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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로의 예산생활

자식이 죽으면 엄마가슴에 묻는다.

자식의 죽음...
가정을 꾸리고 자식을 낳고 기르다가 그자식이 명을
다하지 못하고 죽을때...
그 엄마의 가슴은 멍이들고 죽기전까지 잊지못할 나쁜기억으로 남는 것 같다.

올봄에 외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일주일전...
외할머니를 찾아을때...
93세인 외할머니는 큰딸인 울엄마 밑의 아들... 7살에 잃은 외삼촌을 그때도 말씀하셨다.
<그렇게 잘생긴놈이 없었어...똘똘하고...지금이라도 엄마하고 올 것만 같아>
까끔 나에게 일찍잃은 외삼촌을 말씀하셨던 외할머니게서는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도 또 눈가를 흠치며 말씀하셨다.

회사가 있는 동네...
과수원과 논농사,축사를 하는 농부들이 사는 동네다.
그 한가운데 우리회사가 있다보니 동네의 애경사를 �아 다닌다.

회사옆에 있는 돈사(되지 사육하는곳)가 있다.
그집의 의 대학1학년인 아들이 교통사고를 당하였다는 소식을 들은건 한달전 어느날...

그의 아들은 올해 천안에서 열린 전국체전에서 대학부 수영선수로 참가하여 메달을 딴 메달리스트...
전국체전이 끝나고 메달을 땋다는 소식을 들은 한친구가 집으로 찾아온건 저녁를 먹고난 9시경...
둘은 잠깐 시내를 갔다온다면서 예산읍내로 나갔다.

아마도 그들은 그때부터 술을 마신것 같다.
그리고 그다음날 새벽 5시에 전화를 받았댄다.
아들이 천안의 대학병원에 있다는 소식을...
달려가보니 크게 다친데는 어깨와 다리...하지만 혼수상태다.

운전한 친구는 멀쩡하고...
새벽 2시까지 그들은 술을 마시고 집에 오는길에 길옆에있는 쇠기둥을 들이받았다.
술기운에 판단력이 흐려 길가의 도로표지판 쇠기둥을 받은 것 같다.
친구는 다친 친구가 크게 외상이 없으니 읍내 병원으로 가서 의사를 찾고 우왕좌왕하는사이 치료시기를 놓쳤다.

거의 아침이 되서야 대학병원으로 달려가 의사에게 가니...
그녀석은 이미 뇌사상태라는 것이다.
치료시기를 놓쳐서 뇌가 이미 치명적으로 손상을 입어 치료 불가능...
뇌사판정...

나도 동네사람들과 같이 병원을 찾아 위로하며 녀석이 깨어나길 바라는 맘으로 빌었다.
<금방이라도 엄마 하며 깨날 것 같은데...멀쩡한 녀석이 누워있으니...아마 일어날 거애유>
그의 엄마는 믿어지지 않는다는 표정이다.
<저녁까지 지아빠하고 잘먹고...친구가 와서 다녀오겠다고 나갔는디...>
말문이 막힌다.

그리고 영안실에 있다는 얘기를 들은건 엇그제...
하루치료비 50만원씩 주고 뇌사상태라는 의사의 말이 믿기지 않아 자식이 깨어나기만을 기다렸다.
그것도 하루이틀 보름여를 지내다보니 아빠가 포기하자고 엄마에게 말하기 시작하였다.
엄마는 아직도 숨은 쉬고 있는데 어떻게 포기하냐며 반대하였지만 하루하루

생업을 하고 있는 그들에게 깨어나지 아들을 바라보며 병원에만 보낼수는 없었다.

사고자 아들의 친구는 종합보험도 안들은 상태고 집안이 재산도 없는

가난한집의 아들이라 보상금도 보장안된상태라 마냥 병원에만 있을수없는 입장이었다.
이미 의사도 포기한 자식을 마냥 깨어나길 기다릴수 없는 아빠는

엄마의 통곡속에 의사에게 산소호흡기를 떼도록 허가했다.

소식을 듣고 영안실로 그다음날 �아갔으나
이미 그들의 일행은 화장터로 떠난후였다.
아침에 만난 그의 엄마는 얼굴이 뚱뚱부어 딴사람이 되어 있었다.
아직도 믿어지지않는 자식의 죽음...
시골에서 수영을 가르킨다고 초등학고 때부터 새벽에 깨워 운동을 하고 체육고등학교를 나와 대학을 특기생으로 들어간게 엇그제인데...
멍한 얼굴로 만감이 교차하는 그녀앞에서 나도 할말이 없었다.
그저...
<힘을 내셔야죠>
더이상 할말이 없다.
무슨 위로의 말도 그녀앞에선 자식의 죽음을 지울수 없을 것이다.

한줌의 재로 변한 아들을 안면도 바다에 뿌렸댄다.
발버둥치는 엄마는 동네사람들이 말려 같이 가지못하고 아빠만 그자리를 지키며 넓은 바다로 흘러가는 자식의 하얀가루를 쳐다보며 눈물만 흘렸댄다.
<그래 잘가라... 넓은 바다에 가서 못다이룬 꿈을 펼쳐라>
눈물만 흘리는 아빠의 절규...

참허무한 젊은 인생...
꽃피우지도 못하고 한인생이 사라졌다.
엄마가슴에 커더란 무덤을 하나 파놓고...
아마 그엄마도 우리 외할머니처럼 죽기전까지도 자식생각이 나서 하루에도 몇번씩 눈가에 눈물이 맺힐거다.
금방이라도 엄마하며 달려올것 같은 환상에 젓어 평생을 살겠고...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가는 불효는 없다더니 바로 이런경우가 아닌가 싶다.

어른들이 잘못 가르켜준 음주문화가 이런 불행을 낳게 하는것 같다.
그렇게 음주단속을 하는데도 떨어지지않은 음주사고...
주위에서 수없이 본다.
사필귀정...
바로 우리 어른들이 잘못 만들어준 문화였기에 이런 결과를 많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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