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코고는 소리...
아내가 내옆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다.
내가 컴을 하고 있는 사이 누워있더니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오늘 방 하나를 나랑 같이 도배를 하고
아내는 이사가는 방이 있어 청소했다.
난 오전에 도배를 한후 한참을 쉬며 낮잠을 잤다.
내가 자고있는 사이 이사가는 학생방이 있어 정리하고 청소한 모양이다.
방하나 도배하는데 3-4시간 걸린다.
청소도 마찬가지로 3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깨끗이 쓴방 같으면 더 단축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 3시간 이상이 고생해야 한다.
오늘 계획은 방 하나 더 도배하려 계획했지만 포기했다.
신학기를 맞으면 새로운 학생을 받아야한다.
임대사업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사업 같지만
만만치 않은 직업이다.
건물은 건물대로 속을 썩이고 가끔 입주자들이
괴롭힌다.
우리 건물은 거의 백퍼센트 학생들 상대지만
술먹고 떠들고 몰려다니며 한학기를 십명이상이
동거하는 경우를 본다.
공부하는 학생...
특히 치과대학 학생을 만나면 반갑다.
한번 들어오면 졸업할때까지 6년을 계속 산다.
물론 그학생의 방은 일년 열두달 조용하다.
이번에 오년정도 살다가 졸업하는 치과대 학생들이
4명이 방을 비웠다.
우리도 보람되고 공부를 마치고 짐을 싸고 돌아가는
그 가족들도 행복해하는 모습이다.
임대사업을 하면서
때로는 보람을 느끼는 때가 그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며 떠날때가 아닌가 싶다.
졸업반이 되어 기업이나 공무원으로 나간다면서
인사하는 학생을 보면 내일처럼 반갑다.
하지만 어딘가 침울한 분위기로 방을 비우며
나가는 학생을 보면 미래가 걱정된다.
이번에 한 학생은 우리가 나가라고 해서 나갔다.
한학기동안 그 학생으로 인해 아내가 받은 스트레스는
대단하다.
날이면 날마다 술을 먹고 친구들이 몰려와 떠들고
쓰레기가 방앞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계약기간이 있어 나가라 할 수 없고 참고 참아왔다.
한순간의 젊은 시절로 그런 생활이 되면 괜찮은데
나이가 들면서도 계속 그런 생활이 계속되면 분명
앞길이 막막해질게 틀림없다.
요즘....
아내가 힘들다.
방청소하느라 새로운 학생들... 그 가족들을
만나 새로 입주학생을 받느라....
코를 고는 모습을 한참을 보았다.
육체적으로 나도 사실 힘들다.
회사일을 마치고 오면 집건물 수리하는
자지구레한 일이 몰려있다.
최근들어 일요일에도 집안일에 매달려 왔다.
앞으로 2월 한달 내내 계속될 것이다.
그게 아내 직업이고 내 사업이니 어쩔 수 없지만
짜증나는 순간이 한두번 아니다.
몇 번이나 아내가 시키는 일에
침묵으로 고개 숙인 적도 있다.
나도회사일을 마치고 쉬고 싶은데 사정없이
이것을 해달라 저것을 해라 요구할때는
저절로 화가 치밀어 온다.
내일의 행복을 위하여
참아내던 내 인내심도 일순간에 무너진다.
오늘은 분명 아내가 피곤하다.
아프다, 아프다하더니 금방 쓰러져 코를 곤다.
분명 나보다 강하다면 강한 인내와 근면한 아내...
그녀의 가슴 속엔 얼마만큼의 고통들이 숨겨져 있을까
아낌없이 자신을 모든 힘을 퍼내는 그녀에게서
뜨거운 삶의 절규가 들리는 것 같다.
오늘은 내가슴을 열어
힘든 아내의 삶에 위로를 해줘야 하지 않을까?
찬바람부는 이겨울 녹이는 그 무엇이 무언지
생각해 보련다.
2008. 2. 3 일요일 저녁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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