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남자의 계절이라고 합니다.
매년 이맘때면 열병을 앓는 남자들... 저도 그중의 한사람입니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고 무언가에 빠지고 싶어지는 계절이 바로 가을입니다.
노을빛이 찬란해지면 가던길을 멈추고 머리속은 비어지는 느낌입니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센티해집니다.
제가 지은 배추농사...
풀벌레가 많이도 파먹었습니다.
달팽이, 메뚜기, 조그만 벌레들이 달려들어 자기들의 양식인양 파먹어 버립니다.
맨처음 애기 모종일때 약한번 뿌리고 그냥 놔두었습니다.
약을 치지않으면 농사가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가을배추... 날씨가 추워지는데 배추는 잘 자랍니다.
생명력이 강한 배추가 우리의 김치의 원료가 되어 건강식으로 다시 태어나는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전거퇴근길... 농사짓는 농로로 퇴근합니다.
농로를 택한 이유는 시골냄새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벼이삭이 베어진 논앞을 지날때면 특유한 햇벼이삭의 냄새가 진동을 합니다.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냄새입니다.
흙과 함께 자란 작물의 그런 향기는 아무리 맡아도 싫증이 안납니다.
익어가는 깨밭을 지날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노랗게 변하는 깨잎과 함께 깨알도 익어가고 그곳에서도 가을의 향기가 납니다.
안면도 백사장 포구에 가보았습니다.
이곳에서도 가을에 잡히는 생물들의 냄새가 진동합니다.
가을전어, 대하, 꽃게들이 사람들을 유혹합니다.
가을을 느끼려면 대하와 꽃게를 드셔야 합니다 하면서 말입니다.
이곳에 온 사람들이 한박스씩 사가지고 차속으로 들어갑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꽃게와 대하를 한박스씩 사가지고 집으로 왔습니다.
가을의 축제... 대하축제입니다.
꽃게와 호박으로 된장국을 끓이면 밥한사발이 뚝딱.... 꽃게는 밥도독입니다.
꽃게가 1킬로에 15000원입니다.
자연산 대하는 1킬로에 3만5천원... 작년과 비슷한 가격같습니다.
꽃게와 대하가 요즘 안면도 백사장 포구에 넘쳐나고 있습니다.
센티한 남자는 노을 같아서
작은 것에도 감동하고 붉은색으로 변합니다.
가을이 되면 이런 조그만 향기에도 흔들릴 수 있습니다.
회사앞 텃밭의 화초 처럼
목마르지 않도록 사랑을 듬 뿍 주어야
이런 가을에 좋은 열매를 맺어 줍니다
텃밭의 채소도 주인의 발자욱 소리에
커간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거름과 물을 주지않으면
아름다운 꽃을 피우지 않습니다.
모든 열매는 열정과 사랑이 없이는 열리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가을에 느끼는 인생철학입니다.
이번 가을에는 심한 감기 몸살로
저와 집사람이 고생을 했습니다.
면산 여행중에는 제가 감기로 고생했는데 여행을 다녀와서
시작된 아내의 감기는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오늘, 제가 사온 꽃게와 대하를 먹더니 입맛이 돌아온다고 합니다.
역시, 가을의 향기를 먹어야 감기도 달아나나 봅니다.
가급적 듣기 좋은 부드러운 말로
애교를 떨며 살아가려 노력합니다.
웃음이 넘치는 삶, 바로 열정의 삶이 건강을 지켜주고 인생을 지켜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부천에 다녀왔습니다.
부모님을 뵙고 공원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공원을 돌던중, 어느 노인이 아버님을 아는척합니다.
그분도 휄체어를 타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저씨를 알겠는데 아마도 저를 모를거예유~"
"그려... 잘 모르겠는데..."
"길영이하고 동창이고 옆동네 돌깨에서 살던 **에유"
동네사람을 만난 것입니다.
72살이 된 동네형... 저보다 11살 위의 형은 척추가 잘못되어 걸을수가 없다고 합니다.
세월이 흘러 89살 아버님이나 72살의 형이 똑같이 노인되어 휄체어를 타고있다는 사실, 참으로
인생이란게 허무함을 느끼게 합니다.
가을빛을 띄고 있는 두 휄체어 노인네의 모습에서 아름다운 가을 느끼게 합니다.
다람쥐 쳇 바퀴돌듯이 한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인생팔십이되도 팔팔한 청춘으로 살아가야
이 세상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칠십이되고 팔십이 되어도 청춘으로 살아갈 것을 다짐해 봅니다.
하지만 몸의 신체는 나이와 상관 없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게 우리인생입니다.
항상 곱고 아름답다고 말하면서 조그만 것에도 감동하는
청춘으로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정열적인 삶이 이 아니더라도 아무곳에나 핀
들꽃처럼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언제나 변함없는 삶을 살아가야 청춘의 삶입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묵묵이 듬직한 소나무처럼 자기자리를 알고
살아가는 것만으로 행복하다고 생각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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