘 치는 X세대의 사원이었습니다. 국민학교 교사인 집사람과 아들하나를 낳아 처가에서 거의 키워주며 두 사람은 열심히 저축하여 부산에 30평정도의 아파트도 마련했다며 그저 회사일에 정신없이 매달리다 보면 뒷골이 땡낀다면서 마음편한 직업을 찾고 싶어했습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의 애로사항을 다음과 같이 표현할땐 나도 똑같은 생각을 하였습니다. "100PPM [PARTS PER MILLION]운동하라하여 이래저래 힘들게 노력해놓으 면 원가절감이 �낮으니 대기업인 H자동차회사는 가격을 내리랜다. 그래서 가격을 안내릴수 없고 자기네들은 노사분규로 문제생기면 급료만 자기네들 종업원 올려놓고 그 부담은 납품하는 중소기업이 떠맡으니 어디 중소기업에서 근무할 기 분이 나겠어요? 정말 죽을 지경입니다" [참고;100PPM이란 백만개중에 불량품 100개란 뜻임] 3.춘천의 Y 공장장 30대 중반의 나이에 화장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공장장의 책임을 맡고 있는 그는 사장과 잘아는 친인척사이로 느꼈졌다. 대기업에 OEM으로 화장품을 납품한댄다. [참고 OEM이란 주문자 상표생산] 회사에 책임을 갖고있어서인지 자사의 선전과 의욕이 대단함을 느꼈다. 그리고 화장품에 대한 그의 의견 "여성들이 많이 사용하는 화장품에는 여러가지의 색소와 화합으로 이뤄 집니다. 그래서 사람마다 각각 특색있는 화장품을 써야합니다. 외제 화 장품이라서 좋은 건 절대아닙니다. 오히려 잘못쓰면 부작용이 와서 고생 많이 하게되죠. 그리고 한가지 특색있는 이야기를 한다면 고등학생들 을 처음 화장품 접할때 무슨 화장품을 쓰느냐가 매우 중요합니다." "무슨얘기냐하면 고등학교때 처음쓴 화장품이 평생 그화장품을 쓰게 만 듭니다. 피부란게 묘해서 한번 접한 화장품을 고등학생들의 연한 피부 에 몇일 바르다 보면 그화장품에 맞도록 피부성질이 변하게 됩니다. 처음 그화장품 외에는 다른 화장품을 쓰게되면 그때부터 부작용이 생 기게 됩니다. 그래서 화장품 을 처음 쓰게되는 고등학생들이 대부분 엄마화장품을 몰래 쓰다보면 엄 마가 쓰는 화장품외에는 부작용이 생기게 되어 있읍니다. 그리고 화장 품의 제조과정을 잘아는 사람은 화장품을 안씁니다." 그때서 내의문이 한가지 풀렸습니다. 화장을 안하는 여의사를 나는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의학적 관점에서 보면 화장을 전혀 안하는게 오히려 피부를 보호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화장에 아직 입문하지 않은 숙녀 초년생들 참고 하세요. 4.경주의 B과장 우리교육받을때 학생장인 그는 30대 초반으 젊은 사원 패기가 만만한 그는 지방의 자동차 부품업체에 근무합니다. 5일 교육받는 동안 그의 역할은 교수가 들어오면 차렷 경레 하는것과 이것 저것 전달사항 전해주는게 그의 임무이지요. 한번 체육시간을 갖고 잔디밭구장에서 오랜만에 뛰어본 우리는 한번 더 그맛을 보고 싶어 다음날 오후시간 한시간을 빼 축구한번 더 차기 로 하고 교수 꼬시기 작전에 들어갔습니다. 한교수가 4시간 연속하기 때문 에 한시간만 빼보기로하고 계속 음료수 가장좋은것을 수업시작전 갖다 놓으면서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한번 해보기로 한다는 교수의 긍정적인 얘기를 듣고 모두 어린아이처럼 와~하고 박수를 쳐댔습니다. 역시 교육받는 사람은 나이가 40을 먹었건 50을 먹었건 얘들처럼 되 는걸 느꼈습니다. 단숨에 일금 5000원씩 걷어 분단별 2개팀 11명씩 딱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잠실운동장보다도 잔디를 잘까꾼 운동장에서 40분간 몸사려가며 뛰어 보았습니다. 운동을 안하다 해보니 나도 이제 20대의 힘이 철철 넘치는 상대에게는 몇걸음도 못쫓아 가겠더군요. 조기축구회라도 꼭 해야지 하는 마음 입니다. 5.일본의 나가무라 계장 교육가서 또 일본사람들과 대담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일본말 할줄아는사람을 찾아 가보니 그곳을 방문해온 일본회사원 10여 명과 마주 앉아 그들과 각회사의 여려가지 문제를 대담하는 자리였읍 니다. 나와 마주 앉은 나가무라 계장은 50대 초반의 남자인데 아직 계장이더군요. 규모는 우리회사정도의 회사인데 역시 그들은 한번들어 간 직장이 평생직장 입니다. 싫으나 좋으나 완전히 정년퇴직때까지 그 회사에 근무하는게 그들의 생리입니다. 미리 자기가 할말을 노트에 다기록해서 가지고 온 그의 준비성에 참 꼼꼼한 친구란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 처음 방문해본 그의 한국 첫인상은 "자동차가 참 많이 정체 됩니다. 한국의 운전사들의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모습은 정말 위험 천만 이더군요. 사고가 안나는지 모르겠어 요. 정체안되는곳은 왜그리들 빨리 달리는지 조금 이해가 안됩니다. 그리고 건물들이 일본에 비해서 새건물이 많읍니다.한국이 일본보다 잘사는 것 아닙니까?" 역시 한국의 자동차 붐과 운전습관을 꼬집을때는 조금은 부끄러웠읍 니다. 그리고 너희는 무역적자가 그렇게 많은데 무슨 건물들을 그렇 게 뻔드르하게 짓느냐하는 소리로 들려읍니다. 그들이 입고 있는 옷으 로 보면 우리는 너무나 고급스럽워 읍니다. 이상이 최근에 만나본 특색있는 몇사람 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동차 사고를 당한 인천의 S과장을 태우고 버스터미널에 내려주고 혜어질때 나는 그의 손을 꼭 잡고 다시한번 얘기했습니다. "용기를 잃으면 안됩니다. 꼭 힘을 내시고 생각나면 전화해요.가끔 연락하며 삽시다" 터미날에서 나의 지나가는 모습을 끝까지 쳐다보고 있는 그를 나는 룸미러를 통해 보면서 코끝이 찡해옴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이놈의 자동차가 문명이 이기인지 흉기인지 잘들 다루어야겠 다고 생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