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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봄의 향기를 느끼며...

시골의 봄은 향기에서 시작된다.
특히 내가사는 이곳에서는...

우리회사의 위치는 한편은 과수원이 있고 한편은 돈사(돼지들의 집) 한쪽은 예산의 넓은 평야...논이 있다.
최근에는 과수원에 두엄을 내느라 바쁘다.
빠질수없는 거름냄새...코를 찌른다.
이런냄새에 익숙하지않은 사람은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가끔오는 서울손님...
마주앉아 차를 한잔 마신다.
기분좋게 시골에 있는 공장이야기를 하며 예산에 사는 모습을 물어온다.
<서울보다야 이곳생활이 좋습니다.>
<그래요. 좋은공기...특히 좋은것 같습니다.>
조금 지나...바람이 돈사쪽에서 불어오며 이상한 냄새가 오기시작한다.
<점심에 맛있는것 드신것 같아요>
서울양반...내가 지독한 방귀를 뀌었다생각한 모양이다.
<식당에서 된장 나물찌게 먹었지유...>
<그런데 어디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것 같지 않아요?>
그때서야 나는 알아차렸다.
위에있는 돈사에서 똥을 치우는 일을 하고있는 모양이다.
바람이 그쪽에서 불어오니 냄새가 지독하다.
<위에있는 향수 공장에서 무료로 저희에게 공급하는 겁니다...돼지향기라고...>
서울양반도 고개를 끄떡이며 표정이 달라진다.
돼지향에 익숙하지않은 사람은 머무르고 있는게 고역이다.
나에게는 익숙한 봄의 향기의 하나인데...

이런 봄날 오후...
따뜻한 봄날씨가 유혹한다.
회사주변에 있는 과수원 한바퀴돌아 보았다.
냉이가 하얗게 꽃을 피고 있다.
봄이 왔다고 가장먼저 신호를 보내는 냉이...
벌써 꽃을 피고 씨를 뿌리려 한다.
보름전부터 냉이 된장국을 먹는 나의 아침상...
나물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나의 식성을 알기에 열심히 냉이밭에 나가는 집사람...
집사람이 주변에서 캐온 냉이들이다.
봄의 향기중의 향기...냉이향이다.

토요일 오후...어제 집사람에게 전화했다.
<들판에서 만나 봉대미산이나 갈까?>
산이라면 어디라도 갈준비가 되어있는 집사람 오케이 사인을 보낸다.
햇볕 따뜻한 들판평야에도 봄이 오기시작한다.
이곳 저곳에서 트랙터 소리가 들린다.
올해 농사준비하는 농부들의 손발이 바빠진다.
들판에서 만나 봉대미산으로 향한다.
소나무 숲으로 된 봉대미산에는 솔밭 오솔길이 좋다.
솔잎들이 겹겹히 쌓여있어 걸음걸음이 부드럽다.
그속에서 나는 솔잎향...
솔향기의 그윽한 내음새를 실컷 마신다.
봄이 되면서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봄의 향기중에 향기...솔잎향...솔향기이다.
등산을 하다보면 소나무 숲이 있는 곳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아진다.
소나무에서 나는 독특한 향의 영향이리라...
그래서 소나무가 있는 산을 좋아한다.

봄이 어느새 우리마음속에 깊숙히 들어왔다.
언덕에 올라 넓은 들판을 보면 아지랑이가 피기 시작하며 만물이 땅속에서 새생명들이 올라온다.
봄의 향기를 맡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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