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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사적인 이야기

초등교사 임용고시와 딸녀석의 울음

2초의 배려와 딸녀석의 울음... 초등교사 임용고시.... 지난 일요일 딸녀석이 경기도 임용고시를 보았다. 산본에 있는 중학교에서 임용고시가 있었는데.... 천안에서 녀석을 태우고 시험장에 태워다주고 부천 중동에 사시는 부모님댁에서 머무르다가 시험이 끝날즈음에 산본의 중학교 도착했다. 시험이 끝나고 나오는 딸녀석의 표정이 어둡다. 우리부부도 같이 우울해진다. 무슨일이 있었는지.... 딸녀석은 차속에 들어오더니 울음을 터트린다. 1교시에 문제를 다풀고 답안지에 마킹을 해가는데... 시간이 다되어 5문제 마킹이 남았는데 시험감독이 답안지를 걷어가 버렸단다. “2초만 더주면 다썼는데.... 모두 정답을 놓쳤단 말야” “.....” “2교시까지 정신이 없어...제대로 못보고...어떡해??” 참으로 암담한 느낌이 왔다. 녀석이 얼마나 열심히 했는데... 고생한 보람이 물거품이 되는 것 같다. 어찌 그런일이 우리 딸아이에게 왔을까? 녀석은 서울대를 갈 수 있는 상황에서도 자신의 꿈... 초등교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교원대를 선택했었다. 이제 끝난 일이다. 일년을 더 기다리자. 더 이상 미련을 갖고 신경쓰지 말자. 모두 네가 시간 배정을 제대로 하지 못한 과실이다. 이번일이 너에게는 크나큰 교훈을 준 것이라 생각해라. 경기도 초등교사 임용고시 경쟁률은 2.4대1일 남짓이다. 혹시 1차 합격하고 2차와 3차에서 잘해주면 희망은 있다. 우리가 서운한건.... 최선을 다한 실력이 2초의 배려가 없어 발휘를 못한 점이다. 시험이 끝난후.... 집에 들어와 내품에서 한참 울음을 터트렸다.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출발하자고 달랬다. 마음을 비우고 차분한 정신으로 임하는 삶의 철학을 배워야한다. 얼마든지 기회가 남아있다. 한번도 삶에서 실패를 모르고 달려온 딸아이에게 이번의 실수는 오랫동안 남아있을 것 같다. 그동안 몇일 나도.... 기가 빠져 지내면서 딸녀석의 일을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해온다. 살아가면서 이런저런 일이 많지만 나에게도 지울수없는 기억이 하나 생긴 것 같다. 사랑하는 내딸아... 너는 지금이 시작이다. 아직도 멀고 먼 미래가 널 기다리고 있다. 일년이란 세월 그리 멀지 않다. 만약에 실패하더라도 걱정하지 말고 다 시작하자. 바쁘게 살아왔으니 한번 정도 쉼표를 찍어야 하지 않겠니? 스물세살의 딸이지만 아직도 개구쟁이 어린아이로 보인다. 힘내고 웃으면서 지내자. 지난일을 잊고 항상 새로 시작한다는 기분으로 말이다. 2008. 11. 05 수요일 아침 천안/영로 음악: THE SOUND OF ANGELS Ⅱ / Hideo Utsu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