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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천안생활

눈꽃핀 가야산에 다녀왔시유~




눈꽃핀 가야산에 다녀왔어유~

        1월의 마지막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창밖을 보았습니다. 이곳 천안은... 밤새 눈이 내려 온통 하얀세상입니다. 전날 친구네 집에서 해미 동암리産 동동주와 함게 저녁을 먹으며 덕산 가야산을 가기로 했었습니다. "눈이온 가야산이라....허~참 기막히군" 눈속에서 하루를 보낼생각을 하니 우선 가슴이 벅차 오르더군요. “어쩜 이렇게 날짜를 잘 잡았을까?” 저는 공치는 일을 거르지 않기에 일어나자마자 연습장으로 가서 한시간동안 쉬지 않고 공을 쳤습니다. 다른날 같음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부릴텐데... 저양반 웬일이지? 쉬지않고 공만치네... 연습장 총무친구가 의아하게 보더군요.



천안 친구들... 
참 자주도 만나는 친구들입니다. 
헤어지면 만나고 싶고 만나면 떠들고 
웃음이 끊이질않는 모임입니다. 
모임이 있는 날이면 만사를 체쳐놓고 
10분안에 집합합니다. 
모두 다...
이웃 사촌이거든요. 집합 명령이 떨어진 
날이면 청소.밀린 집안일, 
모든약속은 그다음입니다. 
7인승 승합차에 타고 천안에서 
덕산으로 향했습니다. 밖으로 나오니. 
겨울 날씨 답지 않은 
포근한 기운이 들면서 밖에 내린 눈이 
녹아가고 있었지만... 
수학여행떠나는 애들마냥 친구들과의 
모임은 움츠린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고. 
꼭 봄을 
품안에 안고 가는 기분입니다. 



진한 농담 섞으며 가야산 가는 
길은 짧기만 하더군요. 
천안보다 덕산에는 눈이 적게 
왔습니다. 가야산 눈구경은 틀렸구나... 
실망감이 왔지만...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중턱의 산에 오르니 
눈이 쌓여있고 금방이라도 수줍게 
터져나를듯한 눈꽃이 피기 시작한 겁니다. 
모든 나무란 나무...들풀까지도 하얀 눈꽃이... 
“세상에... 이럴수가... 너무 아름답다” 
모두가 
감탄사를 토해내었습니다. 



이런 산속에 들어오면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이 절로 우리 가슴에 전달됩니다. 
세상에 아름다움은 이런 눈꽃에서 사람의 마음으로 
전달되어 행복한 마음으로 변환되는 것 같습니다. 
살아있다는 행복감... 바로 이런 아름다운 
자연이 곁에 있다는 자체가 행복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우리 인간은 가까이 있는 행복이 있다는 
사실을..우린 잊고 살아가곤 합니다. 


눈꽃에 있는 소녀들... 아름다운 눈꽃속에 있는 세사람의 소녀가 정말로 아기가 되어있었습니다. 어찌 저렇게 천진스런 모습이 되어있을까? 아름다움에 취에 헤어날줄 모르는 소녀들.... 가자고 해도 떠나지 않더군요. 자신을 눈꽃의 아름다움에 묻어버리고 태워버리고 싶다는 눈빛을 하고있습니다. 단양 산골소녀... 당진 고대 시골소녀... 음암 구시울 농촌 소녀입니다. 오늘... 그 소녀들이 너무 아름답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드디어 구름낀 가야산 석문봉 정상에 
눈꽃에 취한 몸을 이끌고 도착했습니다. 
다른때 
같음 제고향 해미언암리 고향땅... 
안면도 서해바다까지 한눈에 들어오는데... 
구름으로 덮인 정상에는 싸늘한 눈꽃만 날리고 
있었습니다. 
정상에서 
태안에서 온 중년 팀을 만났습니다. 
집에서 해온 음식을 나눠먹으며 
즐거운 농담을 주고받았습니다. 
“저희는 명문 해미중 동문들입니다.”
 “아~ 그래유~” 
“지금으로 말하면 과학고에 해당됩니다.” 
“그렇지요...해미중 유명하지요” 



역시 산속에서 사람의 마음은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산에 오르는 이유 몇가지를 
얘기하라면... 
마음을 새롭게 하기 위해서.. 
욕심을 버리기 위해서.. 
위대한 자연에 머리를 숙이기 위해서... 
그래서 사람들은 오르고 또 
오르지 않나 싶습니다. 
산속에 들어오면 모든게 자유롭게 느껴집니다. 
한 친구들과 서로 격려하고 아끼는 우정이 쏫아납니다. 



산에서 내려오니... 
벌써 늦은 오후가 되어있었지요. 
무엇을 먹느냐는 벌써 
정해졌기에... 제가 아는 예산 오가 보신탕 집에 
전화를 했습니다. 
“겨울철에는 토종닭만 하는데요...” 
힘이 빠지더군요.사실... 
이곳에 온 
목적이 내가 예산살 때 단골 보신탕집... 
천안 친구들에게 자랑한 보신탕을 먹는것인데... 
친구들에게 미안하더군요. 
산밑에 있는 내가 잘아는 
구서방가든을 갈까... 결국 이것을 먹느냐 
저것을 먹느냐하다가 덕산읍내에 있는 
또순이 밴댕이 찌개를 먹는거로 결정하고....
시원한 굴국과 밴댕이 
찌개로 덕산 가야산 등산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한겨울이 가는 1월의 마지막날... 
가야산의 눈꽃세상을 만나는 행운을 얻어서 그런지 
몸이 산뜻해지고 행복해지는군요. 
아픈 시련...슬픈마음은 봄이 오기전에 오늘 겨울바람에
 확 다 날려버려 포근하고 행복한 마음이 계속될 겁니다. 
이렇게... 
저의 하루는 
친구들과의 하루는 
이렇게.. 지나네요 
2006.1.31 가야산 등산을 마치고 저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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