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아...우리 모임하나 만들까?
천안/영로
오늘이 시월 이십오일...
어느사이 시월도 다간다.
일년중... 항상 이맘때면
일년이 다간 느낌이 오는건 왜일까?
좀있으면 망년회 한다고 떠들고
또 한 살 먹고...
새해을 맞는가 했더니
다시 세월은 낙엽이 떨어져 뒹구는 계절...
올해는 주름이 몇 개나 늘고
머리카락은 몇 개나 빠져 도망갔는지 아니?
하얀색 머리칼은 몇 개가 더 나왔니?
까맣던 내머리도 흰머리가 몇 개 보이더라.
계절이 변하는건...
시골에 사는 사람이 더 잘 읽고 사는것 같다.
난 말이다.
공장에서 일하는 공돌이인데...
늦겨울을 시흥에서 보내고
봄에 천안으로 이전해서 오니
회사 마당에 매실이 열려있는거야.
그 매실을 따서 단지에 설탕에 재서 넣어다가
요즘 그 쥬스를 먹는단다.
매실 다 익을즈음...
공장 마당의 밤꽃이 피더구나.
진한 밤꽃향기에 취하기 바쁘게
녹음이 우거지고 앞마당앞의 포도밭에서
작열하는 태양 아래
포도와 밤이 익어가더니...
어느새...수확의 계절이 오고
밤과 포도를 쉬는 시간마다
먹으며 지냈어.
그렇게 여름과 가을이 훅~
지나갔단말이다.
어느새 가을빛이 겨울의 하늘로
변하는 요즘...
고구마 익는 냄새가 코를 진동하는거야.
세월의 한가운데 서있는 느낌이다.
핸드폰 디지털 시간 숫자는
계속가고... 오늘 하루도 간다.
너희들....머리 감고.
빠진 머리에 놀라는 소리...
뭐 좀 먹고 소화가 안돼
배아프다는 소리....
다 세월가는 소리 아니겠니?
우리 모두 세월의 피해자들이지.
점점 약해져가는 몸뚱이...
우리 모두 모여
모임 하나 만들까?
세월 붙잡는 중년들의 모임....
더 이상 못가게 말이다.
나~ 증말...가을이 가는거 싫단말이당~
증말...증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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