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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농사일기

첫서리도 내리고 가을수확의 계절이 왔습니다.

지난 월요일 천안에 첫서리가 내렸습니다.

된서리가 아니라 무서리로 판단됩니다.

하얗게 들판에 살짝 내려앉아있는 것을 보고 이제 가을걷이를 할때라 생각이 되었습니다.

자전거로 출근할때 논에 깔려있는 벼집단에 하얗게 서리가 내려있는 걸 발견하며 얼마되지않는 제농사도

이제 수확을 해야겠다 맘을 먹었습니다.

 

집뒷뜰에 있는 감나무에 대봉감이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아마도 올해는 감풍년이 예상됩니다.

다른집 어느집에 가도 감나무에는 감이 많이 달렸습니다.

감은 아무래도 서리를 몇번 맞고 찬바람이 불면 수확을 해야 맛이 있을 겁니다.

단감나무는 심은지 2년되어 몇개 안달려 벌써 따서 먹었습니다.

토마토 심었던 자리에 상추를 뿌려보았는데 이제 먹을때가 되었습니다.

상추도 서리를 맞으면 죽어버리는데 아직 집근처는 된서리가 안와서 그대로 싱싱하게 잘있습니다.

아침마다 조금씩 따서 먹는 상추... 너무 연하고 좋습니다.

집 뒷뜰 텃밭에 심어놓은 고구마도 이제 수확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번주 토요일 캐려고 맘을 먹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런대로 비가 적당히 와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아래사진은 집주변에 있는 대봉감나무인데 너무 많이 달려서 가지가 휘어져 있습니다.

 

회사 텃밭입니다.

쉬는 시간마다 와보는 밭입니다.

배추는 토마토를 뽑아버리고 심은 것인데... 이제 김장배추로 크려 자리를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옆에 있는 고구마밭... 다음주 토요일정도 캐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고구마는 집앞, 회사텃밭을 합해서 그런대로 자급자족 겨울식량으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어느해보다 풍년이 기대됩니다.

다른해보다 호박도 잘 열었습니다.

애호박은 날마다 따서 이사람저사람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늙은호박은 일부 따서 창고에 넣어두었습니다.

호박도 다음주 모두 수확하려 계획하고 있습니다.

들녘의 코스모스, 논두렁의 억새는 바람에 흐느끼듯 나부끼는 늦가을입니다.

오늘이 지나면 이제 시월말이 됩니다.

여름의 무더위와 장마를 잘 견뎌 온 작물들에게 고개를 숙입니다.

자신들이 알아서 커주는 작물... 계절과 함께 찾아온 수확의 계절 마음까지 풍요롭게 느껴집니다.

 

가을이 되면 몸과 마음이 바빠집니다.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이 되고 겨우살이 준비와 몇가지 농사를 수확하는 기쁨도 있습니다.

농사라는 것이 얼마나 사람의 마음을 풍요롭게하고 평화를 주는지 이런 가을이면

더 깊게 느껴집니다.

시월이 지나면 본격적인 겨울나기가 시작되겠지요.

우리를 고독하게 하고 눈물 나게 하기는 마찬가진데

밤만 되면 울어대는 귀뚜라미 소리도 이제 옛 이야기가 되고

어느새 한해가 지나며 한살 더 더해질  허송세월이 몹시 아쉽겠지요.

봄과 함께 시작한 조그만 농사... 아마 그게 한해의 시작으로 생각됩니다.

초봄의 가뭄에 고구마, 호박 밭에 물을 주던 생각이 주마등같이 지나갑니다.

그렇게 짧은 시간은 아니건만 지나간 봄,여름이 그렇게 짧게 느껴지는 가을입니다.

참 멋지게 잘 살았구나 하는 마음으로 가을을 보내렵니다.

 

이제 겨울이 오면 내년을 준비해야 겠지요.

다람쥐체바퀴 돌듯이 똑같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네 인생...

그래도 무언가 허전하고 아쉬움이 자꾸 밀려옴은 어이하리.

젊음이 소리 없이 늙음으로 바뀌어가는 사람들의 삶입니다.

 

보잘것 없는 조그만 텃밭농사이지만...

힘들게 뿌렸던 씨앗을 거두는 가을걷이야 말로 또하나의 인생의 행복이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