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만나는 들판...
사방이 논으로 그야말로 푸른색 벼농사의 넓은 평야...
세멘트포장된 농로를 따라 걸어서 회사로 출근한다.
가까이 예산의 금오산 줄기가 푸르름을 더한다.
나의 영원한 어머님의 품속같은 가야산...
양쪽의 산을 바로보며 논길 사이를 출퇴근길로 삼는지 몇년...
겨울이면 온세상이 하얀색으로 물들여 놓는 눈오는 들판길...
여름이면 장대비...소나기 오는 들판길...
오늘같이 뜨꺼운 용광로에 불빛처럼 따까운 여름햇살의 들판길...
한시간동안 논의 벼이삭을 친구삼아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걷는다.
오늘의 좌절과 내일의 희망을 소리쳐 보기도 한다.
중복이 지난주 일요일이었으니 가장 무더운 여름철이다.
가장 습하고 더운계절이란게 증명되는 두사건...
하나는...어제저녁 처음으로 잠을 설쳤다.
열시에 잠이들어 2시경에 깨었는데...열대야로 다시 잠들기 힘이들어
밖에 나가 바람을 쏘이고 들어와 잠자리에 들었다.
두번째 사건...오늘아침 들판길을 걸어 오는데 처음으로 들판 중간나무 그늘에서 십분 쉬었다 출근했다.
뜨꺼운 아침 태양에 거의 반 ko상태...
쉬어가는 경우가 없었는데...오늘아침은 정말로 힘들었다.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고마운지...
나무그늘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그옛날 노래가 생각나게 했다.
<산위에서 부는 바람...고마운바람...여름에 나무꾼이 나무를 할때 이마에 흐른땀을 씻어준대요...>
저절로 노래가 나온다.
오늘 들판을 걸어오며 발견한것 또한가지...
벼이삭이 패이면서 벼꽃이 피기시작한것...
엇그제 모내기를 한것 같은데 이른벼가 벼이삭의 고개를 내밀었다.
앞으로 한두달지나면 푸른들판도 황금벌판으로 변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변의 식물들,동물들도 변화한다.
개울가를 항상 바라보며 지나는 나...
개구리알...올챙이의 알을 발견한다.
몇일후 알에서 깨어난 조그만 올챙이들이 헤엄쳐다니다.
한참후 조금씩커진 그녀석들...다리가 생겼다.
그리고 최근 꼬리가 없어지고 개울가를 나와 풀속을 뛰어다닌다.
<물속에서 놀던 올챙이가 아녀유~>
하루 하루가 다른날로 변화와 변화를 거듭하여 다시태어나고 사라진다.
어느사이 나도 많이 변했을 것이다.
작년의 내가 아니라 머리도 많이 빠지고 얼굴에는 주름도 늘어나고...
들판을 걸어다니며 자연속에 한마리의 동물이 되어버린다.
잊었던 뜸북이가 앞에서 소리를 내며 나타났을때의 반가음...
<뜸...뜸...뜸북>
아마도 수가 줄어들어 들판에는 몇마리 없는지 최근들어 보이지 않는다.
재수가 좋아야 한번씩 보는 뜸북새...
농약으로 논에 먹을게 없다보니 다른곳으로 갔는지...
가끔 보이는 뱀...
세멘트 포장길을 건너가다가 차에 치인놈을 본다.
어려서 뱀을 보면 무조건 아이들과 함게 돌을 던저 죽이곤 했었는데...
이제는 교통사고로 죽는다.
뱀도 이제는 아이들이 무서운게 아니라 자동차가 무섭다.
들판에서 발견하는 뱀...제법큰놈,새끼뱀,개울에 고개를 내밀고 수영하는 물뱀도 여전히 보인다.
들판을 걷다보면 자동차가 농로에 질주해서 온다.
가장 싫은게 자동차...
자동차가 보이면 가능하면 다른길로 간다.
자연속에는 문명의 이기...자동차를 거부한다.
한번지나갈때 매연 냄새가 너무 뚜렸하게 난다.
맑은공기에 매연...금방 표시난다.
갖은 인상을 찌프리며 매연냄새가 지나기를 기다렸다 걷기시작한다.
매연속에서 사는 도시에서는 구분이 잘안될지 모르지만...맑은물에 미꾸라지가 물을 흐려놓듯...자동차가 공기를 흐려놓는다.
여름이 온 들판...
식물들이 하루가 다르게 커간다.
뚝방에 풀들도 깍아주지 않으며 사람키만큼 커버린다.
농부들은 그 들풀들을 가만두지 않는다.
깍고...제초제뿌리고...부지런한 농부는 그위에 콩이나 깨를 심어 기른다.
젊은 사람은 어디에서 사는지 모두 나이든 노인 농사꾼만 보이는 농촌...
돈이 안되는 농사를 짓는다고 불평하지만...
언젠가는 흙으로가는 우리몸...자연속에 묻혀사는게 진정한 삶이라 생각한다.
사람살기 가장좋은 곳은 역시 농촌이다.
자연과 함게 더불어 살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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