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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마음을 열고 가슴을 열고...

가끔...
나자신의 변화에 놀랄때가 있다.
우선 얼굴...눈밑에 부은것처럼 살이 돋아올라있다.
누군가 오랜만에 만나면 얼굴이 부었다며 간이 나빠서...

아니면 신장이 나빠서 그런지 모른다고 진찰받으면 좋겠다고도 한다.
<나만 그런것도 아닌데...>
공연히 변해가는 얼굴땜에 걱정되기도 한다.
여러사람들 얼굴을 보면 그런사람이 많다.

지난주 국회총리인준에서 부결된 장대환 총리서리...
52년생...나와 동갑이다.
벌써 우리가 총리할 나이가 되었나 하며 놀랐었다.
그리고 그의 재산이 어쩌니 저쩌니 하였지만 인준되길 바랬다.
그의 얼굴을 보니 나처럼 눈밑이 부어올라있다.
<봐...저양반도 나와 동갑인데 눈밑이 부어올라있잖아...>
그양반 얼굴이 티브에 나타나면 집사람에게 상기시켜 주었다.
많이 위안이 된 그양반 얼굴...귀공자로 큰 그의 성장과장...

시골소년으로 들판에서 큰 나의 성장과정...
세월이 가면 다 똑같아지는게 사람의 일생인것 같다.

일이년전부터 변화가 오기시작한 나의 얼굴모습이다.
거울앞에 서면 공연히 걱정이 되기도 하여 집사람에게만 말하곤 했는데...
장대환 총리서리 덕분에 위안이 되었다.

엇그제 코메디언 이주일씨가 사망했다.
그옛날...서영춘씨가 사망하여 서운했는데...
그때보다 이주일씨 사망에 서운한 감정을 감출수 없다.
웃음을 주는 사람이 한사람 사라지니...다른사람이 죽는것보다 아까운 보배가 없어지는 것 같다.
<더 살고싶어...세상구경 더하고 싶어...>
사망하기전에 인텨뷰하는걸 보았는데...삶에대한 애착이 그렇게 강했건만...
암은 그를 저세상으로 가져가고 한줌의 재만 남겨놓았다.

언젠가는 나도,다른 모든사람도 결국은 한마리의 곤충처럼 흙으로 변해...

한줌의 먼지로 변해버릴 것이다.

작년에 감나무 묘목을 열구루 사다 심었다.
감을 좋아하는 난...내가 회사를 언제 그만둘지 모르지만 누군가

그 감나무에 열매를 열면 맛있게 먹겠지 하는 맘으로 심었다.
어느새 내키도다 더 큰 감나무...
내년이면 감이 열겠지 하는 기대를 하며 가끔 보곤했는데...

오늘 가본 감나무엔 잎파리가 거의 없어지고 앙상한 가지만 남아있고...

맨꼭대기 잎파리만 몇개 남아있는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가지마다 벌레떼들이 징그럽게 붙어있다.
삽자루로 가지를 몇번치니 벌레들이 우수수 떨어진다.
바닥에 떨어진 벌레들...사정없이 삽자루로 내려쳐 죽여버렸다.
갑자기 좋은 감나무잎 식사를 마치고 하산하려는 순간...

나의 삽자루 테러에 당한 벌레들...
바닥에 징그럽게 죽어 나자빠져 있다.
<나는 감나무를 보호하기위한 수단이었어... 너희가 미워서 그런건 아니야>
속으로 한마디 해주었다.

그래 사람도 병들면 죽고...
너희는 감나무를 죽이려 한죄로 죽고...
죽는것은 똑같구나.
사랑하고 싶지만 안되는 사랑이 있는법...
너희하고는 도저히 사랑을 하고싶어도 불가능한 사랑이 아닐까?

삶과 죽음...
백지장 한장차이...
일찍 죽었다하여 서운하기는 하지만 어차피 가야하는 인생...
멀리보면 한순간인 삶에서 너무 무언가 집착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때가 되면 순리대로 받아들이고 자연속으로 사라진다 생각하면 간단할 것 같다.

변해가는 우리신체도 자연현상의 하나...
병이들어 아픈것도 하나의 삶의 순리...

태풍전야인 어제저녁 들판을 퇴근할때...
가야산 줄기로 떨어지는 황금빛 저녁노을에 반대편 금오산에 펼쳐진 오색 무지개...
시골에서 살기 시작한후에 가끔보는 무지개...
몇일전에는 쌍무지개가 동쪽하늘에 떠서 나를 들뜨게 하더니...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이런게 바로 태풍전야의 자연이 벌이는 축제 모습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의 자연의 웅장한 모습에 감탄을 하다가는 내일의 폭풍으로 자연을 증오할지도 모른다.

자연의 순리대로 그대로 살아야 할 것 같다.

그 무엇을 집착하지도 증오하지도 말고 마음을 열고 가슴을 열고 살아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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