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별거 아니지,,,.
하루가 지나면서
오늘 사는맛은 무슨맛이었을까 생각해본다.
지난 토요일은 중학교 동창 딸이 결혼하는날이었다.
오후 4시...
참 좋은 시간이라 생각되면서 부담없이 올라가
친구들과 저녁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일찍 올라갔다.
점심때 신대방역 근처에서 친척 결혼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예식이 끝나고 4시까지 여유시간이 있어
누굴 만날까 생각하다가
근처에 사는 여자동창에게 전화했다.
“이따 결혼식에 갈거지?”
“**와 지하철역 승강장 벤취에서 만나기로 했어...그곳에나와”
여자동창 2명과 땅속 승강장에서 테이트...
도시생활이란게 참 묘하다.
이런 땅속 깊은곳에서도 만남의 장소가 되고....
초등과 중학교 동창회에 나가보면 남녀공학이
되다보니 참 재미있다.
학교 다닐때는 수줍어 말못하고 지내던 사이가
나이먹고 늙어간 지금에서야
모든 자기 감정을 표현하는 바보들이다.
어찌되었든...
동창회의 맛이란게 역시 남녀 동창이 만나는
모임이 맛깔스런 맛이나는게
사실이다.
은은한 남녀간에 흐르는 정이 때로는 다정하면서도
가족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게 만날때마다 한편의 드라마같다는 생각이 든다.
먼저온 여자동창 한친구와 벤취에 나란히 앉아
시골 고향얘기...
한참을 얘기하며 지나가는 지하철을 그냥 보냈다.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아겠지.
공기도 탁한 지하철 승강장에서 차도 안타고
무슨이야기를 열심히할까?
나이를 먹으니...
우울함과 방황이 더 많아지는건지...
즐거움과 슬픔이 구별이 잘 안되는건지
판단력이 흐려지는게 사실이다.
주관이 없어지고 서로 공통분모가 많아지는 삶이라 할까?
다들 제 몫을 하며 살면 되는거야.
어느게 제대로 내 몫을 하며 살아가는 걸까?
그저 사는 이야기가 끝이없다.
다른 여자친구가 승강장에 도착하면서 벤취에서 일어나 같이
지하철을 타고 결혼식장으로
향하였다.
결혼식장에서...
친구딸과 사위될사람이 대학후배들이다.
내가 나온 대학...전공도 같은과후배인 새파란 청년을 보니
옛날 생각이 간절하다.
주례선생 또한 그대학의 교수...
내가 결혼할 때 주례를 보았던 그 교수님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벌써 세대교체가 되는 삶의 중간에 서있는 느낌이 온다.
결혼식이 끝나고 뒷풀이 행사로 노래방에 갔다.
스포츠 댄싱하는 여자동창이 리드하는 분위기가 역시 다르다.
어느 모임이고 주관하는 리더가 있다.
특히 여자동창들이 리드하는 모임은 한결 부드럽다.
즐거운 웃음이 끊나지 않는 길고긴 드라마...
저녁까지 먹으며 이어지는 삶의 이야기 밤새도 모자르다.
천안가는 차편 끊어지고...
서울친구들이 대절해준 택시를 타고 내려왔다.
신경을 써준 서울 친구들에게 고맙다.
그리고 즐거웠다.
분주했던 하루, 봄날같았던 토요일 결혼식 참석과
동창들과의 만남...
음악에 이야기에 취해 여자동창들에 빠져버렸던
하루였다.
사는거 별거 아니지?
지루하지 않으면서, 기분좋은 시간 보내고 살면 되지...
이렇게 친구들과 지하철에서 테이트하고 노래방에서
노래하고 식당에서 떠들고 웃고 지내면 되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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