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꽃이 지기 시작했어
오늘...
퇴근길에 길가에 핀 코스모스를 보니
지기 시작하더구나.
벌써 가을이 가버렸나 하는 착각을
하며 해가 지는 서산을 보니...
맑은 가을하늘이 보이고
아직은 푸른 산이 아직 버티고 있다.
그래...
가을은 아직 우리 곁에 있는게 틀림없다.
지난 일요일에는
태조산에 이웃친구들과 올라갔어.
시원한 가을 바람...
멀리 보이는 천안시가....
벌써 한해가 가는 모습이 다가오는거야.
목마른 세월 안고 살다가
우린 한해를 도독질 당하고 있어.
시원한 물한잔이 그렇게 맛있더니...
어느새 찬바람이 옷깃에 숨어들어온다.
우리 서로...
마음으로 사랑하고
서로 위로를 받으며 살자.
오늘은 말이다.
기울어 가는 노을을 보며....
우리집 옥상에
멍석을 깔고
아내와 둘이 저녁을 먹었지.
애들은 모두 나가고...
둘만 남아 있는 저녁이었어.
옛날 이맘때 시골집 마당에서
조개 수제비국이 생각나는거야.
그리고 라디오 연속극 듣다가
잠들어버린 어린 시절도 생각나더구나.
이렇게 우린...
혼자서 살수 없는날이고
혼자서 밤을 보낼 수 없는 나이야.
서로의 마음에 가득 채워도 채워도
빈가슴이 남는 나이고....
그래서 자꾸만 친구들이 그립고
자꾸만 만나고 싶은거야.
날마다 술한잔 먹으며 삶의 이야기를
하고 싶은거야.
우리 서로...
가슴에 넣고 살자.
사랑스럽게 담아서 살짝 가슴에
포개서 언제나 꺼내볼수 있게
가까이 넣고 살자.
그리고 행복해 하자.
우리의 몸은 조금씩
세포가 죽어가고 피부는
가뭄으로 터져가고 갈라져 가더라도
풋내기 시골소년의 맘은
그대로 간직하자구나.
싱싱한 상추의 맛이...
풋풋 풍기는 그런 맘으로 살자.
우리는 모두 외로운 기러기...
깊은 상처를 안고 날라가는 기러기...
그런 감성이 흐르는
가을을 만끽하는 중년이 되자.
9월 13일 저녁... 천안/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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